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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가탄신일 기획] 충청의 ‘대사찰’, 예산 수덕사를 가다

2021-05-19 10:25 | 윤광원 취재본부장 | gwyoun1713@naver.com
[미디어펜=윤광원 기자] 충남 예산군 덕산면 덕숭산 기슭에 있는 수덕사(修德寺)는 대한불교 조계종 제7교구의 본사이자, 우리나라 5대 총림 중 하나인 덕숭총림(德崇叢林)으로, 충청을 대표하는 대사찰이다.

총림이란, 스님들의 참선수행 도량인 선원, 불경 교육기관인 강원, 계율 전문기관인 율원을 모두 갖춘 종합 수행사찰을 말한다. 

과거엔 조계종에서 해인총림 해인사, 영축총림 통도사, 조계총림 송광사 및 수덕사에만 있다가, 1996년 고불총림 백양사, 2014년 금정총림 범어사와 팔공총림 동화사 및 쌍계총림 쌍계사가 추가됐다. 

이는 수덕사가 전국적으로, 어느 정도의 위상을 지닌 사찰인지를 잘 말해준다.

33개 관음성지(觀音聖地)의 하나인 수덕사는, 불교 신자가 아니더라도 국민들 대부분이 잘 아는 절이다.

수덕사는 현존하는, 백제 때의 고찰로 알려져 있다.

정확한 문헌기록은 없으나, 학계에서는 백제 위덕왕(威德王. 554~597) 재위 시에 창건된 것으로 추청하고 있다.

특히 고려 충렬왕때인 1308년 지어진 수덕사 대웅전(국보 제49호)은 영주 부석사 무량수전과 함께, 현재 남아있는 국내 최고의 목조건물 중 하나로 국사교과서에 기록돼 있다.

국보 제49호 수덕사 대웅전/사진=미디어펜



구한말 경허, 일제 때 만공스님이 주석하며, 근대 한국불교 선풍 진작에 앞장선 곳이기도 하다.

수덕사 입구에는 '덕숭산덕숭총림수덕사'라는 한글 현판이 걸린, 웅장한 산문이 있고, 한자 현판을 단 일주문은 좀 더 가면 만날 수 있다.

이어 금강문, 사천왕문, 황하정루, 대웅전이 일직선으로 배치돼 있고, 중간에 7층 석탑과 석등, 범종각과 법고각이 있으며, 대웅전 앞에는 신라말-고려초의 작품인 3층 석탑이 배치됐다.

대웅전(大雄殿)은 고려시대의 대표 건축양식인 '맞배지붕', '주심포' 기둥을 갖춘 정면 3칸, 측면 4칸의 장엄한 규모다.

세월의 흔적이 느껴지고 '고졸'한 아름다움을 자랑하는, 조형미가 뛰어난 작품으로 평가된다.

대웅전 뒤 왼쪽에는 관세음보살을 만날 수 있는 관음전, 관음보살이 현신했다는 '관음바위'와 청동 및 석조 관음상이 있고, 오른쪽은 명부전이다.

수덕사 주변에는 딸린 암자도 많다.

능인선원이 있는 정혜사(定慧寺)를 비롯해 만공스님이 세운 비구니 참선도량 견성암, 일제 때 여류문인 김일엽이 스님이 되어 주석한 환희대, 선수암 및 극락암 등 비구니 암자들이다. 

한편 일주문 옆에 있는 수덕여관은 고암 이응노(李應魯) 화백이 머물던, 초가집 고택이다.

수덕여관 고암 이응노 화백이 머물던 방/사진=미디어펜



일제 때부터 있던 유서 깊은 여관인데, 입구엔 '수덕사선미술관' 현판이 걸려있고, 고암선생이 머물던 방이 있다. 마당에는 고암과 수덕사의 인연을 알려주는 안내판이 보인다.

국내 최초의 여류화가였던 나혜석이 친구인 김일엽을 따라와 당시 이 여관에 머물렀는데, 고암은 그녀의 수제자란다.

고암은 나혜석이 떠난 후에도 아예 이 건물을 구입했고, 한국전쟁 때 피난처였으며, 1959년 프랑스로 떠날 때까지 여기서 작품활동을 했다.

고암 부부가 세상을 떠난 후 이 집은 예산군이 복원했는데, 그 기념석 아래엔 고암이 건립을 염원했던 수덕사선미술관도 있다.

정갈한 산사, 수행과 예술과의 만남, 그것이 인생인가보다.

부처님오신날 수덕사는 너무 번잡하다. 주말도 좀 그렇다. 절의 참 맛을 느끼려면 평일이 좋다.



[미디어펜=윤광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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