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의춘 미디어펜 발행인 |
마힌드라회장은 쌍용차가 13일 야심작으로 내놓은 티볼리의 신차 출시에 맞춰 방한했습니다. 쌍용차는 티볼리에 모든 것을 걸고 있습니다. 티볼리의 판매가 경영정상화의 알파와 오메가가 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개발비만 무려 3500억원이 투입됐습니다. 마힌드라그룹이 인수한 후 42개월간 정성을 들여 개발한 전략차종입니다.
마힌드라회장은 티볼리가 경영정상화의 기수가 되길 간절히 바라고 있습니다. 수천억원을 들여 개발한 자동차가 팔려야 인수의 효과를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효리씨가 간절하게 원하는 것보다 더 마힌드라 회장은 신차가 대박나길 절실히 희망하고 있습니다.
효리씨가 티볼리에 애정을 갖는 것은 좋은 일입니다. 비키니춤을 불사할 정도의 열렬한 지지도 쌍용차에 대한 관심을 높이는 데 일조할 수 있습니다. 더 나아가 무료료 광고모델로 나갈 의향이 있다는 말까지 했다는 이야기도 들립니다.
배우 김의성씨도 “쌍용차 해고자가 복직되면 티볼리를 구매해서 심정적으로 응원하는 신생영화사에 기증할 생각”이라는 글을 자신의 트위터에 올렸습니다. 김의성씨는 더 나아가 서울시내 지하철역마다 쌍용차 해고자 복직을 요구하는 팻말잇기 운동을 벌이고 있죠. 연예인들이 쌍용차 돕기에 나선 것은 외견상 긍정적인 현상으로 보입니다.
문제는 효리씨의 동기가 지나치게 단순하면서도 정치적이라는 게 걱정이 됩니다. 효리씨가 가장 중시하는 것이 쌍용차 해고근로자의 복직이기 때문입니다. 이 문제는 노사간에 합의사항부터 준수하는 게 순서입니다.
쌍용차 해고자문제는 우리사회의 최대 이슈의 하나입니다. 민노총 등 강성노조와 좌파시민단체들은 쌍용차 근로자 복직문제를 지난 수년간 줄기차게 노동현안으로 강조해왔습니다. 이 문제로 마힌드라회장이 국회 청문회에 출석해 의원들로부터 ‘심문’을 당하기도 했습니다.
쌍용차 해고근로자 문제는 노사합의로 풀어야 합니다. 회사측과 노조가 머리를 맞대고 원만한 합의점을 찾아야 한다는 점입니다. 정치권 시민단체 연예인 등 제3자가 이래라 저래라 하면서 요구하는 것은 노사자율 해결을 어렵게 할뿐입니다.
효리씨도 잘 알겠지만, 쌍용차는 중환자실에서 겨우 나온 환자입니다. 사람으로 치면 정상인이 아닙니다. 아직도 적자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최대현안은 적자에서 벗어나 흑자궤도에 올라서는 것입니다. 티볼리의 성공여부는 경영정상화 가도에서 가장 중요한 변수입니다.
효리씨는 해고근로자 복직을 이야기했습니다만, 우선적으론 현재 근무중인 4800명의 고용안정이 더 중요합니다. 협력업체와 대리점 직원들을 생각하면 10만명이나 됩니다. 이들의 생계가 우선적으로 안정돼야 합니다.
티볼리등이 소비자들의 인기를 끌면 전체 판매대수가 증가할 것입니다. 쌍용차의 올해 판매목표는 15만~16만대입니다. 지난해 14만대보다 소폭 증가한 수치이죠. 올해 티볼리단일차종만 3만8000대를 판다는 계획을 세워둔 상태입니다. 티볼리가 예상밖의 대박을 터뜨린다면 10만대판매도 불가능한 것은 아닙니다.
