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백지현 기자] 진옥동 신한은행장은 '고객의 가치가 최우선이다'는 경영철학을 매 순간 실천하려는 경영인으로 평가받는다. 일선 영업현장에서도 가장 강조하는 발언을 꼽는다면 단연 '고객중심' 주의로 요약된다. 맹목적인 '성과'를 쫒기보다 '고객 관점'에서 모든 사업이 추진돼야 함을 강조한다.
최고경영자(CEO)의 입장에서 기업의 수익성을 무시할 수는 없지만, 당장의 '실적'보다는 '고객신뢰'가 바탕이 된 '리딩뱅크'가 되는데 주력해야 한다는 신념이 반영된 결과다. 이 과정에서 설령 성과를 내지 못했더라도, 이를 '실패'로 볼 것이 아니라 '혁신의 과정'으로 인정해야 한 단계 더 성장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다고 본다.
"고객을 위한 것인가, 미래를 위한 것인가, 두 가지 질문에 자신 있게 대답할 수 있다면 실패도 혁신의 과정으로 인정받아야 마땅하다. 과거 큰 성과를 거둔 방식이라 하더라도 기준에 어긋난다면 원점에서 다시 검토할 것이다.(2021년 신년사에서)"
이 같은 경영철학을 바탕으로 진 행장은 고객중심 사업문화를 조성하는데 집중해 왔다. 지난해 도입한 '같이성장 평가제도'가 대표적이다. 이는 실적위주로 평가됐던 영업점의 평가체계 전반을 고객 관점에서 평가될 수 있도록 개편된 점에서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실제 투자상품 판매에 불완전판매는 이뤄지지 않았는지, 사후관리는 철저하게 이행됐는지 여부가 평가의 주된 핵심이다. 영업점별 특성에 맞는 전략을 구사할 수 있도록 일선 현장에 영업전략 수립 권한도 위임했다.
고객 관점에서 소비자 보호를 보다 적극적으로 실현하기 위한 조직개편도 이뤄졌다. 고객 보호 컨트롤타워 역할을 수행할 '소비자보호그룹'을 신설하는 한편 각 지역본부에 '금융소비자보호 오피서'를 뒀다. 금융소비자보호 오피서는 쉽게 말해 고객 보호 관련 담당자다. 영업점의 상품 판매 과정이 고객 관점에서 적정하게 이뤄졌는지를 상시 점검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더 나아가 올파른 상품 판매문화를 확립하기 위한 '미스터리 쇼핑(암행검사)' 제도도 도입했다. 내부에서 자체적으로 미스터리 쇼핑을 시행하 점수가 조저한 영업점에 대해 한 달 동안 투자상품을 판매하지 못하도록 한 규제 조치다. 고객 보호를 강화하고 임직원에 투자상품 판매 절차 준수의 중요성을 강조하기 위해 은행권에서는 신한은행이 처음으로 도입했다.
이 같은 고객중심 경영은 국내 브랜드 파워 수상으로 이어졌다. 신한은행은 지난달 24일 한국능률협회컨설팅(KMAC)에서 주관하는 제23회 한국산업의 브랜드파워(K-BPI) 조사에서 총 3개 부문, 1위를 차지했다. 진 행장의 고객중심 경영철학을 바탕으로 추진해온 브랜드경영 노력 및 경영성과가 인정받아 은행 부문에서 6년 연속 1위 브랜드로 선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