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변탁 생명수한의원장 |
수족냉증은 왜 발생할까? 현재까지는 한 마디로 정확히 집어서 설명할 수 없다. 추위자극에 교감신경이 예민하게 반응, 손발의 말초 모세혈관이 수축해서 생긴다는 자율신경 실조설, 감각기의 이상, 호르몬 이상설, 스트레스 등이 주된 이유로 거명된다. 대체로 마른 사람에게 많고, 남성보다 여성에서 1.5배 많이 발생하는데, 이는 임신과 출산, 폐경을 경험하면서 호르몬 변화가 크다는 점, 체질적으로 남성에 비해 지방은 많고 근육량이 적어서 혈액이 끝까지 돌기 힘들다는 점 등에서 기인한다고 할 수 있다.
서양의학적으로 레이노 증후군의 경우와 비견되기도 한다. 레이노 증후군은 추위나 스트레스로 혈관이 과도하게 수축되어 처음엔 손이 하얗게, 파랗게 변하다가 나중엔 붉게 변하면서 시림, 통증, 소양감을 동반하는 증상을 말한다. 또한 류머티스 관절염, 추간판탈출증, 말초신경염, 손목터널증후군, 갑상선 기능저하증 등도 수족냉증을 일으키는 질병으로 자주 인용되기도 한다.
수족냉증을 호소하는 환자들은 상당수가 어지럼증, 빈혈, 위장장애, 정신신경증상, 관절질환, 산후풍, 생리통, 성기능 장애 등 합병증을 호소하며, 자궁근종, 난소낭종등 각종 종양에 이환될 위험도 더 크다고 하겠다.
수족냉증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우선 손발과 몸을 따뜻하게 하기 위해 얇은 옷을 여러 겹 입도록 하고 따뜻한 물을 사용하고 반신욕을 자주 한다. 흡연은 혈관을 수축시키므로 절대 금한다. 혈액순환을 촉진시키기 위해 주3회 이상 유산소운동을 하는 것이 좋다. 혈관의 동맥경화를 피하기 위해 고지방음식 대신 불포화지방산을 함유하고 있는 어류등을 자주 섭취하도록 한다.
한의학에서는 수족냉증의 원인에 대해, 과도한 스트레스로 인해 기혈순환이 안되어 나타나는 간기울결증(肝氣鬱結證), 몸의 근본적 대사 에너지가 부족해서 생기는 신양허증(腎陽虛證), 위장의 흡수력이 떨어져 손발 말초로 따뜻한 기운을 보내주지 못하는 비위허랭증(脾胃虛冷證) 등으로 나눠서 설명한다.
한방적으로 우선 추천할 수 있는 치료는 침과 함께 쑥뜸치료이다. 족삼리, 삼음교, 태충등 손발의 경혈점에 부착하는 것과 함께 배꼽아래부위에 왕뜸을 30분이상 시술하는 것이 좋다. 또한 외음부에 직접 쑥 등의 김을 쐬는 좌훈요법도 각광을 받고 있다. 배에다가 핫팩을 10-30분씩 부착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수족냉증에 쓸 수 있는 한약재는 여러 가지가 있다. 쑥, 인삼, 계피, 생강, 꿀 같은 약재를 적절히 섞어 장복하면 큰 도움이 된다. 위장이 차가워 소화가 안되고 대변이 무르면서 손발이 찰 때는 백출, 건강을 섞어 장복하는 게 좋고, 하복부가 차고 생리통이 있거나 냉이 나오면서 손발이 찬 경우엔 쑥과 익모초를 배합해서 복용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전문적인 한약치료도 큰 도움을 준다. 몸 전체가 차가운 양기부족인 경우엔 사역탕, 이중탕 등을 투약하고, 몸 자체는 따뜻한데 순환이 안되어 손발만 찬 경우엔 사역산, 어혈이 원인이면 당귀작약산에 오수유, 생강 같은 약을 주로 처방한다. 부자나 오수유, 세신 같은 한약재도 도움이 되지만, 이런 약은 위험성이 크며, 정확한 원인 및 체질과 관련하여 한의사의 정확한 진단이 선행되어야 효과를 볼 수 있다. /최변탁 생명수한의원장, 미디어펜 객원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