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어린이집 보육교사 폭행 심리는 어디서 비롯됐나

▲ 성시완 범죄심리학자

인천 어린이집 보육교사는 다음과 같이 어린 아이를 학대하였다고 한다.
“보육교사 양모씨는 사건 당일 점심시간인 오후 12시 50분 아이들 급식판을 치우는 과정에서 음식을 남긴 식판을 발견하자 4살된 여자 아이를 불러 남은 음식을 먹게 한 뒤, 아이가 김치를 뱉어내자, 보육교사가 오른손으로 머리를 한 차례 강하게 내리쳤다.

한편 머리를 때리기 전 보육교사가 계속해서 아이를 잡아 끌어당기고 손을 때리기까지 했으며 이 과정에서 아이는 다리를 배배꼬는 등 이상한 행동을 하였다. 4살된 이 여자 아이는 맞으면서 멀찍이 나가 떨어졌고, 한동안 충격에서 헤어나오지 못해 일어서지 못했다.

보육교사는 아무일 없었다는 듯 식판을 가져갔고 보육교사가 떠난 뒤에는 4살 된 여자 아이가 남은 음식을 다시 주워 먹었다. 한편 이 사건을 지켜 본 같은 또래의 아이들은 보육교사의 폭행에 모두 무릎을 꿇고 앉아 그 모습을 고스란히 지켜보았다”

인천 연수경찰서는 어린이집에 대한 수사에 착수하였고 보육교사 양모씨는 아동복지법상 아동학대 혐의로 구속되었다. 양씨는 CCTV 영상에 찍힌 폭행혐의는 인정하나 상습적 폭행에 대해서는 부인하고 있다. 심지어 최초 조사 과정에서는 “습관을 고치려는 훈계 차원이었다”며 자신의 범죄를 축소은폐하려 하였다. 추가 범행을 추궁하는 과정에서 “아이들을 너무 사랑해서 그런 것이지, 폭행은 아니었다”며 망발을 서슴지 않았다는 사실이 언론을 통해 전해지기도 하였다.

▲ 21일 오전 인천 부평구의 한 어린이집에서 아동학대 혐의를 받고 있는 보육교사 A(25·여)씨가 삼산경찰서로 소환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 /뉴시스

아동복지법에 따르면, 아동학대는 보호자를 포함한 성인에 의하여 아동의 건강․복지를 해치거나 정상적 발달을 저해할 수 있는 신체적․정신적․성적 폭력 또는 가혹행위 및 아동의 보호자에 의하여 이루어지는 유기와 방임이라 정의되고 있다.

아동학대는 현재의 학대피해도 크다 할 수 있지만 그보다도 장래 아동의 정상적 발달을 저해할 수 있는 지극히 위험한 행동이기에 엄중처벌이 필요한 중대범죄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어린이 보육시설에서는 훈육의 한 방법이라는 미명하에 체벌을 비롯한 아동학대가 암암리에 자행되고 있다. 상습적 아동학대가 발생한 어린이집 케이스도 빈번히 볼 수 있다.

심리학적으로 학대받은 아이는 자신의 존재가 무가치하다고 생각하게 된다. 아이는 어린이집 교사가 자신을 신체적, 정신적으로 함부로 다루는 것을 보고는 자신이 그만한 가치밖에 없는 사람이라는 메시지를 받게 된다. 이는 아이에게 평생 정신적 장애인으로 살아가게 만들 만큼의 심각한 후유증을 남기게 된다. 정신적 상처를 받은 아이는 성인들 뿐만 아니라 또래 관계에서도 정상적인 신뢰관계를 쌓을 수 없게 되어 대인관계에 문제가 생길 가능성이 크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학대피해가 또 다른 학대를 초래할 수 있다는 것. 아이들은 부모를 비롯한 어린이집 교사 등 성인들로부터 성인의 역할에 대한 대부분의 것을 배우게 되므로 학대 받은 아이들은 다시 다른 아이들에게 또는 장래 자신의 아이를 가지게 되었을 때 학대를 되풀이 할 가능성이 높다. 소위 학교폭력에서의 ‘피해자-가해자 중첩’ 이론이 그대로 적용될 수 있다.

그렇다면, 인천 어린이집 보육교사는 어떤 심리상태에서 아이들을 학대한 것일까. 인천 어린이집 보육교사의 범죄심리는 어떤 것일까. 단순히 아이들의 부모들에게 발각되지 않을 거라는 안일한 생각에서 그런 상습적 폭행을 계속해 왔던 것일까.

범죄심리학적으로 부모가 친자식을 학대하는 원인에는 다음과 같은 것이 있다. 먼저 부모의 나이가 어리고 안정되지 못하였기 때문에 아동학대를 하는 경우가 있다. 그리고 자녀에 대한 기대가 지나쳐서 어린아이가 가질 수 있는 신체적․정신적 능력 그 이상을 강요하기 때문에 발생하기도 한다.

또 부모들이 자신의 욕구가 충족되지 못하거나 스트레스를 받을 때 이를 해소하기 위해 나약한 아이들을 대상으로 분풀이를 하는 과정에서 아동학대 발생하기도 한다. 부모들의 정서적 욕구 불만이 그 원인이라는 것이다. 아동학대 부모 중 30-60% 정도는 어릴 때 학대받은 경험이 있다고 한다. 알콜이나 약물중독, 정신질환, 우울증 등도 아동학대의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 인터넷 카페 '아띠맘' 회원 100여명이 19일 오전 인천시청 앞 미래광장에서 최근 일어난 '인천 송도 어린이집 원아 폭행' 사건을 규탄하고 재방 방재 대책 마련을 요구하는 집회를 가졌다./뉴시스

인천 어린이집 보육교사 역시 이러한 심리적 요인을 분명 가지고 있었을 것이다. 아이들은 저항할 능력이 없었을테고 그 나이에 맞는 행동을 했을 뿐인데 교사로서 지켜야 할 선을 어느 순간 넘어버렸을 가능성이 높다. 그런 가학적 보육패턴이 상당 기간 지속되어 왔을 수 있다. 그뿐 아니라 보육교사 양씨 자신의 사생활이나 가정생활에서 문제가 있었을 수도 있다. 자신의 정서적 욕구불만이 제대로 해소되지 않은 상태에서 아이들을 스트레스 해소 대상으로 삼았을 수 있다. 더 깊숙이 들여다보면 자신 역시 폭행을 비롯한 피학대 경험이 있었을 수도 있다.

어린이집 보육교사 모두를 범죄자로 몰아가서는 안된다. 그러나 인천 어린이집 보육교사는 명백한 아동학대 범죄자이다. 그녀의 범죄심리가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부모들이 자신의 아이를 학대하는 경우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는게 필자의 시각이다.

어린이집 보육교사는 부모가 없는 빈틈을 메워주는 또 다른 부모여야 한다. 인천 어린이집 보육교사 양씨는 이러한 자신의 역할을 망각하였을 뿐만 아니라 아이들을 정서적 욕구불만의 해소대상으로 삼았다는 문제가 심각하다. 엄중처벌이 필요하고 당연히 그렇게 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의 정신세계를 지배하고 있을 상상 그 이상의 흉악한 범죄심리를 떠올리며 몸서리치고 있는 아빠가 여기 한명 있다. /성시완 범죄심리학자, 범죄학 박사, 죄와벌 연구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