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동은 기자]대우건설 매각 작업이 본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새 주인이 누가 될지 건설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여러 인수후보자가 거론되는 가운데 중흥그룹과 DS네트웍스의 2파전이 유력해지는 분위기다.
2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대우건설의 최대주주인 KDB인베스트먼트는 대우건설 인수에 관심을 보이는 원매자들에게 25일까지 구체적인 제안서 제출을 요청했다. 매각 대상은 KDB인베스트먼트가 보유하고 있는 대우건설 지분 50.75%다. 예상 매각가는 경영권 프리미엄 등을 고려해 약 2조원으로 추산되고 있다.
현재 인수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곳은 DS네트웍스, 중흥그룹, UAE 아부다비투자청, 사모펀드 한앤컴퍼니 등이다. 인수에 관심을 보이는 후보자들이 많이 나오는 것은 대우건설의 실적이 개선되고 있으며 유동성이 풍부한 현재가 매각 적기라는 분석이다.
앞서 2018년 호반건설은 대우건설 인수를 추진했지만 3000억원 규모의 해외 부실이 드러나면서 포기한 바 있다. 이후 대우건설의 해외 부실 리스크는 줄어들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으며, 주택시장 호황이 이어지면서 실적도 개선되고 있다. 대우건설의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8조1367억원, 5583억원이다. 매출액은 2019년보다 6%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53.5% 증가했다. 여기에 주택 분양이 늘어나고 수익성이 높은 해외 사업장이 착공되면 성장세를 보일 것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부동산 시행사 DS네트웍스는 사모펀드 스카이레이크에쿼티파트너스, 인프라 투자사 IPM과 대우건설 인수를 위한 컨소시엄을 구성했다. 시공 부문이 취약한 DS네트웍스가 대우건설을 인수하게 되면 시행과 시공 모두 가능한 종합 부동산 디벨로퍼로 도약할 수 있다.
중흥건설은 호남 지역 기반의 건설사로 중흥그룹 내 시공능력 평가 15위의 중흥토건과 35위 중흥건설이 있다. 앞서 정창선 중흥그룹 회장은 기자간담회에서 대기업 인수를 통해 재계 서열 20위 안에 진입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현재 중흥그룹의 자산 규모는 9조2070억원으로 재계 서열 47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재계 42위(9조8470억원)의 대우건설을 인수하게 되면 약 20위권에 진입하게 된다.
중흥그룹 입장에서 대우건설 인수는 전국구 건설사로 자리 잡을 좋은 기회다. 광주·전남권역을 기반으로 성장한 중흥그룹은 최근 서울에서 소규모 정비사업을 수주하는 등 수도권 진출을 꾀하고 있지만, 낮은 브랜드 인지도와 자금조달 능력 부족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시공능력평가 순위 6위에 올라와 있는 대우건설을 인수하게 되면 대우건설의 아파트 브랜드 ‘푸르지오’를 통해 주택사업을 확장할 수 있으며, 해외 사업으로의 포트폴리오 다각화도 가능해진다.
중흥건설 관계자는 “재무적투자자(FI) 없이 그룹 자본으로 인수에 나서는 전략적투자자(SI)로서 대우건설을 인수하게 되면 장기적으로 동반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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