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규태 기자] 취임(4월 8일) 한달이 갓 지난 오세훈 서울시장이 10일 본격적인 조직개편안을 발표했지만 생각대로 될지 미지수다. 집권여당 더불어민주당(109석 중 101석)이 장악한 서울시의회 동의가 필수이기 때문이다.
오세훈 시장의 조직개편안은 박원순 전 시장의 역점사업을 축소하고, 자신의 제 1 공약인 '주택 공급 및 규제 해제'에 초점을 맞췄다.
이와 관련해 서울시는 최근 주택건축본부(2급)를 주택정책실(1급)로 격상하고 도시재생실(1급)을 폐지해 균형발전본부(2급)로 이관하는 내용의 조직개편안을 밝혔다.
시는 "주택공급 및 1인가구 등 시정 핵심사업의 추진력을 확보하기 위해"라며 이같은 내용의 '행정기구 설치 조례 일부개정조례안'을 입법예고했다.
개정조례안에 따르면, 주택정책실은 기존 업무인 신규 주택 도입·운영 및 건축허가 외에 도시재생실의 업무였던 가로주택정비사업계획·재정비촉진지구 시행까지 맡게 된다.
또한 오 시장은 앞서 박 전 시장을 보좌해온 정책·공보·젠더특보를 없앤다. 대신 미래전략특보·정무수석·정책수석을 신설하고 대변인은 개방형 직위로 신규 지정해 공무원이 아닌 인사가 맡을 수 있게 바꾸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5월 6일 서울도시건축전시관 앞에서 열린 '세종대로 사람숲길 개장식'을 마친 뒤 시민들과 함께 인사를 하며 걷고 있다. /사진=미디어펜 박민규 기자
구체적으로 서울시는 이번 조직개편을 통해 공무원 4급 3명, 5급 이사 49명을 늘릴 계획이다.
다만 이 조직개편안이 언제 본격적으로 가동될지는 예단하기 힘들다.
시의회 일각에서는 '원 포인트 임시회'를 열어 처리할 가능성이 나오고 있지만 오는 6월 정례회까지 가서야 검토할 수 있다는 말까지 나온다.
서울시 한 관계자는 11일 본보 취재에 "인사 조직 개편은 시의회 동의가 필수적이라는게 현실"이라며 "미리 최대한 절충해 자세를 낮추는 방향으로 조직개편을 최소화한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그는 "시의회와 대립각을 내세울 필요 없고 인사 하나하나에 있어 경청하는 자세로 지속적인 소통 밖에 답이 없다"고 밝혔다.
익명을 요구한 여당측 A모 시의원은 본보 취재에 "인사는 만사라고 하지만 야당 단체장은 첫 단추부터 꿰매기 힘든게 사실"이라며 "6월 정례회에 가서야 동의 얻을 가능성이 높다"고 관측했다.
그는 "이번 조직개편안은 지난 3월 한시 기구에 관한 성과평가 결과에 따른 것이라고 알고 있다"며 "시의회 입장에서는 지난 한달간 오세훈 시장이 보인 협치 행보와 관련해 부정적으로 보는 인사가 많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 늦어도 다음달 10일 정례회가 열리면 조직개편안이 처리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이어 "불필요한 외부 인사를 최소화하고, 시 공무원 조직의 안정성을 추구해야 한다는게 대다수의 생각"이라며 "남은 1년이라는 임기동안 문제 없이 시장을 잘 보좌할 인사들로 구성해야 한다는게 중론"이라고 전했다.
오 시장은 지난 한달간 1호 공약으로 서울시민들의 지대한 관심을 받고 있는 '주택 공급'에 역점을 두되, 나머지 주요 사업은 완성도를 높이거나 보완하는 방향으로 통합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번 조직개편안이 언제 통과되어 본격적인 시 조직이 가동될지 주목된다. 오 시장의 임기는 이제 1년 남짓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