▲ 인기가수 이효리씨가 쌍용차 신차 티볼리가 많이 팔리고, 해고근로자가 복직됐으면 좋겠다는 글을 트위터에 올렸다. 효리씨의 순수한 동기는 이해가 간다. 문제는 연예인 등 제3자가 노사문제에 개입하는 것은 노사자율의 경영정상화를 어렵게 할 뿐이라는 점이다. 쌍용차는 최근 전략차종 티볼리를 출시했다. 티볼리 등 전차종이 판매목표를 넘어야 희망퇴직자, 무급퇴직자등을 복직시킬 수 있다. 개념 연예인들이 극렬 노조단체등의 이야기만 듣고 개입하는 것은 사태를 왜곡시킬 수 있다. 연예인들이 이용만 당할 수도 있음을 경계해야 한다. |
쌍용차측은 연간 20만대를 돌파하면 그동안 떠난 근로자들을 복직시키는데 청신호가 켜질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습니다. 여기서도 원칙이 있습니다. 노사가 2009년 8월 6일 합의한 원칙을 말합니다. 노조는 당시 77일간의 격렬한 농성을 접고 사측과 머리를 맞대고 합의점을 찾았습니다. 생산물량이 증가해서 경영이 정상화 되는대로 453명의 무급휴직자부터 복직시키기로 했습니다. 다음으로 1900명의 희망퇴직자를 불러들이기로 했습니다.
효리씨가 잘 알아야 할 게 있습니다. 트위터에서 마힌드라회장에게 복직시켜달라고 한 근로자들은 당시 8.6합의사항에 없는 근로자들입니다. 이들은 당시 파업과 농성을 주도했던 극렬 노조지도부들입니다. 이들은 당시 회사를 떠났습니다. 무급휴직과 희망퇴직을 수용할 수 없다면서 회사를 박차고 떠난 강성노조인사들입니다. 그중 한상균 전 노조위원장은 덕수궁앞에서 장기농성을 벌인데 이어 최근 민주노총 위원장에 선출됐습니다. 그는 당선되자마자 박근혜정부를 겨냥해 전면파업을 주장하는 등 강성행보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노사는 8.6원칙을 지키는 것부터 실천하는 게 시급합니다. 이를 무시한채 회사를 77일간 극렬한 농성투쟁장으로 만들어 경영난을 가중시킨 전 노조간부부터 우선 채용하는 것은 온당치 못합니다.
효리씨는 연예인 김제동씨와 친분이 두텁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효리씨가 김제동씨의 영향을 많이 받고 있다는 이야기도 들립니다. 김제동씨는 진보성향의 개념연예인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노무현 대통령이 자살했을 때 장례식에서 사회를 볼 정도로 정치성향이 강한 연예인입니다. 폴리테이너로 분류되죠. 김제동씨는 쌍용차노조 상급단체인 금속노조와 같이 연계돼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평택공장 주변에 있는 해고자모임인 ‘와락센터’에서 토크쇼를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김제동씨는 쌍용차 해고 근로자문제를 종종 SNS에 올려 이슈화하고 있습니다. 진보성향의 시민단체관계자들은 이를 리트윗해서 사회적 이슈화하고 있습니다. 혹시 효리씨가 김제동씨의 영향을 받고 있는 것은 아닌지요?
효리씨의 순수한 생각이나 동정에는 십분 이해가 갑니다. 지금처럼 트위터로 경영에 간여하고, 비키니춤 운운하면서 연예뉴스거리로 희화화시키는 것은 부정적 영향이 더 클 뿐입니다.
자동차는 내구재 상품 가운데 가장 큰 기호자산입니다. 차량 구입시 자동차회사 이미지가 중요합니다. 노사 분규등으로 사회적 이슈가 되면 소비자들은 차량구입을 꺼리게 됩니다. 쌍용차 플래그쉽인 고급 세단 체어맨이 한때 현대차 에쿠스와 비슷하게 팔리다가 급감한 것도 전직 노조간부들의 덕수궁 장기농성등이 악재로 작용했기 때문입니다.
효리씨는 순수한 동기로 쌍용차돕기에 나선다고 할 것입니다. 약자를 돕는 차원이라고 해명하고 있습니다. 유기견을 돕는 것도 가장 불쌍해서 그렇다고 했습니다. 그래도 사회이슈, 노동이슈는 균형감각을 가질 필요가 있습니다. 해고근로자가 단순히 사회적 약자라고 무조건 감싸는 것보다 회사전체 상황을 알아야 합니다. 쌍용차는 지금 마힌드라가 수억달러를 투자해 인수한 후에 흑자를 내지못해 고전하고 있습니다.
