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 주기장에 서있는 대한항공 여객기들./사진=미디어펜
[미디어펜=박규빈 기자] 코로나19로 인한 수요 부진으로 지난해 궤멸적 타격을 입은 항공업계가 올해 역시 어두운 전망을 하고 있다.
3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여객 기준 수요는 90% 이상 빠져 각 항공사들이 난기류를 면치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동시에 올해 수요에 대비한 공급량도 대폭 축소하는 등 전면적인 방어 경영에 나서고 있다.
대한항공은 지난해 12월 2일 온라인 기자 간담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우기홍 사장은 2021년도 사업계획·시황 전망에 대해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전략을 세웠다"고 말했다.
당시 우 사장은 "2021년에는 2019년 대비 연 평균 35% 수준의 공급을 하게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내년 중에는 상당수 항공사들도 화물 공급을 늘리겠다고 공언한 만큼 올해 수준의 항공화물 특수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점을 감안해 사업계획을 구상 중이라는 말도 잇따랐다.
이를 반영하듯 대한항공과 객실 승무원·사무직으로 구성된 일반 노동조합은 지난해 12월 16일 코로나19에 따른 경영난 극복 차원에서 임금 동결과 현행 단체협약 유지에 합의했다. 휴업은 이달부터 6월까지 총 6개월간 지난해와 같은 조건이다.
대한항공은 지난해 부서별로 필수 인력을 제외한 여유 인력이 전원 휴업하는 원칙을 세웠다. 지난해 9월 기준 전체 직원은 1만8911명. 이 중 직원 휴업 규모는 70%가량인 1만2600여명 수준이다.
기종별로 다르나 대한항공은 조종사 노동조합과도 3월까지 3개월 추가 휴업 합의를 이끌어냈다. 아울러 대한항공은 코로나19 장기화에 대비해 지난 1일부로 '업무 프로세스 간소화를 반영한 근무인원 기준 조정 방안'을 실시했다. 이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기종별 투입 객실 승무원 수를 일부 축소한다.
아시아나항공은 대한항공과 달리 수요 예측조차 못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상황 악화 시 운항 불가까지 고려하는 수준이기 때문에 공급량 예상은 불가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백신을 당장 맞고 집단 면역 체제로 이어지려면 최소 하반기는 돼야 하는데 그렇다고 항공 수요가 바로 살아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한다"고 부연했다.
올해분 기간산업안정기금은 아직 당국에 신청하지 않았다는 설명도 뒤따랐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인수 대금이 (대한항공을 통해) 들어오면 먼저 소진하게 된다"며 "이후 기안기금을 받게 될지는 아직 알 수 없고 한국산업은행을 비롯한 채권단과 협의할 사항"이라고 답변했다.
이와 관련, 아시아나항공은 지난해 1개월 중 절반만 근무토록 직원들에게 지침을 내렸고 올해 상반기까지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에어프레미아 여객기 렌더링 모델./사진=보잉 페이스북 제공
한편 비행을 단 한 번도 해보지 못한 채 날개가 꺾일 위기에 놓인 항공사도 있다. 에어프레미아 얘기다.
에어프레미아는 에어로케이(Aero K)와는 달리 금번 국토교통부 운항 증명(AOC) 발급서 탈락했다. 이곳은 운항·객실 승무원 등 필수 인원 채용을 마쳐놓고도 무급 휴직을 결정하는 등 아무런 생산 활동을 못하고 있다. 미국 보잉 공장에서 항공기도 생산이 완료돼 출고장에서 대기 중이다. 사실상 법인만 세워놓고 개점휴업 중이기 때문에 운영비만 날리고 있다.
[미디어펜=박규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