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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욱의 청사진, 첫 출발 공수처 헛점은 없을까?

2021-01-22 14:23 | 김규태 차장 | suslater53@gmail.com
[미디어펜=김규태 기자] 김진욱 초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공수처장)이 21일 취임 일성으로 수사·기소 부서를 분리해 상호 견제시키겠다는 청사진을 내놓아 법조계의 이목을 끌고 있다.

공수처는 이날 처장·차장을 중심으로 2관·4부·7과 조직체계를 담은 공수처규칙 제1호를 공포했는데, 구체적으로 검사 25명·수사관 40명으로 공수처 인선이 이뤄지고 3개 수사부서·1개 공소부서로 구성된다.

공수처 내부 견제 및 감사를 위해 고위공무원 급인 인권감찰관을 공수처장 직속으로 1명 배치하는데, 인권감찰관은 진정·비위에 관한 조사·처리를 하면서 수사시 인권보호 업무, 공직자윤리위원회로부터 의뢰받은 사항도 담당한다.

김진욱 초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사진=청와대

특히 공소부는 수사부 3곳이 조사한 사건 결과를 분석·검증하는 견제 기능을 맡게 되어, 공수처 수사가 내부적인 자정 작용을 거칠 것으로 보인다.

청사진은 그럴듯 하지만 법조계 일각에서는 이에 대해 여러가지 보완할 점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김진욱 공수처장이 조만간 있을 차장·검사 인선에서 독립성·중립성·공정성 확보를 위한 소신행보를 보여야 한다는 것은 필수조건이다.

이와 함께 공수처가 실제 수사에 돌입했을 때, 정치적 편향성을 드러내거나 권력에 의존해 흘러가지 않도록 구조적인 완비를 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법조계 일각에서는 이를 위해 공수처의 별건수사 제한·인지수사 뒷거래 금지·내부고발자 보호·영장청구 외부검토가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한 현직 부장검사는 22일 본보 취재에 "공수처 성공의 필수조건은 살아있는 권력으로부터의 독립과 중립성을 확보하는 것"이라며 "하지만 이는 총론이고 각론에 들어가 누가 봐도 공정한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디테일에 악마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외부적으로는 어떠한 정치 외압으로도 독립적인 기관으로 운영하면서 내부적으로는 견제와 균형의 원리가 완벽히 작동하고 정권의 손과 발이 되지 않도록 공수처 자체에 대한 여러가지 보호-제한 장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수사와 기소 부서를 나누겠다는 청사진은 좋지만 이와 더불어 적법절차 확립이 가장 중요하고 인권 친화적인 수사 틀을 벗어나지 말아야 한다"며 "사건을 수사하다보면 별건수사 유혹에 빠지기 쉽다. 이에 대해 제한해야 하고 특히 수사 진행시 인지수사한 내용에 대한 뒷거래 금지, 피의자 방어권 강화도 보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특히 그는 "수사하는 과정에서 극단적인 선택 등 예기치 못한 죽음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사건 혐의 관련한 내부고발자 보호 방안을 갖추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대검찰청 중앙수사부 출신의 최운식 대륙아주 변호사는 지난해 6월 25일 열린 공수처 설립준비단의 대국민공청회에서 "공수처의 절대적 권한을 견제할 필요가 있다. 외부전문가 협의체나 위원회를 구성해 그 방안을 갖춰야 한다"고 지적한 바 있다.

한상훈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또한 "공수처의 중요 의사결정은 내외부 전문가들이 포함시킨 외부위원회를 통해 수사-기소 단계에서 합의체적 의사결정을 가져야 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문재인정부의 최대 과제였던 공수처 출범은 문 대통령 집권 4년차에 비로소 이뤄졌다.

법조계는 조만간 있을 김진욱 처장의 차장·검사 인선과 1호 수사대상 선정을 주목하고 있다.

공수처가 향후 내외부 견제와 균형의 원리를 갖추고, 누구에게나 엄정하고 추상과 같은 칼날을 휘두를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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