현재 근무중인 근로자와 협력업체 임직원 등 10만명이 느낄 불안감도 생각해야 합니다. 해고근로자가 사회적 약자라고 합니다만, 지금 쌍용차도 약자입니다. 전직 노조지도부는 야당 등 정치권, 시민단체 종교단체 등 500여개 단체와 연계해서 회사측을 무리하게 압박하고 있습니다. 회사측에 비하면 노조가 오히려 강자입니다.
전직 노조지도부는 굴뚝농성을 주도하며 끝없는 분규사업장으로 전락시키고 있습니다. 금속노조 쌍용차지부 김정욱 사무국장과 이창근 정책기획실장은 자신들을 먼저 복직시켜달라며 회사내 굴뚝을 33일째 불법으로 점거해서 농성중입니다. 마힌드라 회장이 방한한 날에 맞춰 굴뚝에 "Let's talk"라는 글자를 내걸고 이슈화했습니다.
해고자 문제는 대법원에서 종결된 사안입니다. 쌍용차는 글로벌 금융위기이후 판매격감과 자금난에 몰려 법정관리에 들어간 후 정리해고를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정리해고는 긴박한 경영상황에서 회사가 선택할 수 있는 불가피한 인력구조조정이었습니다. 대법원도 지난해말 회사측의 정리해고의 필요성을 인정하는 판결을 내렸습니다. 점거농성을 주도했던 전직 집행부는 대법원 판결마저 거부한채 굴뚝으로 올라가서 소란을 피우고 있습니다.
다른 전직집행부도 회사정문 옆에 텐트를 치고 농성을 벌이면서 자기들부터 먼저 복직시키라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효리씨는 노사간의 균형된 인식을 가져주길 바랍니다. 효리씨가 예능수준의 쇼를 하기에 앞서 쌍용차를 도와주는 방법이 있습니다. 효리씨는 지금 타는 차가 닛산 ‘큐브’로 알려져 있습니다. 진실로 쌍용차에 애정이 있다면 쌍용차를 사서 타는 것입니다. 쌍용차를 친구나 동료 연예인들에게도 권유하는 것입니다. 쌍용차 사주기가 지금 단계에서 가장 절실한 애정입니다.
수년전 한진중공업의 정리해고가 이슈가 됐을 때도 탤런트 김여진이 회사를 비난하고 노조를 옹호하는 행보를 보였습니다. 한진중공업은 그당시 영도조선소에서 일감이 3년째 없어 놀고 있었습니다. 도크가 워낙 작아 경쟁력이 없는 것이 문제였습니다. 일감은 없고 회사가 적자인 상태에서 일부 종업원에 대해 정리해고가 이뤄졌습니다. 김여진씨는 회사사정은 도외시한채 무조건 노조 파업을 거들면서 회사를 더욱 어렵게 한 바 있습니다.
정치와 노사, 사회문제에 적극 개입하는 연예인을 개념연예인, 폴리테이너라고 합니다. 연예인도 사회이슈에 목소리를 낼 수 있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그것이 회사에 도움이 되는지를 먼저 살펴보는 지력과 지혜를 가져야 한다는 점입니다. 노사문제는 노사에 맡기는 게 가장 좋습니다. 연예인이 단편적인 지식이나 정보를 갖고 이슈화하는 것은 거의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효리씨의 지금의 행보가 오히려 쌍용차의 경영정상화에 도움이 안된다는 것을 숙지했으면 합니다. 사회적 약자로 포장된 사람들의 무책임한 말만 듣고 감성적인 접근을 하면 쌍용차를 더욱 어렵게 할뿐입니다. 거듭 말하지만 지금 쌍용차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공장근로자 4800명의 근로자와 협력업체 임직원 10만명의 고용안정입니다. 이게 진실입니다.
이들이 만든 쌍용차가 목표치보다 더 많이 팔려야 모든 근로자들이 소중한 일터로 돌아올 수 있습니다. 고객들이 쌍용차를 더 많이 구매하게 만들려면 노사안정이 중요합니다. 지금은 현재 일하는 근로자들이 최고의 차를 만들어 고객들의 사랑을 받는 것입니다. [미디어펜=이의춘 발행인 jungleelee@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