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조한진 기자]문재인 대통령이 10일 “국민의 많은 의견을 듣고 판단하겠다”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사면에 대해 언급했다.
재계에서는 이 부회장의 조속한 경영 복귀가 절실하다는 목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반도체 패권을 두고 미·중간의 힘겨루기가 본격화는 가운데 국가 경제를 고려하면 이 부회장의 역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문 대통령은 이날 취임 4주년 특별연설 후 기자들의 질의응답에서 이 부회장 사면과 관련해 “대통령의 권한이라고 하지만 대통령이 결코 마음대로 쉽게 결정할 사안이 아니다. 충분히 국민의 많은 의견을 들어 판단하겠다”고 말했다.
“경제계뿐 아니라 종교계에서도 사면을 탄원하는 의견을 많이 보내고 있다”고 한 문 대통령은 “지금 반도체 경쟁이 세계적으로 격화되고 있고 우리도 반도체 산업에 대한 경쟁력을 더욱 높여나갈 필요가 있는 것이 분명한 사실이다. 그러나 형평성, 과거 선례, 국민 공감대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재계에서는 이 부회장 사면에 대한 대통령의 전향적 결단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확산하고 있다. 엄중한 글로벌 경제 환경에서 최근 삼성과 이 부회장과 역할이 더욱 강조되는 상황이다.
최근 전 세계적으로 반도체 부족 사태가 심화하면서 반도체는 국가 전략 자산이 되고 있다. 미국은 자국 주도의 반도체 공급망 구축을 추진하고, 중국 역시 반도체 주도권에 대한 의지를 숨기지 않고 있다.
경제 전문가들은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자칫 국내 반도체 산업이 샌드위치 신세가 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특히 전략적 대응이 필요한 상황에서 삼성전자의 의사 결정권자 부재가 뼈아프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는다.
조동근 명지대 경제학과 명예교수는 “미·중간에서 우리가 처신해야할 부분을 봐야 한다. 성장동력도 살려야 한다”며 “상황이 급박하다. (이 부회장에 대한 사면을)긍적적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재계에서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준비하면서 성장동력 확대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이 때문에 국내 경제에서 큰 영향을 차지하는 삼성의 움직임이 중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규모 투자를 통한 기술리더십 확보 등에 있어서 삼성의 결단이 필요한 상황이다.
최근 재계에서는 이 부회장에 대한 사면을 지속적으로 요구하고 있다. 지난달 하순 한국경영자총협회와 대한상공회의소 등 경제단체들은 국내 반도체 산업과 경제 활성화를 위해 이 부회장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종교계와 정치권, 일반 시민들도 청원서, 청와대 국민청원 등을 통해 이 부회장의 경영 복귀를 바라는 상황이다.
재계 관계자는 “이 부회장이 국가 경제에 기여한 부분이 크다. 삼성이라는 그룹의 책임도 맡고 있다”며 “기회가 되면 사면을 하는게 국가 경제을 위해 바람직하다. (대통령이) 심사숙고 해서 빠른 결정을 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조한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