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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료 폭탄 '실손보험'…"갈아타야 할까?"

2021-02-25 13:24 | 김하늘 기자 | ais8959@mediapen.com
[미디어펜=김하늘 기자] #10년전 실손의료보험 가입자 김모씨는 최근 갱신시 보험료가 최대 50%까지 오를 수도 있다는 압박으로 인해 고민이 깊다. 새로 출시된 4세대 실손보험으로 갈아타야하나 싶지만 4세대 실손보험은 병원을 이용한만큼 보험료가 오르기 때문에 나이가 들수록 병원에 갈일이 많아진다는 점을 생각하면 망설여진다. 

생・손보 전체 실손의료보험(표준화 실손) 보험금 지급현황(2018년 기준)/그래프=금융위원회



2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화재와 DB손해보험은 오는 4월부터 구실손의료보험료를 각각 19%, 17% 인상한다. 타 손해보험사들 역시 보험료를 15% 이상 인상한다는 방침이다.

실손의료보험은 가입시기에 따라 2009년10월 이전을 구실손의료보험, 2009년10월~2017년4월 표준화실손의료보험, 2017년4월 이후를 신실손의료보험으로 구분한다. 

구실손보험은 2018년을 제외하고 2017·2019년에 10%씩 인상됐고, 작년에도 평균 9.9%가 올랐다. 

2009년 10월부터 2017년 3월까지 판매된 표준화 실손보험 역시 지난해와 2019년에 각각 9%대와 8%대가 올랐다. 2017년에는 최고 20%가 넘게 인상됐다.

이같은 보험료 인상 배경엔 높은 손해율이 있다. 실손보험은 3500만명이 국민이 가입한 '국민보험'이지만 일부 환자의 과잉 진료와 요양병원 등을 활용한 보험사기가 증가하며 보험사들이 손해율을 감당할 수 없는 처지다.

실제 지난 2017년부터 2020년 3분기까지 적자액만 6조7233억원에 달한다. 지난해 3분기 기준 실손보험 손해율은 130.3%를 기록했다. 

이에 손보사들은 아예 실손보험 판매 중단하거나 신실손으로 갈아타기 가입 유도 마케팅을 전개 중이다.

지난해 말 기준 생명·손해보험사 총 30개사 가운데 11개사가 실손보험 판매를 접었다. 판매를 지속하고 있는 일부 보험사들은 구실손보험 가입자에게 낮은 보험료를 어필하며 실손보험 갈아타기를 종용하고 있다.

하지만 업계 관계자들은 신실손으로의 갈아타기는 신중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4세대 실손보험은 구 실손보험 대비 70%가량 저렴하게 책정될 예정으로 값싼 보험료가 가장 큰 강점이다. 

다만 자동차보험처럼 할인·할증 개념이 도입된다. 병원 이용이 적으면 보험료를 할인 받는다는 의미지만 병원 이용이 많으면 그만큼 보험료를 더 많이 내야해 나이가 들수록 병원 이용이 잦아지는 고령자들에겐 부담으로 다가올 수 있다. 

또한 저렴한 보험료 대신 여러 제약이 존재한다. 비급여 진료가 많을 경우 최대 4배까지 보험료 할증이 될 수 있다. 아울러 보험금을 지급받을 때 30%(비급여 기준) 수준의 자기부담금도 내야 한다.

반면 구실손보험의 경우 보험료가 비싼 대신 병원 이용에 상관없이 보험사가 책정한 평균 보험료만 인상되고, 자기부담금을 전혀 부담하지 않는다.

한 업계 관계자는 "구실손보험료가 폭등하며 신실손으로 옮겨타려는 고객들이 많을 것으로 보이지만 신중하게 결정해야 할 문제"라며 "구실손보험 해지를 택하는 대신 구실손보험의 특약만 해지한 이후 신실손보험의 단독 상품만 가입하는 방법도 있고, 이를 통해 보험료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미디어펜=김하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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