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 내달부터 본격적인 주주총회 시즌이 시작되는 가운데 증권사들이 내놓은 온라인 주총 ‘전자투표 서비스’ 경쟁구도도 가열되고 있다. 직접적인 수익은 나지 않더라도 투자은행(IB) 업무의 잠재고객 포섭 차원에서 각 대형 증권사들은 진지하게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는 모습이다.
2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재계가 내달부터 본격적인 주주총회 시즌에 돌입하는 가운데 증권사들의 손길도 바빠지고 있다. 많은 회사들이 주총에서 전자투표제를 도입하는 흐름 속에서 증권사들은 각자 자사의 전자투표플랫폼 사용률을 올리기 위해 부심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자투표제는 주주가 인터넷이나 모바일을 통해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는 제도로 지난 2010년 5월부터 시행됐지만 최근 들어 급속도로 탄력을 받고 있다. 특히 작년에 이어 올해도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로 인해 전자투표를 도입하려는 상장사가 계속 늘어나는 추세다. 증권사들 입장에서는 자사의 전자투표플랫폼 확산의 기회가 다시 한 번 온 셈이다.
업계에서 가장 먼저 전자투표시스템 사업에 뛰어든 곳은 미래에셋대우다. 이 회사는 지난 2019년 2월에 국내 증권사 최초로 전자투표시스템인 ‘플랫폼V’를 오픈해 시선을 모았다. 그 이전까지는 한국예탁결제원이 운영하는 전자투표플랫폼만 사용되고 있었지만 미래에셋대우가 시장에 뛰어들면서 경쟁구도가 시작됐다. 플랫폼V 계약기업 수는 작년 말 기준 188개까지 늘어난 상태다.
삼성증권 역시 지난 2019년 말에 전자투표플랫폼 ‘온라인 주총장’을 출시했다. 공동인증서와 카카오페이 등 주주 인증수단을 다양화했다는 점이 장점이며, 올해부터는 패스(Pass)앱 인증을 새롭게 도입해 서비스 편의성을 제고한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비주주들도 해당 기업의 주총 관련 정보를 조회할 수 있도록 했다는 점, 기업의 주총 담당자들이 직접 기입해야 했던 주총 관련 입력사항을 자동화한 점도 특징적이다. 삼성증권의 온라인 주총장 이용 기업 숫자는 현재 약 400개로, 지난 1년간 가입 규모가 2배 가까이 증가했다.
이 가운데 신한금융투자가 작년 8월 ‘신한e주총 서비스’를 출시하며 새롭게 시장에 뛰어들었다. 후발 주자인 만큼 무료로 회사 중요 사항들을 안내하는 등 기존 서비스의 장점들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인 모습이다. 한국예탁결제원 역시 작년 말 기존 전자투표 시스템을 ‘K-VOTE’란 이름으로 리뉴얼하며 경쟁에서 지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업계 한 관계자는 “올해 주총은 작년부터 일고 있는 주식투자 열풍의 영향이 반영되는 첫 해”라면서 “온라인주총에 대한 관심이 제고되는 국면이어서 잠재고객을 잡으려는 증권사들도 더욱 적극적인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미디어펜=이원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