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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앗, 뜨거' 차기 금투협회장 선거전 가열…숙명의 20일

2015-01-13 11:02 | 김지호 기자 | better502@mediapen.com

김기범 전 KDB대우증권 사장, 최방길 전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부회장, 유정준 전 한양증권 사장, 황영기 전 KB금융지주 회장, 황성호 전 우리투자증권 사장 등 금투협회장 공모 지원

[미디어펜=김지호 기자] 한국금융투자협회 3대 회장 선거전이 갈수록 치열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무엇보다 위기에 처해있는 업계를 살려낼 수 있고 금융당국과 원활한 정책적 조율 능력을 갖춘 인물이 당선되기를 기대하고 있는 눈치다.

   
▲ 왼쪽부터 김기범 전 KDB대우증권 사장, 최방길 전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부회장, 유정준 전 한양증권 사장, 황영기 전 KB금융지주 회장, 황성호 전 우리투자증권 사장.
13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5일 금투협회장 공모 마감 결과 김기범 전 KDB대우증권 사장과 유정준 전 한양증권 사장, 최방길 전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부회장, 황성호 전 우리투자증권 사장, 황영기 전 KB금융지주 회장 등 총 5명이 후보자로 최종 지원했다. 선거는 오는 20일 치러질 예정이다. 선거방식은 전자비밀투표로 증권 60개사, 자산운용 86개사, 신탁 11개사, 선물 7개사 등 164개 정회원사들이 투표에 참여한다.

겉으로 보면 상당히 공정한 선거가 될 것 같지만 그렇지 않다. 일단 후보추천위원회(후추위)가 최종 후보를 걸러내기 때문이다. 공익이사 5명 중 3명과 외부인사 2명으로 구성된 후추위는 현재 후보들의 서류심사를 진행하고 있고 14일 면접을 통해 최종 후보를 선발할 예정이다.

몇 명의 후보를 최종후보로 내세울 것인지는 정해지지 않았지만 2~3명의 최종 후보자가 선발될 것으로 예상된다. 금투협 측은 과반수 투표자가 나올 때까지 투표를 계속 진행해야 한다는 이유로 ‘후보 걸러내기’가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지난번 선거 때 후추위는 현 박종수 회장, 최경수 현 한국거래소 이사장, 김성태 전 대우증권 사장 등 3명을 최종 후보로 선출했다. 하지만 금투협 측은 명확한 최종 후보 선정 기준이나 후추위 위원의 신원을 전혀 공개하고 있지 않고 있어 누가 최종 후보에 들어갈지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다.

보통선거 원칙이 지켜지지 않는 것도 큰 변수다. 정회원사 1곳당 1표씩 투표한 결과를 60% 반영하고, 협회비 분담률에 따라 0.4~2%의 가중치를 부여해 나머지 40%에 적용해 합산한다. 협회비 분담은 기본회비 1000만원에 각 회사의 조정영업수익(영업수익-영업비용-판관비) 70%와 자기자본금 30%로 결정된다. 여기서도 협회비 얼마에 따라 가중치가 정해지는지는 전혀 알려지지 않았다. 0.4~2%의 가중치도 금투협이 공식적으로 밝힌 수치는 아니다.

불합리한 선거제도에도 불구하고 5명의 후보는 꿋꿋하게 선거 운동을 펼치고 있다. 금투협 회장은 600억원이 넘는 예산을 집행하고 5억원 규모의 연봉을 받는 매력적인 자리임을 잘 알고 있어서다. 수하 협회 직원이 200여명에 달하고 취임 후 59㎡(18평) 규모의 개인 사무실과 함께 개인비서 3명을 제공받는다. 최고급 차량과 운전기사도 물론 지원받는다. 이 같은 의전은 퇴임 후에도 1년 동안 지속된다.

현재 판세는 김 전 사장과 황성호 전 사장, 황영기 전 회장 등 3파전으로 압축됐다는 분석이 많다. 김 전 사장과 황 전 사장, 혹은 황 전 사장과 황 전 회장을 ‘2강’으로 분류하는 해석도 유력하다. 그만큼 유력 후보들 간 치열한 접전이 펼쳐지고 있다는 것.

김 전 사장은 한국외국어대를 졸업한 뒤 씨티은행에서 입사했다. 이후 헝가리 대우증권 사장, 대우증권 국제금융부장, 대우증권 런던 현지법인 사장, 대우증권 국제영업본부장, 메리츠종금증권과 대우증권 대표이사 사장을 역임했다.

황 전 사장은 고려대 출신으로 씨티은행 본부장, 아테네은행 공동대표, 한화은행 헝가리 행장, 제일투자신탁증권 부사장, 제일투자증권 사장, PCA투자신탁 운용 사장, 우리투자증권 사장 등을 역임했다. 다섯 후보 중에서 가장 먼저 출사표를 내고 적극적으로 회원사들을 만나고 다녔다.

황 전 회장은 서울대를 거쳐 삼성물산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1990년부터 1999년까지 이건희 삼성 회장의 통역을 맡으면서 이 회장의 신뢰를 쌓았다. 이후 삼성투자신탁운용 사장, 삼성증권 사장, 우리은행장, 우리금융지주 회장, KB금융지주 회장을 역임했다.

최 전 부회장은 경희대를 졸업하고 한국증권거래소에 입사했다. 이후 신한은행 창립 멤버로 합류해 종합기획부 부장, 신한금융지주 상무 등 신한금융그룹의 은행 계열에서 오랫동안 일했다. SH자산운용사 부사장을 거쳐 2009년에는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대표가 됐다.

유 전 사장은 한양대를 졸업한 뒤 회계사로 산경회계법인과 청운회계법인에서 근무하다 1990년부터 한양증권 상임감사로 금융투자업계와 인연을 맺었다. 이후 한양증권 부사장을 거친 뒤 1998년부터 2012년까지 무려 14년 동안 한양증권 사장을 역임했다.

사실 이들 후보가 내놓는 공약이나 출마 이유는 대동소이하다. 그동안 축적한 경험을 바탕으로 위기에 빠진 금융투자업계의 위상을 높이겠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공약보다는 후보자의 최종 출신 회원사가 어디냐에 따라 표심이 엇갈리고 있다. 후추위에서 최종 후보 2~3인을 선출하면 회원사간 표 쏠림 현상은 더욱 강해질 것으로 보인다.

자산운용업계에서는 최 전 사장의 당선을 기대하고 있다. 그간 금투협에서 운용업계의 목소리가 약하다는 불만이 많았기 때문이다. 증권사에 비해 인력이나 회비 분담률이 상대적으로 떨어져서다. 중소형 증권사 대표들은 유 전 사장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대형사에 비해 입지가 약한 중소형 증권사를 더 잘 대변해 줄 것이라는 기대에서다.

김 전 사장과 황성호 전 사장은 최종 출신 회원사가 대형증권사로 가중치 부여 투표 방식상 상대적으로 유리한 입장이다. 황영기 전 회장은 삼성증권 사장을 역임하긴 했지만 금융 분야에서 출마 전 마지막 경력을 쌓아온 터라 회원사의 마음을 얻는데 약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한편, 박종수 현 회장의 임기는 내달 3일로 만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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