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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엔지니어링 상장…몸값이 10조원?

2021-04-29 13:53 | 이동은 기자 | deun_lee@naver.com
[미디어펜=이동은 기자]현대엔지니어링이 상장에 나선 가운데 시장에서 몸값을 얼마나 인정받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상장 후 기업가치가 최대 10조원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 가운데 과대평가라는 의견도 나왔다.

29일 투자은행(IB) 등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대엔지니어링은 지난 9일 주요 증권사에 입찰제안요청서(RFP)를 발송하며 상장 절차에 착수했다.

2020년 시공능력평가 기준 상위 10개 건설사./자료=국토교통부



현대엔지니어링은 지난해 기준 시공능력평가 7위(평가액 7조6770억원)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삼성물산을 제외하면 상위 20위 안에 드는 상장 건설사는 △2위 현대건설(10조3953억원) △3위 DL이앤씨(11조1639억원) △4위 GS건설(10조4669억원) △6위 대우건설(8조4132억원) △9위 HDC현대산업개발(6조1593억원) △13위 태영건설(2조6879억원) △18위 계룡건설산업(1조8011억원) △19위 코오롱글로벌(1조7654억원) 등이다. 비상장사로는 △5위 포스코건설(8조6061억원) △8위 롯데건설(6조5158억원) △10위 SK건설(6조1806억원) △11위 한화건설(3조7169억원) △12위 호반건설(3조5029억원) △14위 반도건설(2조2364억원) 등이 있다.

증권업계에서는 현대엔지니어링의 몸값이 10조원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현재 장외에서 거래되고 있는 현대엔지니어링의 주식은 약 100만원 선으로 발행주식 759만5341주를 감안하면 시가총액은 약 8조원에 달하는 것이다. 지난 26일에는 현대엔지니어링의 비상장 주식이 주당 132만원에 거래되기도 했다. 여기에 최근 기업공개(IPO) 시장이 열기를 띠면서 현대엔지니어링이 상장하면 몸값이 10조원까지 높아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은 현대엔지니어링의 지분 11.72%를 가지고 있다.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 개편 과정에서 정 회장이 현대엔지니어링의 지분을 매각해 자금을 확보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현대엔지니어링이 10조원의 가치를 인정받으면 정 회장은 1조원대의 자금을 확보할 수 있다.

반면 ‘10조원’이라는 기업가치는 과대평가 됐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상장 건설사들과 비교해봐도 영업이익, EBITDA(상각전영업이익) 대비 너무 높은 가치로 인정받고 있다는 지적이다. 

현대엔지니어링 실적./자료=현대엔지니어링 사업보고서


현대엔지니어링의 최근 실적을 보면 연결 기준 매출액은 2018년 6조2862억원에서 2019년 6조8011억원, 지난해 7조1884억원으로 늘어났다. 그러나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4537억원에서 2587억원으로 줄었으며, EBITDA(5049억원→2976억원)와 당기순이익(2791억원→1739억원)도 감소하며 부진한 실적을 보이고 있다. 

현대건설의 시가총액은 지난 25일 기준 5조5455억원으로 지난해 영업이익(5490억원)과 EBITDA(7246억원)의 각각 10.1배, 7.7배 수준이다. DL이앤씨의 시가총액은 2조5554억원으로 지난해 영업이익(1190억원)의 21.5배, EBITDA(3089억원)의 8.3배다. GS건설(3조9540억원)과 대우건설(2조9468억원)은 시가총액이 영업이익과 EBITDA의 4.3~5.3배 수준이며 HDC현대산업개발은 3배 수준이다. 태영건설(4901억원)과 계룡건설산업(3050억원)은 1.5~2배, 코오롱글로벌(6189억원)은 영업이익의 3.5배, EBITDA의 2.6배다.

시공능력평가순위 20위 안에 포함된 상장 건설사들의 시가총액은 영업이익의 1.7~21.5배, EBITDA의 1.5~8.3배 범위 안에 들어온다. 같은 기준을 현대엔지니어링에 적용해보면 현대엔지니어링의 시가총액은 지난해 영업이익(2587억원)의 1.7~21.5배 수준인 4398억원~5조5621억원이다. EBITDA(2976억원)를 기준으로 하면 최대 시가총액은 2조4701억원으로 더 줄어든다.

주가순자산비율(PBR·주가를 주당 순자산가치로 나눈 값)로 비교해봐도 유사한 결과가 나온다. 주요 상장 건설사들의 PBR은 지난해말 기준 0.6~1.3배 수준을 보인다. 현대건설은 0.87배, GS건설 0.93배, 대우건설 1.12배, HDC현대산업개발 0.69배, 태영건설 0.83배, 계룡건설산업 0.58배, 코오롱글로벌 1.32배 등이다. 현대엔지니어링의 지난해말 자본총계 3조5581억원을 기준으로 하면 예상 시가총액은 2조637억원~4조6967억원 수준이다. 현대엔지니어링의 실적을 바탕으로 평가했을 때는 최대 전망치인 10조원과는 거리가 있는 모습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통상 건설사가 시장에서 평가받는 기준으로 봤을 때는 10조원이 과대평가된 것으로 보일 수도 있다”며 “기업 평가시 미래가치·기술력·수주능력 등 계량화되지 않는 부분들도 포함되기 때문에 실질 자산가치를 제외하고 나머지 부분들이 과도하게 평가됐는지, 적절히 평가됐는지 봐야한다”고 말했다. 


[미디어펜=이동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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