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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임펀드 100%’ 배상권고 이뤄질까?

2020-07-22 11:31 | 백지현 기자 | bevanila@mediapen.com
[미디어펜=백지현 기자] 금융감독원 분쟁조정위원회가 권고한 라임자산운용 플루토 TF-1호(무역금융펀드) 전액 배상 권고와 관련해 판매사들이 이를 수용할지 여부에 금융권의 관심이 집중된다. 판매사들은 금감원의 전액 배상 권고를 그대로 받아들이기는 어렵다는 입장이어서 실제로 배상이 이뤄지기까지 난항이 예상된다. 

사진=미디어펜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라임 무역금융펀드를 판매한 은행과 증권사들이 ‘투자금 전액을 반환하라’는 금감원 분조위 권고안 수용 답변 기간을 앞두고 고민에 빠졌다. 금감원 분조위 권고안 수용 답변 기간은 오는 27일까지다.

하나은행은 전날 이사회를 열어 이에 대한 논의를 거듭했지만 결론을 내지 못하고, 결정 기한을 다음 이사회 일정까지 연장해 줄 것을 요청하기로 했다. 분조위 결정을 받아들일 경우 재판상 화해와 같은 효력이 발생하는 만큼, 수락 여부를 신중하게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우리은행은 오는 24일, 미래에셋대우와 신한금융투자 등도 조만간 이사회를 열어 권고안을 수용할지 여부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이들의 라임 무역금융펀드 판매 금액은 총 1611억원이다. 판매사별로 우리은행이 650억원, 신한금융투자 425억원, 하나은행 364억원, 미래에셋대우 91억원, 신영증권 81억원 등이다.

앞서 금감원 분조위는 지난달 30일 회의를 열고 2018년 11월 이후 판매된 라임 무역금융펀드 분쟁조정 신청 4건에 대해 민법 제 109조인 ‘착오에 의한 계약취소’를 적용해 원금 전액을 투자자에게 반환할 것을 결정했다.

라임 무역금융펀드는 펀드를 이미 판매할 때부터 투자원금의 최대 98%가 손실이 날 수밖에 없는 구조였다. 그럼에도 판매사가 이를 면밀히 검토하지 않고 투자자에게 판매한 데 대해 판매사들이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게 금융당국의 판단이다.

그러나 자신들도 일종의 피해자라고 주장하고 나선 판매사들은 권고안을 받아들일 경우 배임문제에 노출될 가능성이 커 실제 배상이 이뤄질지 여부는 불투명하다. 판매사들은 투자제안서에 적힌 내용을 면밀히 검증하지 않고 판매한 것은 인정하지만, 운용사가 부실을 숨겨 이를 모르고 판 데 대한 타격이 큰데 전적으로 책임을 지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권고안을 받아들임으로써 발생하게 될 배임문제와 사모펀드 투자금 전액에 대한 배상 선례를 만드는 것에 대한 부담도 크다. 앞서 외환파생상품 ‘키코(KIKO)’ 사태와 관련해 배상을 권고했던 금감원 분조위의 결정에 대해서도 은행권은 배임 문제를 이유로 이를 거부한 바 있다.

금융권의 관계자는 “판매사들이 권고안을 거부할 경우 법정 다툼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커 보인다”면서 “판매사 입장에선 배임문제와 함께 배상 선례를 남기는 것이 부담스러운 부분이 있다. 배상안을 받아들이면 향후 사모펀드 분쟁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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