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삼성그룹과의 '빅딜'을 통해 경영복귀 초읽기에 들어갔다.
한화는 지난 26일 삼성테크윈 지분 32.4%와 삼성종합화학 지분 57.6%(삼성테크윈 지분 포함 81%) 등을 1조9000원에 삼성으로부터 인수합병(M&A)했다.
▲ 한화는 이번 인수합병(M&A)으로 '몸집 불리기'를 통해 재계 서열 순위 '톱 텐' 진입에 성공했다./사진=뉴시스 |
이에 따라 한화는 자산가지 13조원으로 평가받는 이번 M&A를 통해 한진그룹(39조원)을 제치고 재계서열10위에서 9위로 한단계 뛰어오른 50조원을 기록할 것으로 보여 '몸집 불리기'에 성공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또 석유화학사업 부문 매출규모가 18조원으로 예상되면서 기초 원료인 에틸렌 생산규모가 세계 9위 수준인 291만톤으로 증대, 원가 경쟁력 제고를 기대할 수 있다.
방위산업 부문 매출 역시 1조원 규모에서 약 2조6000억원으로 증대될 것으로 예상돼 이 부문 업계 1위가 점쳐지면서 업계 수위권 도약이 기대된다.
이러한 한화의 동향에 대해 일각에서는 김승연 회장의 복귀가 임박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재계에 따르면 이번 M&A 재가를 이끈 것은 김승연 회장으로 전해졌다.
최근 굵직한 투자가 성사되는 것도 김승연 회장의 경영복귀설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한화솔라원은 지난 18일 충청북도 음성군에 230㎿ 규모의 태양광 모듈 생산공장을 신설하기로 결정했다. 투자금액은 약 130억원으로 이는 한화가 국내에 처음 짓는 태양광 시설이다.
한화큐셀도 역시 말레이시아에 위치한 공장에 800㎿ 규모의 모듈 생산라인을 짓기로 결정했다. 한화는 정확한 투자 규모를 밝히고 있지 않지만 국내 태양광 투자(약130억원)보다 몇 배 큰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또 한화케미칼은 셀과 모듈 생산라인을 증설 중이며 한화케미칼도 폴리실리콘 공장 생산량을 확대할 계획이다.
재계 관계자는 "최근 대규모 투자가 잇따라 결정되면서 한화그룹의 주력부문인 태양광 사업의 경쟁력을 강화하려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며 "김승연 회장의 의중과 결단이 반영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 이번 M&A를 통해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복귀가 초읽기에 들어간 것으로 분석된다./사진=뉴시스 |
하나 둘씩 단행되고 있는 인사도 김승연 회장의 경영복귀가 가까워지고 있음을 시사한다.
지난10일 한화그룹은 금춘수 전 한화차이나 사장을 그룹 경영기획실장에 임명했다. 금춘수 신임 경영기획실장은 지난 2007년부터 4년여간 경영기획실장을 역임하면서 글로벌 금융위기를 극복하는데 기여한 경험이 있다.
이번 인사로 금 신임 경영기획실장이 경영기획실장으로 복귀한다면 이는 김승연 회장의 방식으로 그룹을 경영하게 될 가능성이 커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 지난 23일에는 한화케미칼 바이오 사업부문 임원 4명이 해임됐다. 이는 사업 재편의 성격을 띠는 것으로 분석되면서 성과를 제대로 내지 못하는 바이오 사업부문을 비핵심 사업으로 분류, 과감하게 축소시키겠다는 경영방침이라고 볼 수 있다.
김승연 회장의 사회봉사명령 이행이 종료된 것도 김 회장의 복귀를 앞당기고 있다.
부실 계열사를 부당 지원한 혐의 등으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 벌금 50억원, 사회봉사명령 300시간을 선고받은 김 회장은 지난 7월부터 사회봉사 활동을 본격적으로 시작, 현재 사회봉사 활동을 종료한 상태다. [미디어펜=김세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