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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차, 자구안 찬반투표 시작…'마지막 희망 불씨'

2021-06-07 13:16 | 김태우 차장 | ghost0149@mediapen.com
[미디어펜=김태우 기자]쌍용자동차의 운명을 가를 '자구 계획안'에 대한 조합원 투표가 시작된다. 이번 찬반투표로 모든 것이 완료되는 것은 아니지만 법정관리가 시작된 쌍용차의 첫 단추가 이번 찬반투표다. 이에 원활한 진행을 위해서는 이번 투표결과가 중요하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이후에도 현안이 산더미처럼 쌓여있다. 당장 이달 말 '청산과 매각'이라는 또 하나의 고비도 넘어야 한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쌍용차 노조는 경영정상화를 위한 노사특별합의에 대해 이날 오후 3시40분~5시40분 야간조 투표, 8일 오전 7시~9시 주간조 투표를 진행한다. 노조는 이에 앞서 지난 2일부터 평택, 정비지부, 4창원지부에서 조합원을 대상으로 자구안에 대한 설명회를 진행했다.

쌍용자동차 평택공장 정문. /사진=쌍용차 제공



쌍용차 자구안은 기술직 50%, 사무직 30% 인원에 대해 무급휴직을 시행하고, 1년 후 차량 판매 상황을 고려해 1년 더 무급 휴직을 연장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기존에 진행 중이던 임금 삭감과 복리 후생 중단 기간도 2023년 6월까지 2년 더 연장한다. 임원 임금은 이달부터 20% 더 삭감해 40% 줄이기로 했다.

쌍용차는 미지급 급여와 연차수당, 임금 삭감분 등은 회생절차가 끝난 후 순차 지급키로 했다. 아울러 부품센터 등 부동산 4곳을 한국자산관리공사를 통해 매각한 후 빌려쓰는 방안도 자구안에 포함시켰다.

또 임금협상을 제외한 단체협상 변경 주기를 기존 2년에서 3년으로 바꾸고, 경영정상화 때까지 임금 인상을 자제하는 한편 파업을 진행하지 않는다는 내용을 자구안에 담았다.

쌍용차는 2009년 쌍용사태와 같은 대량해고 사태를 피하면서 회사를 생존시키기 위한 고심을 거쳐 자구안을 마련했다.

고강도의 자구노력을 통해 재무구조를 개선해야 인수의향자들의 쌍용차 인수의지를 높일 수 있지만 자칫하다가는 많은 인명이 희생된 2009년 사태가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로 인적 구조조정을 제외했다.

이에 일부에서는 쌍용차가 내놓은 자구안에 실효성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지난해 쌍용차 매출은 2조9000억 원 수준, 회사 임직원 규모만 4700명이 넘는다. 이보다 매출이 더 많은 르노삼성(약 3조4000억 원) 임직원 약 4000명보다 오히려 쌍용차 임직원이 약 18% 더 많다.

규모줄이기가 관건인 자구안에 인적 구조조정이 빠지며 이 같은 의견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쌍용차가 그동안 보여준 혁신적 노사문화를 고려하면 이같은 고통분담은 적절하다는 여론이 많다. 

지난 2009년 쌍용차 사태 당시 해고당한 노동자들이 지난해 5월까지 단계적인 복직했다. 여기에 사 측과 고통 분담을 위해 이 회사 노사는 '11년 연속 무분규 임단협 타결'이라는 기록도 보여줬다.

올해 들어 경영난이 시작되자 임금의 50%만 받는 등 조합원 대부분이 충분히 고통 분담에 나서고 있다. 단순하게 매출과 직원 규모를 비교해서는 안 된다는 의견이 나오는 이유다. 

인원이 적다고 노사갈등이 적은 것이 아닌 만큼 지금까지 쌍용차 임직원들이 보여준 회사를 위한 헌신은 높이 평가해줘야 한다는 것이다. 

다만 자동차 업계에서는 고정비 절감을 포함해 쌍용차가 몸집 자체를 최대한 줄이는 게 매각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이라는 게 공통된 의견이다.

자칫 자구안부터 부결되면 정부 차원의 지원은 물론, 법원의 회생 결정에도 부정적인 영향이 불가피하다. 쌍용차는 조합원 투표결과가 중요한 이유다.

투표결과 가결안이 나오면 쌍용차는 이를 법원에 제출한다. 이후부터 풀어야 할 현안이 줄줄이 이어진다. 법원은 이를 포함한 여러 자료를 검토해 쌍용차의 회생(매각) 또는 청산을 결정한다.

앞서 2009년 쌍용차 사태 당시 법원은 "청산가치보다 존속(매각)가치가 더 크다"라는 조사결과를 앞세워 법정관리를 지속했다.

이번에도 이를 결정할 조사위원단이 현재 조사를 진행 중이다. 조사보고서 마감 기한은 오는 30일이며 법원은 이 보고서를 근거로 쌍용차의 청산 또는 존속(매각)을 결정한다.

청산 대신 매각이 결정되면 쌍용차는 즉각 매각 주간사를 선정한다. 이후 △인수의향서 접수 △예비 실사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등을 진행할 예정이다.

유력투자자였던 HAAH오토모티브는 여전히 투자 의향을 지닌 것으로 전해지고 있고 이밖에 국내 전기차 제조업체 2곳과 사모먼드 1곳 역시 인수 의사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한 관계자는 "고용 확대 정책이라는 명목의 사실상 정부의 압박에 밀려 기존 순차적인 플랜을 무시하고 무리하게 해고자들을 복직시키며 문제가 시작됐다"며 "정부의 기대에 부응해왔던 쌍용차를 이제는 정부가 지원해줘야 할 때"라고 조언했다. 


[미디어펜=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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