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하늘 기자] 보험사들의 주주들에 대한 배당 제한이 걸리자 보험사 최고경영자(CEO)들이 주식가치 제고를 위해 직접 자사주 매입 러시에 나섰다.
지난해에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하락하던 주가 방어를 위해 CEO들이 직접 나서면서 주가 상승을 이끌어 낸 바 있어 올해도 이에 대한 효과가 기대된다.
조용일 현대해상 사장(사진 왼쪽)과 이성재 부사장(오른쪽)/사진=현대해상
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화재와 현대해상 등 주요 보험사들의 CEO들이 자사주 매입을 통해 주가 부양에 힘쓰고 있다.
현대해상 각자대표이사인 이성재 부사장은 지난달 23일 현대해상 보통주 4000주 주당 2만425원씩 총 8170만원에 장내 매수했다.
각자 대표이사인 조용일 사장은 앞선 17일 현대해상 보통주 4280주를 주당 2만900원씩 총 8945만원에 장내 매수했다.
현대해상이 오는 5월 10일까지 보통주 100만주를 207억원에 취득하기로 한데 이어 두 대표이사가 실적에 비해 저평가 돼 있는 주가를 부양하기 위해 자사주 매입을 결정했다.
실제 현대해상의 연결 재무제표 기준 2020년 당기순이익은 3319억원으로 전년 2691억원에 비해 627억원(23.3%) 늘었지만 현대해상의 주가는 조 사장이 자사주를 매입한 지난달 17일 기준 2만800원 수준에 불과했다.
조 사장의 자사주 매입 이후 주가는 지난달 22일 2만1550원으로 상승세를 보였으며 이날 오전 11시 기준 2만2250원을 기록하고 있다.
삼성화재 역시 최영무 사장이 지난달 22일 보통주 1000주를 주당 17만원에 매수했다. 최 사장은 앞서 2018년 6월(203주), 지난해 2월에는 두 차례에 걸쳐 797주의 자사주를 매입한 바 있다.
이번 자사주 매수에 따라 최 사장이 보유한 삼성화재 주식은 1000주에서 2000주로 2배 증가했다.
최 사장의 자사주 매입 전 거래일인 지난 18일 삼성화재의 주가는 종가 기준 16만8500원 수준이었으나, 자사주 매입 다음날 17만7500원까지 뛰었으며 이날 오전 11시 기준 17만9000원 선을 유지하고 있다.
미래에셋생명도 지난달 10일 이사회를 열고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자사주 300만주를 5월 14일까지 장내매수하기로 결정했다.
CEO들의 자사주 매입을 통한 주가 상승은 지난해 이미 경험한 학습효과다. 지난해 3월 여승주 한화생명 사장은 코로나19 여파로 하락하던 자사주 3만주를 주당 1035원에 매입했다. 이후 하락세를 보이던 한화생명 주가는 여 사장의 자사주 매입 이후 상승세를 그리며 한달 만에 75% 가량 상승한 1815원을 기록했다.
삼성생명 주가 역시 전영묵 사장이 지난해 3월 3만1900원에 매입한 이후 상승세를 보이며 한달 뒤인 4월 20일에는 주당 4만8500원까지 끌어올려진 바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CEO들의 책임경영을 통해 실적에 비해 낮았던 주가가 눈에 띄게 끌어올려졌다"며 "CEO들의 실적에 대한 자신감 역시 주식 시장에 긍정적 역할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미디어펜=김하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