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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반기에만 주식 4조 팔아치운 연기금…향후 전망은?

2020-10-13 14:00 | 이원우 차장 | wonwoops@mediapen.com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국내 주식시장 ‘큰손’인 연기금이 올해 하반기 들어서만 4조원 규모의 물량을 내다판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미리 설정된 원칙에 따라 투자 포트폴리오를 재조정하는 과정이라지만 주식시장에 끼치는 영향이 워낙 커서 향후 상황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이달 들어서 순매수 전환한 만큼 지금까지와 같은 매도세는 잠시 중단될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연기금은 올해 하반기 들어 4조원어치 주식을 팔아치운 것으로 집계됐다. 한국거래소 자료를 보면 연기금은 이 기간 유가증권시장에서만 약 3조 9000억원어치의 주식을 팔았다.

사진=연합뉴스



이는 지난 7월 이후 매달 1조원 이상씩의 주식을 내다판 것이다. 지난 6월까지만 해도 7000억원 규모였던 매도 물량은 7월 들어 1조 1000억원으로 늘어나더니 8월 1조5000억원, 9월 1조 3000억원으로 2배 가까이 늘었다.

‘연기금’에는 연금, 기금, 공제회 등과 함께 국가, 지자체 등이 망라된다. 국내 주식시장 최대의 ‘큰손’인 국민연금을 포함해 공무원연금, 사학연금, 교직원공제회, 군인공제회, 행정공제회, 우정사업본부 등이 해당한다. 연기금의 움직임은 주식시장의 물줄기를 바꿀 수도 있기 때문에 이들의 매도세가 언제까지 이어질 것인지 관심의 초점이 모아지고 있다.

일단 10월 들어서는 매도세가 진정된 것으로 보인다. 10월 들어 지난 12일까지 ‘순매수’ 흐름을 나타내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 5일부터 12일에 걸쳐서는 연기금이 627억원 규모의 주식을 순매수한 것으로 파악됐다.

만약 이와 같은 흐름이 계속 이어진다면 지난달까지의 압도적인 매도세는 자산균형을 맞추기 위한 기계적인 움직임으로 볼 수 있다. 송승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대규모 연기금 순매도는 분기 말 주식 포트폴리오 리밸런싱 과정에서 비롯된 기계적인 매도세일 가능성이 크다"면서 "지난 3월 저점 이후 증시가 반등하면서 국내주식 보유비중이 연간 목표치를 넘어선 것이 원인"이라고 진단했다.

연기금은 미리 세워둔 기금운용계획에 따라 자산 비중을 조정한다. 대표적으로 국민연금의 경우 올해 말까지 기금운용계획상 자산별로 국내주식(17.3%), 해외주식(22.3%), 국내채권(41.9%), 해외채권(5.5%), 대체투자(13%) 등의 비중을 맞춰야 한다. 국내 주식시장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이 비중을 맞추기 위한 매수‧매도의 규모도 자연스럽게 커졌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어느 정도 자산균형을 맞추고 나면 연기금은 다시금 주식을 사들일 가능성이 높다는 예측도 나온다. 업계 다른 관계자는 “국민연금의 경우 내년 주식보유 목표 비중을 올해 대비 1.4%포인트 높게 잡았다”면서 “국내·해외 주식만큼 매력적인 투자수단을 찾기 힘들기 때문에 결국 연기금은 돌아올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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