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하늘 기자] 손해율 고공행진을 달리던 실손의료보험이 내년 최고 20% 가량 인상될 전망이다.
생・손보 전체 실손의료보험(표준화 실손) 보험금 지급현황(2018년 기준)/그래프=금융위원회
1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각 손해보험사는 2021년 1월에 실손보험이 갱신되는 고객들에게 보험료 인상 예고문 고지를 지난주부터 시작했다.
삼성화재, 현대해상, DB손해보험, 한화손해보험은 보험료 인상 안내문을 2009년 10월 팔리기 시작한 '표준화 실손'과 2017년 3월 도입된 '신실손' 가입자 가운데 내년 1월 갱신이 도래하는 고객들에게 발송했다.
KB손해보험과 메리츠화재 등은 이번 주부터 예고문을 고지할 예정이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료 인상률이 최종적으로 결정된 사항은 아니다"라며 "다만 갱신 시기가 임박한 고객에게 예상 가능한 최고 수준을 안내하고 있다"고 말했다.
보험사들은 손해율을 고려해 법정 인상률 상한선인 25%까지 보험료 인상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업계에선 올해 3분기까지 실손보험의 위험손해율이 130%를 넘을 것으로 전망했다.
위험손해율이란 계약자가 납입한 보험료에서 사업운영비를 제외하고 보험료 지급에 쓰이는 부분인 '위험보험료'에 대한 보험금 지급액의 비율을 의미한다.
실제 보험연구원이 지난 6일 발간한 ‘실손의료보험 청구 특징과 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9월말 기준 실손보험 위험손해율은 130%로 집계됐다.
손해율 증가에 따라 실손보험 적자폭도 나날이 확대되고 있다. 실손보험 적자는 2018년 1조2000억원에서 2019년 2조5000억원으로 급증했다. 올해는 상반기에만 1조3000억원 적자가 발생했다.
이에 따라 실손보험 30개 판매사 가운데 지난해까지 모두 11개사가 판매를 중단했다.
업계에선 이같은 현실에 실손보험 인상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주장이지만 실손보험료 인상을 위해선 금융당국의 비공식적인 승인 절차가 남아있다.
보험료는 보험사의 자율 결정이 원칙이나 국민 생활에 영향이 큰만큼 금융당국의 개입이 비공식적으로 이뤄진다.
앞서 보험사들은 지난해 구실손과 표준화 실손에 대해 올해 두 자릿수 보험료 인상 시도를 했으나 금융당국의 제동으로 9% 인상에 그친 바 있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실손보험 손해율이 보험사들이 감당할 수 있는 최대치에 달한지 오래"라며 "금융당국에서 실손보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마련한 4세대 실손보험으로의 이동을 위해서라도 보험료 인상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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