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백지현 기자]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비대면 거래가 더욱 확산되면서, 시중은행의 점포 통폐합이 가속화되고 있다.
은행의 점포 축소는 비대면 금융의 활성화로 생존과 직결된 불가피한 현상이라는 분석이다. 그러나 점포가 없어지면서 고령층 등 디지털 취약계층의 금융 소외 현상이 심화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8일 금융권 및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시중은행은 올해도 점포 통폐합을 추진한다. 4대(KB국민‧신한‧하나‧우리) 시중은행은 오는 9월까지 80곳의 영업점을 축소할 계획이다.
지난해 폐쇄된 점포는 236곳에 달한다. 국민은행이 83개, 신한은행 21개, 하나은행 74개, 우리은행 58개를 각각 점포를 줄였다.
은행권의 점포 폐쇄 속도도 점점 빨라지고 있다. 실제로 지난 2018년 한 해 동안 줄어든 점포 수는 23개에 달했지만, 2019년 57개, 2020년 304개로 급증했다.
점포 폐쇄 속도가 점점 빨라지면서, 금융당국이 디지털 취약계층의 금융 소외를 방지하기 위해 은행 점포 폐쇄 절차를 강화했다.
실제 금융당국은 올해 초 ‘은행업 감독업무 시행세칙’을 개정해, 은행의 점포 폐쇄와 관련된 정기 보고와 공시를 강화했다. 은행이 점포를 폐쇄하려면 외부 전문가가 참여한 영향평가를 당국에 보고하고, 점포 폐쇄에 따른 고령자 전용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등 대체 수단을 마련해야 한다.
당국이 지속적으로 은행권 점포 폐쇄 문턱을 높이고 있지만, 비대면‧디지털 금융이 대세가 된 상황에서 생존과 직결된 은행권으로서는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특히 코로나19 사태가 더해져 비대면 거래 금융이 크게 늘면서, 인력 및 점포 유지비용을 들여가면서까지 점포를 가지고 있을 이유가 사라진 것이다.
한국은행이 지난해 내놓은 ‘상반기 인터넷뱅킹 서비스 이용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인터넷뱅킹 중 모바일뱅킹 일평균 이용 건수 및 금액은 1033만건, 9조원으로 나타났다. 전년 대비 각각 18.8%, 45.2% 증가한 것으로 이용액 증가폭은 2조8000억원에 달한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디지털 금융 취약계층의 금융 소외를 해소할 수 있는 방안 마련에, 은행도 고민이 크다”면서도 “비대면 디지털 금융의 확산 속도를 감안할 때, 점포 축소는 어쩔 수 없는 생존과 직결된 선택”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백지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