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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감에서도 이슈된 ‘공매도’…제도개편 이뤄지나

2020-10-14 11:58 | 이원우 차장 | wonwoops@mediapen.com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가 진행 중인 가운데 금융감독원이 일정 수준 이상의 시가총액을 가진 대형주에 대해서만 공매도를 허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다시 한 번 공매도 문제가 쟁점으로 거론되면서 점차 제도개편의 윤곽선도 잡혀가는 모습이다.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정무위 국감기간을 맞아 공매도 문제가 재차 거론됐다. 금감원이 제출한 국정감사 업무현황 보고 자료를 보면 금감원은 현재 홍콩 사례 분석을 통해 공매도 가능종목 지정제도의 도입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이 지난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의 금융감독원에 대한 국정감사에 출석해 질문을 받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은 지난 13일 국감장에 출석해 “시세 장악이 쉽고, 개인투자자 비중이 높은 소형주에 대한 공매도는 제한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그는 작년 국정감사에서도 거의 비슷한 견해를 밝힌바 있다.

공매도는 주식을 빌려와 시장에서 먼저 판 다음, 약속한 기간이 지나고 주식을 사서 갚는 거래를 뜻한다. 빌린 시점보다 갚는 시점의 주가가 낮으면 수익이 나는 구조로, 주가 하락을 예상하는 투자기법이다.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에 따른 자본시장 변동성 확대로 국내 증시에서는 현재 공매도가 7달째 금지되고 있다.

시장 안팎에서는 이번 기회를 계기 삼아 공매도 제도에 대한 ‘손질’이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금감원은 특히 소형주에 대해서는 공매도 제한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굳힌 것으로 보인다. 단, 외국인 자금 이탈 가능성 등 국내 시장에 미칠 수 있는 부정적 영향이 우려되는 만큼 금융위원회와의 지속적인 협의는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이미 김한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시가총액이 일정 금액 이상인 종목에만 차입 공매도를 제한적으로 허용하는 내용의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지난 9월 대표 발의했다. 

한편 공매도가 금지된 상황에서도 외국인 투자자들이 무차입 공매도를 시도한 정황이 포착돼 논란이 예상된다. 현행법상 무차입 공매도는 아예 불법으로 규정되고 있다.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이 금감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외국인 투자제한시스템 로그 기록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잔액부족’으로 인한 거부 건수가 공매도 금지 기간인 지난 8월 한 달 동안에만 무려 1만 4024건 발생했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외국인 투자제한 종목'에 대해선 외국인 투자제한시스템을 통해서만 주식 주문을 낼 수 있도록 돼 있다. 이들 종목에 대해선 투자자가 갖고 있는 잔고보다 더 많은 매도 주문이 나오면 시스템에 '잔고 부족'이라는 표시가 뜬다. 즉, 잔액 부족으로 인한 거래거부는 사실상의 공매도 시도라고 볼 수 있다.

특히 지난 8월 27일에는 하루 동안에 무려 5315건의 잔고부족 거부 건수가 발생해 이례적인 패턴을 보였다. 이는 외국계투자은행 1개사가 아시아나항공, 인포뱅크 종목 매도 주문을 시도했다가 잔고부족 거부가 발생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번 국감을 계기로 공매도에 대한 제도개선은 다시 한 번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금융당국에 대해서는 무차입 공매도에 대한 모니터링 시스템 구축 요구가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박용진 의원은 “지금까지 미온적 태도를 보인 금융 당국이 더 적극적인 시정조치와 대안을 마련해 일반 개인투자자들의 피해를 막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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