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 최근 국내 주식시장에서 기업인수목적회사인 스팩(SPAC) 종목들이 뚜렷한 원인 없이 급등락을 반복하는 패턴을 보이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가상자산 투자시장에 육박하는 변동성 장세가 펼쳐지면서, 뇌동매매에 대한 위험성을 경고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스팩(SPAC) 종목들이 주식 투자자들 사이에서 큰 화제가 되고 있다.
명확한 원인 없이 급등락을 반복하는 모습도 흔히 관찰된다. 예를 들어 지난 2일 'SK4호스팩'은 전일 대비 가격제한폭(-29.91%)까지 폭락한 2355원에 거래를 끝냈다. 3일인 이날도 3% 정도의 낙폭을 보이고 있다.
'SK6호스팩'(-29.89%) 역시 하한가를 기록했고, '하이제6호스팩'(-19.04%), '유진스팩6호'(-17.36%) 등은 하루 전인 지난 1일 하한가까지 떨어진바 있었다.
이날 하루에만 10% 이상 낙폭을 기록한 스팩 종목은 총 15개 종목에 달했다. '삼성스팩4호'의 경우는 지난 1일 ‘투자경고종목’으로 지정돼 하룻동안 거래가 중단되기도 했다.
스팩 종목들이 시장의 관심을 받은 것은 대략 지난달부터다. 이 기간 스팩의 주가 상승률은 매우 높았다.
SK증권 자료에 따르면 현재 상장돼 있는 59개 스팩들의 5월 평균 수익률은 35.5%로 집계됐다. 올해 들어 지난 4월까지 누적 평균 수익률이 6.9%이었음을 볼 때, 한 달 만에 폭발적인 상승세를 기록한 것이다.
스팩은 비상장기업 인수합병을 목적으로 하는 서류상 기업을 뜻한다. 증권사가 신주를 먼저 발행해 공모자금을 모아 주식시장에 신규 상장한 뒤 3년 이내에 비상장기업을 인수합병 하는 방식으로 투자가 진행된다.
즉, 스팩 주주는 기업의 인수합병(M&A)에 간접적으로 참여하게 되는 셈이다.
따라서 최근의 스팩 열풍은 기업공개(IPO) 시장의 열기가 옮겨 붙은 것으로 일단 예측해 볼 수 있다. 신규 상장주들에 대한 관심이 워낙 뜨거워 엄청난 유동성이 형성된 상태라 스팩 종목 투자에 대한 투자자들도 그만큼 많아졌다는 의미다.
작년 미국 시장에서 스팩 열풍이 일면서 그 열기가 한국 시장으로 옮겨왔다는 분석에도 설득력이 있다.
문제는 급등락을 반복하는 스팩 종목들에 합병 등의 직접적 이유가 없는데도 주가가 널뛰는 경우다. 이 경우는 스팩주들의 당초 취지와는 관계없이 ‘폭탄 돌리기 장세’가 연출될 수 있어 우려가 뒤따른다.
업계 한 관계자는 “다양한 종목에 대한 관심이 느는 것은 환영할 만한 일이지만, 합병 뉴스가 없는 스팩 종목들까지 주가가 뛰는 데에는 석연치 않은 부분이 있다”면서 “스팩의 경우도 다른 종목과 마찬가지로 시세조종의 대상이 되는 경우가 있으므로, 투자시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미디어펜=이원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