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하늘 기자] 은행과 보험사를 향한 금융당국의 '배당 자제' 요청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당국의 직접적 압박을 받은 바 없는 카드업권에선 고배당 기조를 유지하며 주주친화적 행보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대카드는 지난달 29일 이사회를 개최하고 보통주 1주당 배당금을 914원으로 결정했다. 배당금 총액은 1467억원이다.
최종 현금 배당 성향은 지난해와 유사한 60% 수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현대카드는 2018년 주당 192원을 배당한데 이어 2019년 627원으로 약 3배 늘렸으며, 지난해엔 이보다 287원을 더 상향했다.
배당금 총액은 △2018년 308억원 △2019년 1006억원 △2020년 1466억원으로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현대카드가 배당을 확대하는 이유엔 크게 개선된 수익성이 있다. 실제 현대카드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2563억원으로 2019년 1641억원에 비해 56.2% 급증했다.
또한 금융당국으로부터 카드사들이 배당자제 권고를 받지 않았다는 점 역시 배당 확대가 가능한 이유로 꼽힌다.
앞서 지난 3일 권대영 금융위 금융산업국장은 기자간담회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와 자본의 건전성은 은행만의 문제가 아니다"라며 "제2금융권도 코로나19라는 상황을 감안하고 보험은 IFRS17이 도입되는 측면(이 있으니) 최고경영자(CEO)나 주주들이 잘 판단해 적정한 (배당)수준을 결정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예대업무를 하고 핵심적 인프라를 하는 은행과 지주 계열에만 (배당 축소) 권고를 했고, 제2금융권은 지주계열에서 간접적으로 제한을 받고 있기 때문에 은행·카드·상호금융 등에는 특별히 권고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실제 금융위는 지난달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은행 및 은행지주 자본관리 권고안'을 의결하며, 올해 6월까지 국내 은행의 배당 상향을 20% 이내로 낮출 것을 권고하는 내용을 포함했다.
다만 직접적인 배당 축소 권고를 받지 않은 카드사들은 현대카드와 마찬가지로 당국의 상향선인 20%를 훌쩍 넘는 등 자유롭게 배당 폭을 결정하고 있다.
KB국민카드도 주당 2174원씩 총 2000억원의 현금 배당을 결정했다. 1년 전 주당 배당금 1087원, 배당총액 1000억원에 비해 약 2배 확대됐다.
삼성카드도 지난해 주당 배당금을 전년 대비 200원 상향한 1800원으로 정했다. 배당총액은 1921억원으로 12.5% 상승했다.
한 카드업계 관계자는 "금융당국 차원에서 카드사를 향한 직접적인 배당자제 권고가 없기 때문에 보다 자유롭게 배당 규모가 정해질 수 있는 것 같다"며 "금융당국에서 우려하는 자본적정성 등을 고려해 배당 수준을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김하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