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륵’ 태양광사업, 국내기업 손 뗀다

[미디어펜=류슬기 기자] 태양광 산업이 유가 하락의 직격탄을 맞고 있는 가운데 업계 구조조정이 본격화하고 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OCI·SK이노베이션·LG화학 등 국내대표 태양광사업체들이 태양광사업에서 철수하거나 투자를 늦추고 있다.

▲ 사진=뉴시스 자료사진

국제유가가 40달러대에 진입하면서 태양광발전이 가격경쟁력을 잃고 있어 기업의 생존을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으로 분석된다. 태양광 산업에서 경제성을 확보할 수 있는 국제 유가 수준은 80달러로 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이에 따라 한화그룹을 제외한 국내 태양광사업 대표기업들은 태양광사업 규모를 축소하거나 투자를 유보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 2011년 헬리오볼트 지분을 5000만 달러에 인수한 뒤 투자해 왔으나 최근 업황 부진으로 주력사업인 정유사업이 대규모 적자를 기록하자 결국 청산 절차에 들어갔다.

SK이노베이션은 헬리오볼트 지분 535억 원과 운영자금 139억 원 등 680억 원의 손실을 감수하면서까지 태양광사업에서 그만큼 태양광사업 전망이 당분간 좋지 않을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삼성그룹도 태양광사업을 정리하는 과정에 돌입했다. 삼성정밀화학은 지난 2011년 설립한 폴리실리콘 생산법인인 SMP를 지난해 합작 파트너인 선에디슨에 매각했다.

삼성SDI는 국책과제인 CIGS(구리 인듐 갈륨 셀레늄) 박막 태양전지 제조기술을 개발해 왔으나 양산라인 투자를 앞두고 포기했다.

LG그룹도 그동안 태양광사업에 적극적이었으나 최근 들어 속도를 늦추고 있다. LG화학은 지난해 11월 태양광사업을 경영 환경악화를 이유로 들어 폴리실리콘 신규투자를 보류한다고 밝혔다.

앞서 LG화학은 지난 2011년 태양광패널 소재인 폴리실리콘을 생산하는 공장을 전남 여수에 설립하기로 하고 4900억 원 규모의 투자 계획을 내놓은 바 있다.

OCI 역시 지난해 전북 군산과 새만금 간척단지에 설립할 예정이었던 제5공장 투자를 보류했다. OCI는 태양광 업황을 당분간 지켜본 뒤 투자 재개를 결정하기로 했다.

대신 OCI는 비 태양광 부문인 석탄화학 산업을 강화하는 전략을 펼쳤다. OCI는 지난해 12월20일 중국 마안산강철그룹과 손잡고 35만톤의 콜타르 정제가 가능한 석탁화학법인인 '마 스틸-OCI 케미칼'을 설립해 연간 콜타르 정제능력을 118만톤으로 늘렸다.

저유가로 불확실성이 커진 태양광 부문에 신규투자를 하는 것보다 석탄화학 사업에서 안정적인 수익을 내는 전략을 택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