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오은진 기자]올해 국내 게임 업계는 코로나19 장기화로 울고 웃었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집콕족이 늘자 게임 이용시간이 증가하며 실적 개선이 이뤄졌다. 그 이면에는 악재도 있었다. 코로나19 확산세가 이어지면서 재택근무가 길어지자 신작 게임 개발에 차질을 빚었다.
◇언택트 수혜…3N 비롯 다수 게임사 실적 상승
코로나19 확산으로 집콕족이 늘어나자 자연스레 게임 이용자가 증가해 게임업계 실적으로 이어졌다. 업계 빅3인 3N(엔씨소프트·넥슨·넷마블)을 비롯해 중견 게임사들의 실적도 개선됐다.
엔씨소프트의 올해 3분기 누적 매출은 1조 8548억원·영업이익은 6681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58.9%·97.8% 올랐다. 연매출도 지난해 1조 7012억원을 넘어선 상태다.
넥슨의 3분기 누적 매출액은 8873억원·영업이익은 3085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각각 52%·13% 오른 실적이다. 누적 연결 매출은 전년 대비 14% 증가한 2조 5323억원을 기록했다.
넷마블은 역대 최고 해외매출 경신을 이어갔다. 올해 3분기 누적 매출 6423억원·영업이익 874억원을 기록하며 흥행을 누렸다. 누적 연결 매출은 전년 대비 14.6% 증가해 1조 8609억원을 기록했다.
이외에 중견 게임사들도 호황을 누렸다. 컴투스는 3분기 1282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역대 3분기 최고 실적을 기록했고, 게임빌은 올 3분기 342억원 매출과 영업이익 55억원을 달성하며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게임 한한형' 풀리나… 게임업계 기대감 고조
중국은 지난 2일 컴투스 게임 '서머너즈 워: 천공의 아레나'에 외자 판호 발급을 허용했다. 그간 중국은 2017년 3월 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 체계) 사태 이후 한국 게임에 외자판호를 부여하지 않았다. 이로 인해 국내 게임사들은 중국 시장 진출에 고전을 겪었다.
이번 판호 발급과 관련해 게임업계에서는 "중국 수출길이 열렸다"는 긍정적인 반응과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신중한 반응이 함께 나오고 있다.
게임학회 관계자는 이번 판호 발급에 대해 "올해 미국 대선 당선자 바이든이 중요시하는 것이 바로 한·미·일 동맹인데 중국 입장에선 동맹이 강화되는 것을 경계하기 위해 게임 판호라는 카드를 사용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 국내 게임업계 관계자는 "아직 조심스럽긴 하지만 이번 판호 발급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는 것은 맞다"며 "앞으로 판호 빗장이 풀려 중국 시장 진출이 수월해지면 국내 게임사 성장폭은 더욱 커질 것"이라 말했다.
◇코로나가 가져온 재택근무…신작 개발·업데이트 숙제로 남아
이처럼 코로나19로 호황을 누리는 게임업계지만 속을 들여다 보면 웃고만 있을 상황은 아니다. 재택근무로 인한 신작 개발 및 업데이트 출시 지연 등의 과제가 남았기 때문이다.
실제 엔씨소프트의 올해 신작 게임 '블레이드앤소울2'는 코로나19 영향으로 개발에 차질이 생기면서 내년 상반기로 출시 일정이 연기됐으며 개발 중인 '아이온2' 역시 코로나19의 여파를 피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또 컴투스의 '서머너즈워: 백년전쟁'도 이달 안으로 출시 될 예정이었으나 내년 2월로 연기됐다.
이장욱 엔씨소프트 IR실장은 지난 3분기 콘퍼런스콜에서 "게임 출시를 앞두고 밀도 있는 협업이 필요한 시기에 코로나19 여파로 물리적 거리가 생겨 게임 개발이 지연됐다"고 말했다.
강민혁 넥슨코리아 본부장은 '콘텐츠산업 2020년 결산과 2021년 전망 세미나'에서 "코로나19 확산 이후 게임 이용에 대한 인식 개선과 e스포츠 성장과 같은 긍정적인 영향도 있지만 재택근무로 인한 신작 출시 및 서비스 지연·아케이드 게임 쇠퇴 등을 남은 과제로 지목했다.
[미디어펜=오은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