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이번 겨울 메이저리그 FA(자유계약선수) 시장에서 가장 핫했던 트레버 바우어(30)의 행선지가 결정났다. 지난해 내셔널리그 사이영상을 수상한 우완 특급 바우어가 LA 다저스로 간다.
6일(한국시간) MLB닷컴을 비롯한 미국 매체들은 LA 다저스가 바우어와 계약에 합의했다고 전했다. 바우어를 두고 LA 다저스와 뉴욕 메츠 두 구단이 마지막까지 영입 경쟁을 벌였는데 다저스가 그를 품에 안는데 성공한 것이다.
바우어의 계약 내용은 기간 3년에 총액 1억200만 달러로 알려졌다. 1억 달러대의 고액이긴 하지만 기간이 3년으로 짧다보니 역대급 FA 계약이라고 할 수는 없다. 지난해 뉴욕 양키스와 FA 계약한 게릿 콜이 9년간 3억2400만 달러에 계약한 것과 비교하면, 총액 기준으로 3분의 1도 안되는 수준이다.
하지만 바우어의 계약에는 '역사상 최고 연봉'이라는 타이틀이 붙었다. 바우어는 2021년 연봉 4000만 달러, 2022년 연봉 4500만 달러를 받는다.
이로써 바우어는 메이저리그 최초로 연봉 4000만 달러의 벽을 깼다. 올해 최고액 연봉자는 물론 2022년에도 최고 연봉을 예약했다. 게릿 콜의 연평균 연봉 3400만 달러보다 바우어의 연봉이 내년까지 2년간은 훨씬 더 많다.
또한 바우어는 올해와 내년 시즌 후 옵트아웃 조항도 계약서에 넣었다. 당장 이번 시즌 후 그가 내년 연봉 4500만 달러를 포기하고 다시 FA가 될 수도 있는 것이다.
바우어는 '괴짜'로 유명하다. '영혼이 자유로운' 선수로 꼽힌다. 어딘가에 얽매이는 것을 싫어한다. 장기계약을 하면 보장받는 총액이 훨씬 늘어날 수도 있겠지만, 그는 장기계약에 연연하지 않았다. 스스로 "1년 계약을 선호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다만, 임팩트 있는 계약을 원했다. 짧게 계약하더라도 자신의 가치를 인정해주는 팀을 원했다.
다저스가 바로 바우어의 이런 취향을 저격한 것이 영입전 승리를 불렀다는 분석이다. 4000만 달러대 연봉을 최초로 기록하며 '야구 역사상 최고 연봉' 타이틀을 안겨준 것이 사인을 이끌어낸 주요 요인이 됐다.
이는 다저스의 FA 계약 기조와도 맞아떨어진다. 다저스의 앤드류 프리드먼 사장은 장기 계약에 부정적이다. 아무리 좋은 선수라도 한꺼번에 큰 돈을 안길지언정 장기 계약은 꺼린다.
2년 전 당시 FA 최대어였던 브라이스 하퍼 영입전에 뛰어들었을 때도 다저스는 4년 1억8000만 달러를 제시해 13년 장기 계약에 3억 3000만 달러를 제시한 필라델피아에 밀렸다.
바우어의 독특한 취향을 다저스가 '1등 연봉'으로 저격해 성사시킨 계약이라 할 수 있다. 어쨌든 다저스는 바우어 영입으로 월드시리즈 2연패를 위한 비장의 무기를 확보했고, 바우어는 우승 가능한 팀에서 활약할 수 있게 됐다.
[미디어펜=석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