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 속에 국내경제는 저성장·저금리 고착화로 올해도 금융환경의 불확실성은 여전히 클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다 빅테크의 본격적인 금융업 진출로 업종간 경계가 모호해지면서 금융권은 새로운 변화와 도전에 직면해 있는 상황이다. 급변하는 금융환경에 대응하기 위한 5대 금융지주의 올해 경영전략에 대해 알아본다.[편집자주]
[미디어펜=백지현 기자]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은 급변하는 금융환경에 대응하기 위한 올해 경영전략으로 '플랫폼' '글로벌' '사회가치' 금융을 제시했다. 김 회장은 신년사를 통해 "생존과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선 기존의 방식에 벗어나 새로운 전략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새로운 전략에 따른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효율적인 '협업'과 혁신적인 '변화'도 강조했다.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사진=하나금융지주 제공
현재 금융권이 처한 환경은 업권의 붕괴로 다수의 경쟁자가 등장하고, 저금리 기조의 지속은 이자이익 기반 성장의 한계를 보여주고 있다. 여기다 핀테크를 넘어 빅테크 업체의 금융권에 대한 공세는 이미 깊이 침투하는 등 기업의 생과 사가 결정되는 근본적인 변화가 일어나는 변곡점에 도달해 있다는 게 김 회장의 설명이다.
하나금융은 이같은 환경에 대처하기 위한 전략으로 우선 '플랫폼 금융'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플랫폼은 다수의 공급자와 수요자가 만나는 공간으로 연결을 통해 새로운 가치 창출이 가능하다는 판단에서다.
김 회장은 "'네트워크 효과'로 먼저 선점하는 자가 모든 것을 독식하는 구조가 형성돼 기하급수적인 성장이 가능하며, 업권의 경계를 무너뜨려 사업간 융합을 촉진시킨다"면서 "우리가 플래폼 사업자의 상품 공급자로 전략하기 전에 다양한 생활 플랫폼과 제휴해 하나금융이 주도하는 생활금융 플랫폼을 만들어야 하는 이유"라고 말했다.
국내 금융시장의 저성장 기조와 협소한 시장규모를 돌파하기 위한 방안으로 '글로벌' 금융에도 발을 넓힐 계획이다. 주요 선진 금융사들은 글로벌 비중이 50%에 육박한 반면 하나금융은 20%초반 수준으로 아시아 시장을 중심으로 성장의 발판을 마련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접근방식부터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하다는 게 김 회장의 판단이다. 이에 사업구상 단계부터 글로벌 시장을 염두해 상품, 프로세스, 시스템, 인재채용 등 모든 업무영역에서 글로벌을 지향하는 운영모델 구축에 공을 들일 계획이다.
국제 금융질서 변화에 부합하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전략 체계를 구축하는 등 '사회가치 금융'도 강조했다. 전세계적으로 ESG에 관한 비재무적인 요인을 계량화하는 추세이며 글로벌 스탠다드로 제도화돼 이를 준수하지 않으면 시장에서 퇴출되는 상황이다. 이에 하나금융도 ESG 중심의 경영을 선택이 아닌 필수로 인식하고 지속 가능한 발전의 발판을 공고히 할 방침이다.
새로운 전략으로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협업'과 '혁신'도 강조했다. 김 회장은 "그룹간 협업을 포함해 필요하다면 경쟁자를 포함한 외부와의 협업도 이끌어내야 한다"면서 "효율적인 협업을 위해선 조직‧인사‧일하는 방식‧기업문화 등이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여러 분야의 혁신적인 변화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회장은 "올 한해는 금융의 변곡점, 그 정점에서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10년 뒤 모습도 극명하게 달라져 있을 것"이라며 "인간성(Humanity)과 신뢰(Trust)에 기반한 새 전략들이 더해진다면 변곡점을 넘어 '함께 성장하며 행복을 나누는 금융'을 반드시 이뤄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