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박규빈 기자]차기 대통령 전용기가 대한항공 B747-8i로 선정된 가운데 HL7643 개조 작업이 독일 루프트한자테크닉에서 이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항공 B747-8i 여객기/사진=대한항공 커뮤니케이션실 제공
7일 본지 취재를 종합한 결과 대한항공 보유 B747-8i HL7643기는 지난달 24일 인천국제공항-성남 서울공항 간 시험 비행 후 지난 1일 차기 대통령 전용기 개조 목적으로 독일 함부르크 공항에 입항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후 해당 기재는 독일 북부 지역 상공 시험 비행을 마치고 루프트한자테크닉(LHT) 정비센터에 입고됐다.
대한항공 B747-8i HL7643 이동 경로·기록./자료=플라이트 레이더 24(flightradar24)·플라이트 어웨어 캡처
대한항공이 루프트한자 자회사 LHT에 개조 작업을 의뢰한 것은 델타항공 대비 정비 원가가 낮고 커스터마이징 경험이 풍부하기 때문이다. 실제 중동 부호들은 본인 소유 항공기 개조를 위해 LHT에 작업을 맡기는 경우가 상당하다. 항공기 개조를 하기 위해서는 설계 도면이 필요하다. 이와 관련해 전기 부하 등 안전·구조적인 측면을 확인할 능력이 국내에는 부족하는 게 전문가 평가다.
최세종 한서대학교 항공부총장(항공정비학과 교수)은 "MRO(Maintenance Repair and Operation)는 기본적으로 항공기를 이용 가능하게 유지하는 것이나, 원하는대로 개조하는 것도 이에 속한다"고 말했다.
최 부총장은 "국내에는 항공기 개조에 관한 개별적 능력은 있으나 집단 지성이 없다"며 "이 점이 독일 LHT로 항공사들이 자사 보유 기재를 보내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그는 "대한항공 김해 테크센터는 항공기 중검수를 담당하지만 개조 경험이 적어 '규모의 경제' 측면에서 불리하다"며 "대한항공 경영진도 1대 1 고객맞춤형 개조에 특화된 LHT로 보내는 게 이득이라고 판단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대통령 전용기를 관리했던 한 예비역 공군 장성 역시 "LHT는 대한항공과 여러 모로 협력 관계를 유지하고 있고 정비 역량이 뛰어나다"고 전했다.
독일 함부르크 소재 루프트한자테크닉(Lufthansa Technik) 정비공장 전경./사진=루프트한자테크닉
LHT에 입고된 B747-8i HL7643기에는 미사일 등 자체 방호능력·생존성 향상을 위한 장비가 탑재된다. 또한 일반 승객석을 탈거해 대통령 전용실로 개조하고 기자석·수행원석·침대·소파·회의실 등이 들어간다. 이와 같이 개조 작업을 마치면 LHT의 엔지니어링 인증도 받을 수 있게된다.
개조 작업은 대략 2개월 이상 소요되며 500억원이 투입된다. 공군에 따르면 올해 9월까지 △외부 도장작업 △국토부 감항인증 △시험비행·수락검사 등 임무수행 적합도 검증 절차가 진행된다. 이후 11월부터 임무에 들어갈 예정이다. 도장 작업이 LHT에서 이뤄질지 대한항공 김해 테크센터에서 진행될지는 알려지지 않은 상태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해당 부분에 대해서는 접근 권한이 없어 그 어떤 점도 확인해줄 수 없다"고 답변했다. 이는 청와대 등 관계 기관과의 보안상의 이유로 추정된다.
한편 국방부와 공군은 2019년 11월부터 지난해 4월까지 수차례 회의와 토론을 거쳤고 지난해 5월 29일 신규 대통령 전용기 임차 사업자와 임차기로 대한항공과 B747-8i를 선정했다. 공군은 올해부터 2026년까지 5년 간 조종사·정비사·승무원·예비엔진(GENX-2B67/P) 등을 포함해 총 3003억원에 임대하기로 대한항공과 계약했다.
당시 입찰 조건은 △4발기종(quadjet) △5년 미만 기령 △항속거리 7000마일 이상 △탑승인원 210명 이상 등이었다.
2001년에 생산됐고 이명박 정부 시절 임대해 지금까지 운용하는 현행 대통령 전용기 B747-400보다 월등한 수준이라는 게 공군과 보잉 측 전언이다. 20년 된 '공군 1호기' 대통령 전용기 교체 소요는 B747-400이 글로벌 민간 항공사에서는 순차적으로 퇴역하고 있는 등 안전성 측면에서 제기됐다.
[미디어펜=박규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