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 최근 주식시장에서 ‘우선주’들의 등락폭이 커진 가운데, 그 원인이 1년 앞으로 다가온 대선 때문이라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단, '테마주'로 묶인 종목이어도 대권 주자들과의 관계성은 대체로 희박해서 투자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는 지적이 뒤따른다.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들어 우선주들이 매우 큰 폭으로 급등과 급락을 반복하고 있다. 이 중에서도 동부건설우, 동양2우B, 동양3우B, 동양우 등은 최근 들어 연일 상한가를 기록했다. 12일인 이날 코스피가 1% 넘게 하락한 상황에서도 동양2우B, 동양3우B, 동양우 등은 여전히 장중 상한가를 기록 중이다.
이들 종목의 공통점은 ‘윤석열 테마주’라는 점이다. 동양 임원들이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서울대 동문, 법무법인 태평양 근무 등으로 친분이 있다는 게 이유다. 마찬가지로 크라운제과우는 윤석빈 대표이사가 윤 전 총장과 파평 윤씨 종친이란 이유로, 노루홀딩스우는 윤 전 총장의 부인 김건희 씨가 운영하는 '코바나 콘텐츠'의 후원자라는 이유로 테마주에 묶였다.
마찬가지로 대권 후보로 거론되는 이재명 경기도지사 관련주 역시 우선주 중심으로 움직이는 모습이다. 회사 임원이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중앙대 동문이라는 것이 이유로 ‘이재명 테마주’가 된 동부건설우는 최근 들어 연일 상한가를 기록해 주가가 2배 가까이 올랐다.
종목명 뒤에 '우'가 붙는 우선주는 의결권이 없는 대신 배당 등에 있어 보통주보다 우선권을 갖는 주식을 뜻한다. 거래되는 주식 수도 적기 때문에 보통주보다 부각을 받는 경우는 많지 않다. 그럼에도 적은 금액으로도 주가가 쉽게 급등락 한다는 특성 때문에 테마주의 경우에는 우선주들이 먼저 두각을 드러내는 경우가 종종 있다.
문제는 테마주 투자가 매우 위험할뿐더러 대상 인물과의 실제 관련성이 매우 희박하다는 점이다. 실제로 대권 주자들과 관련이 있어서라기보다는 투자자들 사이에서 ‘관련이 있다는 인식’이 생기면 테마주로 묶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즉, 테마주를 빌미로 한 '머니게임' 양상이 짙다는 의미다.
그렇기 때문에 금융당국은 선거철마다 기승을 부리는 테마주들의 움직임에 매우 민감하다. 특히 우선주들에 대해 금융위원회는 작년 10월부터 우선주의 진입 기준을 50만주에서 100만주로 늘리고, 시가총액 기준을 20억원에서 50억원으로 상향 조정하는 조치를 취했다. 이상급등 우선주에 대해서는 매수 주문 시 홈트레이딩시스템(HTS) 등을 통해 ‘경고 팝업창’ 등을 노출하는 방침도 시행하고 있다.
이러한 조치에도 불구하고 ‘우선주+테마주’가 맞물린 최근의 급등락은 좀처럼 잦아들지 않는 모습에 시장 안팎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뉴욕증시 급락으로 코스피도 하방 압박을 받으면서 상승 기대감이 테마주‧우선주로 몰리는 모습”이라면서 “거래 물량이 적어 투기 세력의 시세 조종이 상대적으로 용이하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미디어펜=이원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