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 올해가 시작된 이후 파죽지세로 상승한 국내 증시가 음력 설을 맞은 이후 어떤 흐름을 보여줄 것인지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지난 1월 코스피 시장에서만 24조원이 넘는 물량을 사들인 개인 투자자들이 어떤 움직임을 보일 것인지도 중요한 화두다.
작년의 부진을 말끔하게 극복한 국내 증시는 올해 구정연휴 전 3100선 위에서 거래를 마쳤다. /사진=연합뉴스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연휴 직전 코스피 지수는 전일 대비 0.64% 하락한 3100.58에 거래를 마쳤다. 2월을 중심으로 보면 3056.53로 시작해 42포인트 정도 상승했으며, 지난달 25일 3208.99까지 오르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작년 구정의 경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공포가 확산한 시점이라 연휴 종료 직후 1주일간 코스피가 5.67% 급락한 사례가 있다. 이후 3월까지 변동성 높은 증시 흐름이 지속되다가 3월 들어 ‘패닉 장세’가 연출됐다. 한국은행은 기준금리를 0.5%포인트 내리는 '빅컷'을 단행했고, 같은 해 5월에도 0.25%포인트를 추가 인하해 현재까지 연 0.50%라는 사상 최저수준 금리가 유지되고 있다.
이미 작년의 부진을 말끔하게 극복한 국내 증시는 올해 구정연휴 전 3100선 위에서 거래를 마쳤다. 특히 코스피 시장에서는 외국인들이 7500억원어치가 넘는 물량을 순매수했다. 연휴 직전 보여준 외인들이 움직임이 연휴 이후 증시 흐름의 ‘가늠자’가 되는 경우가 많았던 만큼 연휴 이후 지수 역시 추가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는 예측이 제기된다.
한 가지 변수는 미국의 물가지수, 실업지표, 소비자심리지수 등의 경제지표들이다. 이들 지수가 현재의 저금리 상황과 배치되는 방향으로 나아갈 경우, 국내 증시 자금유입의 강력한 동인이었던 ‘저금리’라는 전제에도 변화를 주면서 상황이 바뀔 수 있다. 특히 중국의 금리 상승은 국내지수에 변동성을 더할 수 있다.
한국은행의 향후 움직임은 이주열 총재의 발언에서 유추해 볼 수 있다. 지난 5일 범금융기관 신년사에서 이 총재는 “정책당국과 금융권의 유동성 공급과 이자상환 유예조치 등으로 잠재되어 있던 리스크가 올해는 본격적으로 드러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특히 부채 수준이 높고 금융-실물 간 괴리가 확대된 상황에서는 자그마한 충격에도 시장이 크게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를 내비쳤다.
이는 높은 부채와 자산시장으로의 자금쏠림 현상,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금융부실 문제 등에 대해 한은이 나름의 ‘대응’에 나설 수 있다는 예측과도 연결될 수 있다. 이미 한은은 국고채 단순매입, 증권사 환매조건부채권(RP) 매입, 회사채·CP 매입기구 대출 등을 통한 각종 유동성 정책을 총동원하며 시장혼란 최소화에 매진하고 있다.
연휴 이후 국내 지수 흐름에 대해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2000년 이후 설 연휴 전후 코스피 수익률에선 특별한 계절적 움직임이 나타나진 않는다”면서 “2월의 대장주는 리플레이션 관련주(금융/소재/에너지)였고, 2분기에 좋은 흐름을 보일 수 있는 만큼 차츰차츰 비중을 확대하는 ‘계단식 전략’을 고려할 만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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