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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기준금리 동결…자금쏠림‧가계부채 부담됐나

2020-10-14 10:46 | 백지현 기자 | bevanila@mediapen.com
[미디어펜=백지현 기자]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현재의 연 0.5%로 동결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경기부양을 위해 기준금리를 사상 최저 수준인 연 0.5%로 인하하면서 실효하한에 근접했다는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최근 부동산‧주식투자 자금으로의 ‘자금쏠림’ 현상과 가계부채 증가 등이 기준금리를 동결한 원인으로 분석된다. 

한은은 14일 통화정책방향을 결정하는 금융통화위원회 정례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다음 통화정책방향 결정시까지 현재와 같은 수준인 연 0.5%를 유지해 통화정책을 운용한다고 밝혔다.

앞서 한은은 코로나19 사태가 본격화하면서 지난 3월 임시 금통위를 열어 기준금리를 1.25%에서 0.75%로 인하했다. 이후 5월 기준금리를 사상 최저 수준인 0.5%로 추가 인하한 이후 지난 7월과 8월 두 차례 연속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시장에서는 이미 예측한 결과라는 반응이다. 이미 현재 기준금리가 통화정책이 유효한 금리 하한선인 ‘실효하한’에 근접했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한은이 기준금리를 추가로 인하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실효하한 아래로 기준금리를 내리면 당초 금리인하로 기대했던 경기부양 효과보다는 외국인의 자금이탈과 환율불안 등 부작용이 커질 우려가 높아진다.

이주열 한은 총재도 이 같은 상황을 고려해 지난 8월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업무보고에 출석해 “한은은 국내 경제의 회복을 뒷받침하기 위해 통화정책을 완화적으로 운용해 나갈 계획”이라고 통화정책의 완화 기조에 대한 입장을 명확히 밝힌 바 있다.

여기다 최근 부동산‧주식시장으로의 ‘자금쏠림’ 현상과 심상치 않은 조짐을 보이고 있는 가계부채도 한은이 추가로 금리인하를 단행하는데 부담요인으로 작용했을 것이란 분석이다.

전날 한은이 발표한 9월중 금융시장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말 은행권 가계대출 잔액은 957조8801억원으로 전월대비 9조6000억원 급증했다. 이는 가계부채 증가액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던 8월(11조7000억원)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9월 기준으로는 관련 통계를 작성한 2004년 이래 가장 큰 폭을 기록했다.

가계대출 가운데 주택담보대출은 전월(6조1000억원)보다 많은 6조7000억원이, 신용대출을 포함한 기타대출은 전월보다 3조 늘어났다. 이에 따라 지난달 가계부채와 주담대 증가액, 신용대출 모두 9월 기준으로 2004년 통계 작성 이후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사진=한국은행



-다음은 한국은행 통화정책방향 의결문 전문이다.

금융통화위원회는 다음 통화정책방향 결정시까지 한국은행 기준금리를 현 수준(0.50%)에서 유지하여 통화정책을 운용하기로 하였다.

세계경제는 부진이 완화되는 흐름이 이어졌으나 그 속도는 코로나19 재확산의 영향 등으로 다소 둔화되었다. 국제금융시장에서는 코로나19 재확산 우려와 주요국의 경기부양책에 대한 기대 변화에 따라 주가, 금리 등 주요 가격변수가 상당폭 등락하였다. 앞으로 세계경제와 국제금융시장은 코로나19의 전개 상황, 각국 정책대응의 파급효과 등에 영향받을 것으로 보인다.

국내경제는 더딘 회복 흐름을 나타내었다. 수출 부진이 완화되었으나, 민간소비가 코로나19 재확산 영향으로 미약한 가운데 설비투자 회복이 제약되고 건설투자는 조정을 지속하였다. 고용 상황은 큰 폭의 취업자수 감소세가 이어지는 등 계속 부진하였다. 앞으로 국내경제는 수출을 중심으로 완만한 회복세를 나타낼 것으로 예상되나 성장경로의 불확실성은 높은 것으로 판단된다. 금년중 GDP성장률은 지난 8월 전망치(-1.3%)에 대체로 부합할 것으로 보인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기상여건 악화 등으로 농축수산물가격 오름세가 크게 확대되면서 1% 수준으로 높아졌다. 근원인플레이션율(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지수)은 0%대 중반에서 소폭 상승하였으며, 일반인 기대인플레이션율은 2%에 근접한 수준으로 상승하였다. 앞으로 소비자물가 상승률과 근원인플레이션율은 국제유가 하락의 영향 지속, 수요측면에서의 낮은 물가상승압력 등으로 낮아져 당분간 0%대 초중반 수준에 머물 것으로 보인다.

금융시장에서는 국제금융시장 움직임 등에 영향받아 장기시장금리와 주가가 상당폭 등락한 가운데 원/달러 환율은 큰 폭 하락하였다. 가계대출은 증가세가 확대되었으며 주택가격은 수도권과 지방 모두에서 오름세를 이어갔다.

금융통화위원회는 앞으로 성장세 회복을 지원하고 중기적 시계에서 물가상승률이 목표수준에서 안정될 수 있도록 하는 한편 금융안정에 유의하여 통화정책을 운용해 나갈 것이다. 국내경제의 회복세가 더딜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수요측면에서의 물가상승압력도 낮은 수준에 머무를 것으로 전망되므로 통화정책의 완화기조를 유지해 나갈 것이다. 이 과정에서 코로나19의 재확산 정도와 금융·경제에 미치는 영향, 금융안정 상황의 변화, 그간 정책대응의 파급효과 등을 면밀히 점검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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