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한국시리즈가 NC 다이노스의 우승으로 끝나면서 2020년 한국프로야구 KBO리그 일정이 사실상 마무리됐다.
시즌 MVP와 신인상 발표, 골든글러브를 포함한 각종 연말 시상식이 남아 있긴 하지만 이제 주된 관심사는 개장을 알린 FA시장으로 옮겨가고 있다.
KBO(한국야구위원회)는 이번 시즌을 마치면서 FA(자유계약선수) 자격을 얻게 된 25명의 명단을 25일 발표했다. FA 자격 선수는 27일까지 KBO에 FA 권리 행사의 승인을 신청해야 하며, KBO가 28일 FA 승인 선수를 공시하면 29일부터 이 선수들은 모든 구단(해외 구단 포함)과 계약을 위한 교섭이 가능해진다. 즉, 이번주 일요일이면 FA 시장이 공식적으로 열리는 것이다.
FA 재자격을 취득한 양현종, 이대호, 김현수. 이들의 상황은 제각각이다. /사진=각 소속 구단
이번에 FA 자격을 획득한 선수들 가운데는 대형 스타도 있고, 쏠쏠한 즉시전력감도 많다. 가장 눈에 띄는 대형 선수로는 KIA 에이스 양현종과 타선의 핵 최형우, 롯데 간판타자 이대호, LG 베테랑 좌완 차우찬과 타격머신 김현수가 있다. 이들은 모두 두번째 FA 자격을 획득했다.
당연히 이들의 거취에 눈길이 가지만, 국내 다른 팀으로 옮기거나 첫번째 FA가 됐을 때처럼 거액 계약을 이끌어내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우선, 아직도 리그 정상급 좌완의 위치를 지키고 있는 양현종은 해외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 양현종은 메이저리그의 문을 두드릴 계획이며 KIA 구단도 양현종의 미뤄뒀던 꿈을 돕겠다는 입장이어서 일단 FA 시장과는 거리를 두고 있다.
4년 전 150억원이라는 역대 최고 대우를 받으며 롯데로 복귀한 이대호가 다른 팀으로 이적할 가능성도 거의 없다고 봐야 한다. 에이징 커브에 접어든 이대호는 롯데와 계약 기간 및 대우를 두고 함께 고민할 전망이다.
최형우는 올 시즌도 뜨거운 방망이를 휘둘러 여전히 경쟁력 있는 FA로 꼽히지만, 내년이면 만 38세로 나이가 적지 않다. 최형우는 현 소속팀 KIA가 적절한 대우를 해주며 붙잡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김현수는 3년 전 미국에서 돌아와 LG와 4년 FA 계약을 했기 때문에 아직 계약이 1년 남아 있어 FA 권리를 행사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김현수는 국가대표 차출로 가산점을 받아 3년만에 다시 FA 자격을 획득했지만 내년까지는 LG 선수로 봐야 한다. 차우찬은 올해 부상으로 많은 활약을 하지 못했기 때문에 몸상태 등을 지켜봐야 한다.
처음 FA 자격을 얻은 선수 가운데는 즉시전력감이 많다. 특히 두산에서 허경민, 정수빈, 최주환, 오재일, 이용찬, 유희관 등 주전으로 활약한 선수들이 무더기로 FA 시장에 나온다. 다른 팀에서 부족한 전력을 메우기에 좋은 선수들이어서 많은 관심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FA 자격을 얻은 두산 허경민, 정수빈, 유회관. 즉시전력감 선수들로 거취에 관심이 쏠린다. /사진=더팩트, 두산 베어스
다만, 올해 코로나19 탓에 무관중 또는 관중수 제한으로 힘겨운 시즌을 보내 구단마다 상당한 재정 적자가 생긴 것이 변수가 될 수 있다. FA 시장이 열리면서 특정 선수 최소 몸값이 60억원으로 책정됐다는 등 소문은 떠돌기 시작했으나, 각 구단에서는 거액 계약에 난색을 표하는 분위기다. 기존 선수들 방출이 그 어느 때보다 많은 등 구단마다 '선수단 정비'를 앞세워 허리띠 졸라매기를 하고 있는 가운데 선뜻 대형 FA 계약에 나서는 구단이 있을지는 미지수다.
그래도 팀 전력 강화를 선언한 몇몇 구단을 중심으로 영입 후보가 거론되고 있어 지난해 썰렁했던 FA 시장보다는 활기를 띨 것이라는 분석도 많다.
이번부터 'FA 등급제'가 처음 시행되는 것이 어떤 영향을 미칠 지도 관심사다. 높은 연봉을 받던 A등급 선수가 다른 팀과 계약할 경우 이전과 같은 보상(원소속구단에 보호선수 20명 외 1명과 전년도 연봉 200% 지급, 또는 전년도 연봉 300% 지급)을 적용한다. B등급의 경우 보호선수가 25명으로 늘어나고 연봉 100%만 보상(또는 연봉 200% 지급)하면 된다. 재자격 취득 FA는 연봉과 상관없이 B등급에 포함된다.
재자격 취득 FA가 포함된 B등급 선수를 영입할 때 부담은 다소 줄어들기 때문에 조금이나마 선택의 폭이 넓어질 수는 있다.
[미디어펜=석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