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준경 정치평론가 |
문희상 비대위원장과 당의 최대주주인 문재인 비대위원이 ‘통진당 숙주’로서 새민련을 사실상 정의했다. 이는 대부분 언론이 새민련 당론=통진당 해산 반대로 보도한 이유이다.
문희상 비대위원장은 “정당해산 결정은 선진 민주주의국가에선 그 전례가 없는 것"이라며 통진당 해산에 대한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는 또"대한민국의 자유민주주의와 인권수호의 입장에서 (통진당에 대한)헌재의 현명한 결정”을 요망했다.
문 위원장은 12. 10일이 세계 인권 선언의 날임을 상기시키고, 통진당 인권과 세계 인권을 등치시켰다. 문은 통진당 해산을 정당화시키기 위해 프랑스의 사상가 볼테르와 반 나치 운동가였던 마틴 니묄러 목사의 자유를 위한 투쟁적 발언과 연계시키기도 했다. 세계인권 측면에서 통진당 해산이 잘못되었다는 것이다. 견강부회(牽强附會)의 정점이자, 대중조작 그 자체가 아닐 수 없다.
문재인 비대위원은 김대중·노무현 정부의 인권을 극찬했다. 현 정부의 인권은 부끄럽다고 개탄하고 통진당 해산의 불가함을 피력했다. 문 위원은 “통진당 해산 심판 청구는 정치적 결사자유에 대한 중대한 제약”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 25일 오전 통합진보당 정당해산 심판 최종변론이 열릴 서울 종로구 재동 헌법재판소 앞에서 대한민국 고엽제 전우회 회원들이 통합진보당의 해산을 촉구하는 집회를 하고 있다. /뉴시스 |
새민련은 지난번 광우병 파동, 천안함 폭침, 세월호 참사 때도 전문 좌파 운동세력에 이끌려 다니며 국정을 혼돈지경으로 몰고 갔었다. 이 당에는 당원의 총의에 의한 당론이란 자체가 없었다. 좌파 재야 세력들이 교시하는 지침이 당론이자, 행동 유발의 동인(動因)이었다.
영혼이 결여된 한심한 제 1야당의 현주소가 아닌가! 그러나 이번 당 지도부가 주도하는 통진당 해산 불가론은 ‘영혼 없는 정당’ 즉 ‘정체성 결여의 재야 마마보이 당’을 넘어선 그 무엇이 당 저변에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했다.
새민련 문희상 위원장 등 지도부는 통진당 해산 반대 당론을 세계 인권선언의 날에 맞추어 발표했다, 그리고 ‘통진당 해산불가’가 세계 인권과 맞물려 있는 것처럼 대중을 호도했다. 과연 통진당 해산 반대와 세계 인권은 무슨 연동이 있는가! 새민련의 당 정체성을 심각하게 의심할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세계인권선언은 1948년 12월 10일 국제연합 총회에서 채택된 인권 선언문이다. 이 인권선언은 기본 인권에 대한 신념, 인간의 존엄 및 가치에 대한 신념, 남자와 여자의 동등한 권리에 대한 신념 등을 결의한 ‘유엔 헌장’에 잘 녹아나 있다.
지난 11. 19일 유엔은 북한에 대한 인권결의안을 채택하고, 김정은 등 북한인권 탄압 실체들을 국제형사재판소(ICC)에 회부하기로 했다. 11일 휴먼 라이츠 워치, 프리덤 하우스, 앰네스티 인터내셔널, 세계기독교연대 등 9개 국제 인권 단체들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이사국들에게 북한인권 상황을 안보리 의제로 상정해 급히 논의할 것을 요구했다. 국회에서도 여·야가 ‘북한인권법’을 상정해 놓은 상황이다.
유엔이 처음으로 김정은의 국제형사재판소(ICC)에 회부를 결정한 것은 국제사회가 좌시할 수 없을 정도로 북한의 인권실태가 심각하다는 방증이다. 최근 십여 년 동안 수백만이 굶어죽었고 또 수많은 목숨이 아사직전에 놓여 있는 것이 사실이다. 재판과정 없이 많은 이가 시시각각 공개처형 되고 있다. 유엔의 결정은 북한의 실상에 대한 생생한 자료와 증언을 토대로 한 명백한 사실에 기초했다.
통진당은 현행 헌법 제8조 제4항 정당해산 요건인 정당의 목적과 활동에서 대한민국의 체제를 부정하고 북한의 선군사상을 지도이념으로 삼고 있음이 명백해졌다. 통진당의 전신인 민노당 당원교육 문건은 ‘한국사회 변혁운동론’과 북한 조선노동당의 ‘전국변혁운동’을 연동시키고 있다. 또 민노당은 2006년 일심회 간첩 사건을 통해 조직 간부들이 북한과 긴밀히 연계되어 있음이 드러났다. 이들은 실형을 살았다.
통진당의 이석기 내란음모 건은 체제전복을 목적으로 지하혁명 조직(Revolutionary Organization, RO)을 구성해 합법·비합법 경로로 남한의 사회주의 혁명'을 도모한 사건이다. 즉 국가기관을 타격하고자 모의실험까지 국가안위와 직결된 중대 사건이었다. 새누리당 하태경 의원이 공개한 통진당 내부 학습 자료에도 남한 적화를 위한 당내 혁명조직의 활동내용과 활동가의 수가 잘 드러나 있다.
한때 ‘민혁당의 리더’였던 김영환 씨는 민혁당은 북한의 사주를 받아 만들어졌다고 고백했다. 그는 통진당은 민혁당의 후신이고, 주사파들이 주축이 된 경기동부연합이 지배하고 있다고 증언했다. 즉 그 노선은 종북이고, 지향점은 폭력혁명이라고 단언했다. 이석기 의원도 민혁당 경기동부연합 출신으로 실형을 살았었다.
현재 새민련는 지도부가 지구상에 유일무이한 공포국가이자 최고 인권탄압국가와 연동되어 위헌 정당해산 심판에 직면해 있는 통진당을 살리고자 발 벗고 나섰다. 세계인권을 거론하며 통진당 해산불가를 주장하고 있다. 통진당이 오매불망(寤寐不忘)하던 북한체제와 그 수장인 김정은은 국제형사재판소(ICC)에 제소되어 국제사회의 처분을 기다리고 있다. 세계가 경악할 정도의 철권통치로 인권을 탄압한 정황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새민련은 왜 ‘세계적 인권탄압 국가’인 북한에 목매달고 있는 통진당을 살리고자 ‘세계인권’까지 거론하는가! 유엔을 욕보이는 이유가 도대체 무엇인가? 새민련이 현재 모습을 보면 지난 총선에서 통진당 숙주노릇을 하며 종복 정당을 국회에 진입시킨 그 내용 또한 단순하게 보이지 않는다. 통진당 해산 심판 직전인 지금 새민련은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며 헌재를 압박하고 있다.
문희상·문재인 등 양 문 당 지도부 인사들은 ‘통진당 해산불가’를 외치기 전에 선행해야 할 일이 있다. 그것은 지금이라도 솔직히 당의 정체성이 범 통진당의 범주에 있음을 국민 앞에 커밍아웃하는 것이 순리에 맞지 않는가! 새민련 지도부의 ‘통진당 살리기’가 예사롭지 않게 보이기 때문에 하는 말이다. 당의 정체성에 대한 질문으로 귀결될 수밖에 없다. /성준경 정치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