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유진의 기자]더불어민주당이 집값 안정화를 위해 자칭 '엄청난 공급대책'을 내놨지만 시장 반응은 냉랭하다.
특히 핵심 대책인 '누구나집' 프로젝트의 경우 일반적인 분양전환형 임대주택과 달리 최초 공급가격으로 집을 살 수 있다는 점에서 서민들에게 매력적일 수 있지만, 안정적인 주택공급의 모델로 보기는 어렵다는 평가다.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사진 좌측)와 김진표 부동산특별위원회 위원장이 지난 12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부동산특위 1차회의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사진=민주당 제공
10일 더불어민주당과 업계에 따르면, 부동산특별위원회는 이런 내용을 담은 ‘서민·무주택자의 내 집 마련을 위한 수도권 주택 공급방안’을 발표했다.
특위는 집값의 10%만 내면 살 수 있는 주택(‘누구나집’)을 인천 검단과 경기 안산, 화성, 의왕, 파주, 시흥 등에서 1만여가구를 공급하기로 했다. 양주 파주 평택 화성 등 2기 수도권 신도시 일부 지역의 유휴용지를 주택용으로 바꿔 5800여가구도 추가로 내놓기로 했다.
해당 지역과 규모는 △인천 검단(4225가구) △안산 반월·시화(500가구) △화성 능동(899가구) △의왕 초평(951가구) △파주 운정(910가구) △시흥 시화 MTV(3300가구) 등 인천·경기 6개 지역에 총 1만785가구다. 오는 2022년 초부터 분양을 추진할 계획이다.
누구나집은 송영길 대표가 과거 인천시장 재직 당시 추진해온 것으로, 무주택자와 청년, 신혼부부 등이 대상이다.
집값의 6~16%를 내면 입주한 뒤 10년 동안 시세의 80% 수준의 임대료를 내며 거주하다가 10년 뒤에는 입주 때 확정된 최초 집값으로 분양받는 주택이다. 분양 후 발생하는 시세차익은 사업주와 입주자가 공유할 수 있다.
송 대표가 인천시장 재직 시절 도입한 ‘누구나집’ 가운데 가장 최근 모델은 2018년 조합원을 모집한 영종도 미단시티에 있다.
문제는 소유자와 사업자 모두에게 낮은 수익성과 장기간에 걸쳐 수익을 환수해야 한다는 점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업계에서는 이번 대책이 저소득층들의 ‘내집마련’을 위해 긍정적인 부분은 있다면서도 부동산 시장 안정 등 실효성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시각이다. 이익을 공유한다는 취지부터가 문제점으로 작용하고, 대부분 입지가 사전청약을 앞둔 3기 신도시보다 열악하다는 평가다.
특히 수익이 발생할 경우 소유자와 사업자가 공유해야 하는데, 수익성 저하가 있을 때에는 리스크도 적지 않다.
이번 누구나집 사업에는 사업시행자의 사회적책임이 강화되는데 시행자는 분양전환 시까지 투자금(전체 사업비 5% 이상)과 시행자 이익(전체 사업비 10%)을 회수하지 않아야 한다.
또 집값이 떨어졌을 경우 우선적으로 충당해야 한다. 예를 들어 확정분양가 5억원으로 계약했다면, 10년 후 집값이 떨어지더라도 4억2500만원까지는 사업시행자가 본인의 투자분(5%)과 이익분(10%)으로 보전해야 하는 것이다. 결국 사업주나 국가·공공에서 리스크를 대신 떠맡아야 한다는 얘기다.
이와 함께 부지 확보도 사업의 성패를 좌우하는 핵심이다. 미단시티 ‘누구나집’은 인천도시공사 소유 부지를 협동조합이 저렴하게 구입하면서 시작할 수 있었다. 부지를 확보하는 과정에서 사실상 공공자금이 투입된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8년 후 분양을 고려하다 보니 84㎡ 기준으로 주변보다 3000만~4000만원 비싼 3억 4900만원에 책정돼 논란을 빚기도 했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곧 청약이 시작되는 3기신도시보다 입지가 떨어지고, 특히 현재 상황에서 2기신도시 중에서 비교적 안좋은 곳으로 평가되기 때문에 수요자들의 관심을 끌기는 어려워 보인다"며 "게다가 정부의 오락가락하는 공급대책에 수요자들의 혼란만 가중시킬 수 있고, 시장 안정화에 기여하기 보다 '민신 식히기용'으로 보는 시선도 있다"고 말했다.
[미디어펜=유진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