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간 갈등을 겪어온 현대중공업 노사가 마침내 타협점을 찾았다. 임단협 협상에서 잠정 합의안을 마련한 것.
현대중공업 노조는 올들어 회사가 2분기 1조원, 3분기 2조2000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는데도, 현대차수준의 임금을 달라며 무리한 요구를 해왔다. 노조는 회사를 압박하기위해 파업투쟁까지 벌였다. 귀족노조의 지각없는 행태라는 지적을 받아왔다.
▲ 권오갑 사장은 지난해 9월 긴급 구원투수로 투입된 이후 근로자들과 끈질긴 대화를 벌여 임단협 잠정합의안을 이끌어냈다. 회사가 이익을 낼 때까지 급여를 반납하겠다며 위기극복에 솔선수범했다. |
현대중공업노사는 구랍 31일 울산 본사에서 잠정합의안을 만들었다. 사측은 이전에 제안한 기본급 3만7000원 인상(2%상승효과)과 격려금 150%(주식지급) 플러스 200만원 지급, 상여금 700%의 통상임금 포함 등을 더해줬다. 여기에 상품권(20만원) 지급, 특별휴무, 직무환경수당 1만원 인상 등도 추가됐다.
▲ 현대중공업 노사가 임단협 잠정합의안 도출에 합의했다. 사측은 지난해 3조2000억원대의 천문학적 적자에도 불구, 노조의 무리한 요구를 일정부분 수용하는 결단을 내렸다. 노조는 그동안 연간 10조원이상의 이익을 내는 현대차 수준의 복지를 요구하며 무리한 파업투쟁을 벌여왔다. |
올해 3조2000억원대의 천문학적 적자를 기록한 현대중공업으로선 최대한 양보안을 내서 노조에 제시한 셈이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지난 5월 사측과의 협상을 개시한 이후 7개월가량 임단협을 벌였다. 노조는 오로지 연간 10조원이상의 영업이익을 내는 현대차 수준의 복지를 요구했다. 해도 너무한다는 비판이 노조에 빗발쳤다. 노조는 대규모 적자에 신음하는 회사는 아랑곳하지 않은채 지속적인 파업압박을 벌였다. 무파업을 이어온 노조는 20년만에 회사가 가장 어려운 시기에 부분 파업을 벌였다.
회사측은 권오갑 사장을 긴급 구원투수로 보내 임원 30% 감축및 비용절감, 사업재편 등 대대적인 구조조정과 군살빼기를 벌였다. 회사측은 임원들을 대량해고하는 읍참마속을 단행하는데도 노조는 이기주의에 빠져 현대차수준의 임금만을 외치는 비이성적인 행태를 보였다.
이제 임단협은 회사측의 다소 무리한 양보로 타결됐다. 노조는 7일 조합원 총회를 열어 찬반투표를 진행할 예정이다. 노조는 이제라도 정신을 차려서 통과시켜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권오갑 사장의 끈질긴 노조설득은 이번 협상과정에서 무척 돋보였다. 권오갑사장은 지난 9월 사장 취임이후 출퇴근길에, 근로자들과 일일이 악수하며 위기극복에 동참해줄 것을 간곡히 호소했다. 회사가 이익을 낼때까지 급여를 반납하겠다며 위기극복에 솔선수범하는 리더십을 보였다. [미디어펜=이서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