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구태경 기자] 다음달 국내 제조업 경기가 반도체·디스플레이 등의 호조세에 힘입어 상승세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되는 한편, 휴대폰 및 바이오·헬스 업종에선 부진할 것으로 전문가들이 내다본 가운데, 두 달 연속 전문가조사지수가 하락세를 보여 일부 업계서 불안이 야기되고 있다.
산업연구원(KIET)은 지난 25일 국내 주요 업종별 전문가 189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를 바탕으로, 전문가조사지수(PSI, Professional Survey Index)를 발표했다.
PSI는 개별 산업들의 업황을 비롯해 수요·공급·수익여건 등의 항목들을 기업경기실사지수(BSI, Business Survey Index) 산식에 따라 정량화한 수치로, 100을 기준으로 200(최대치)에 가까우면 경기호전, 0(최소치)에 가까울수록 경기악화를 예상하는 지표로 사용된다.
업종별 2021년 5월 경기 전망./그림=산업연구원 제공
이 발표에 따르면, 다음달 제조업 업황은 PSI 124포인트로, 기준 수치는 상회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번달 PSI 지수가 143에서 129로 14포인트 내려간 데 이어, 다음 달 역시 135에서 11포인트 내려가면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내수와 수출 부문에서는 PSI 지수 100 이상을 상회해 긍정적인 수치를 보이고 있지만, 전월과 비교하면 내수는 130에서 120로, 수출은 137에서 130으로 동반 하락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생산도 마찬가지다. 127이었던 전월과 비교해 112로로 하락 전망이 나온다.
그러나 투자액은 121로 전월 수준을 유지할 전망이다.
이는 하락세 원인이 자금력에 기인한 것이 아닌, 부품·소재 등의 부족 및 외부요인으로 인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부문별로는 두 달에 걸쳐 하락세를 보인 정보통신기술(ICT) 부문과 소재부문이 전월에 이어 추가 하락세가 전망되고 있고, 상승세를 보여 왔던 장비 부문도 추락이 예상됐다.
업종별로는 반도체, 가전, 조선, 철강 등이 평균 150의 PSI 지수를 보이며 제조업 경기를 이끌어가는 모양새인 반면, 휴대폰, 화학, 바이오·헬스 등의 업종은 평균 100의 PSI 지수를 보이며 상대적으로 어려운 경기가 예상된다.
특히, 자동차 업종은 3월 조사에서는 142였던 PSI 지수가 5월 조사에서는 108로 나타나는 등, 큰 폭으로 하락했다.
이에 관해 업계 관계자는 “최근 '반도체 쇼크'로 인해 주요 공장들이 생산 차질을 빚어, 이러한 전망이 나온 것”이라고 예상하며 “조속히 시스템반도체 및 주요 부품 공급을 원활하게 하지 않으면, 타 업종에도 여파가 미치게 될 것”이라고 우려를 나타냈다.
[미디어펜=구태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