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 등으로 금융권에도 불확실한 경영환경이 지속된 한 해였다. 라임·옵티머스자산운용의 사모펀드 디폴트 사태는 물론 부동산 패닉사태로 역대 최대규모의 가계대출과 신용대출의 증가가 나타났고, 동학개미로 불리는 개인투자자들의 시장참여로 코스피지수가 사상처음으로 2780선대로 올라서는 기록을 쏟아냈다. 2020년 경자년(庚子年)을 마무리하며 한 해 금융권에서 일어난 주요 이슈를 되돌아본다. <편집자주>
[미디어펜=백지현 기자] 저금리‧저성장 기조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등 대내외 악재 속에서도 국내 금융지주들의 3분기 어닝 서프라이즈를 달성했다. 이처럼 금융지주들이 불확실한 환경속에서도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할 수 있었던 것은 비은행 부문의 약진이 두드러졌기 때문이다.
◇'비은행 부문 약진'…금융지주 3분기 실적 선방 = 불확실한 금융환경 속에서도 국내 주요 금융지주들의 3분기 실적이 시장의 예상을 깨고 선방했다.
KB금융과 신한금융이 처음으로 분기 순이익 1조원을 넘어선 데 이어 하나금융도 비은행 부문의 약진으로 시장의 기대치보다 높은 이익을 냈다. 농협금융은 우리금융을 따돌리고 금융지주 4위 자리를 굳히는데 성공했다. 우리금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이익이 다소 줄었지만, 전분기에 비해서는 238% 성장했다.
실제 KB금융의 3분기 당기순이익은 전년동기대비 24.1% 증가한 1조1666억원을 기록했다. 신한금융은 1조1447억원을 달성해 분기 실적으로는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하나금융도 당초 시장의 기대치(6400억원)을 훨씬 뛰어넘는 7601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뒀다.
NH농협금융은 전년동기대비(1540억원) 38.8% 성장한 5505억원을, 우리금융은 4798억원을 거두면서 코로나19 관련 충당금 적립이 많았던 전분기에 비해 238% 성장했다.
(왼쪽부터)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사진= 각 사 제공
◇KB‧신한금융, '조직의 안정'에 방점 찍은 연말인사 = KB‧신한금융지주는 올해 연말 인사에서 임기가 만료되는 핵심 자회사 최고경영자(CEO)들을 대거 연임시키며 조직의 '쇄신'보다는 '안정'을 택했다.
신한금융은 올해 연말 인사에서 교체를 앞둔 14명의 CEO 가운데 진옥동 신한은행장과 임영진 신한카드 사장, 성대규 신한생명 사장 등 11명을 대거 연임시키고, 3명을 신규로 선임했다. 특히 그룹의 핵심 계열사 수장인 진 은행장과 임 사장, 성 사장의 임기를 각각 2년으로 부여해 CEO 중심의 '책임경영'에 더욱 힘을 실었다.
KB금융도 변화보다는 안정에 방점을 인사를 단행했다. 총 10개의 계열사 중 7곳의 CEO가 연임되고, 교체 된 곳은 3곳이다. 이에 따라 KB증권, KB국민카드, KB캐피탈, KB생명보험, KB저축은행, KB인베스트먼트는 각각 박정림‧김성현(복수 대표), 이동철, 황수남, 허정수, 신홍섭, 김종필 대표 체제를 이어가며, 임기는 모두 1년이다.
이번 인사에서 가장 눈에 띄는 점은 '지주 부회장직'을 부활시킨 점이다. KB금융은 그룹의 지배구조를 안정화하기 위한 일환으로 2010년 이후 10년 만에 지주 부회장직을 다시 만들었다. 부회장에는 양종희 KB손해보험 대표가 낙점됐으며, 임기는 1년이다.
조직의 '쇄신'보다는 '안정'에 방점을 둔 인사의 배경엔 코로나19 사태 등으로 인한 대내외 불확실한 경영환경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이미 검증된 경영자들의 리더십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는 판단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