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홍샛별 기자] 삼성전자가 올 1분기 역대급 실적을 달성했음에도 주가는 여전히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10만전자'에 대한 기대감으로 삼성전자 주식을 담은 투자자들 사이에선 언제쯤 박스권을 탈피할 수 있을지가 주요 관심사다.
삼성전자가 1분기 역대급 실적을 달성하며 주가 향방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삼성전자는 1분기 경영실적을 집계한 결과 매출 65조3885억원, 영업이익 9조3829억원을 달성했다고 지난 29일 공시를 통해 밝혔다.
지난해 동기(매출 약 52조4000억원, 영업이익 6조2300억원) 대비 매출은 18.19%, 영업이익은 45.53% 각각 증가한 수치다.
영업이익 역시 9조원 미만을 예상했던 시장 전망치(컨센서스)를 크게 웃돌았다. 매출 역시 1분기 기준으로는 역대 최대치다.
다만 기대와는 달리 반도체가 저조한 모습을 보였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인한 보복 소비 증가로 스마트폰, TV, 가전 등 세트 부문이 호실적을 이끌었다는 분석이다.
이 같은 1분기 호실적에도 주가는 여전히 박스권을 탈출하지 못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주가는 올해 초인 지난 1월 11일 9만6800원으로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이렇다할 변화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이날 역시 고가 대비 5800원 내린 9만1000원으로 거래를 마무리했다.
종가 기준 삼성전자의 주가가 9만원을 넘어선 건 1월 12일(9만600원)이 마지막이다. 이후 삼성전자의 주가는 단계별로 하락해 현재는 8만원 초반선에 머물고 있다.
시장에서는 지난해 3월 이후 주가가 급등한 피로감에 금리 상승세가 겹치며 조정 기간을 거치고 있는 것이라고 보고 있다. 여기에 지난 2월 미국 텍사스 주 한파로 오스틴 공장이 생산을 중단한 여파가 더해지며 좀처럼 힘을 쓰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다만 여전히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증권업계 관계자들은 입을 모은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주가는 주당 가치의 상승에도 불가하고 전 세계 유동성 감소 등으로 기간 조정을 겪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그러나 미국 등에서 대규모 코로나 지원금 지급이 개시되면서 전 세계 유동성 증감률의 하락이 멈추거나 소폭 상승 전환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송 연구원은 이어 “최근 발생 중인 기관 투자자의 삼성전자 주식에 대한 매도가 어느 정도 일단락되는 시점에서 주가의 재 상승세가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김선우 메리츠증권 연구원도 “삼성전자의 올 2분기 영업이익은 10조3000억원의 완만한 개선을 보인 뒤 4분기까지 지속 증가할 전망”이라면서 “동사 주가와 분기 영업이익의 역사적 동행성을 감안 시, 주가는 하반기 디램(DRAM)판가 가시성이 확보되는 6월부터 본격적 상승이 시현되리라 예상한다”고 전망했다.
김 연구원은 이어 “펀더멘털 외적으로는 특수관계인의 지분 상속과 상속세 재원확보를 위한 추가적인 주주환원책 도출 가능성, 대출 담보 가치 관리 기대감이 단기 주가 상승 동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삼성전자 주가는 4월 마지막 거래일인 30일 오전 11시 5분 기준 8만1700원에 거래되고 있다.
[미디어펜=홍샛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