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유진의 기자]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부재정부 장관에 이어 한국은행까지 부동산 시장의 집값 거품을 경고했음에도 시장은 여전히 상승 기대감이 꾸준한 모양새다. 심지어 기준금리 인상까지 가시화되고 있는 가운데에도 집값, 전셋값은 지속 상승세다.
25일 건설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한은이 발간한 '2021년 상반기 금융안정보고서'에는 "주택가격이 장기추세와 소득대비 비율(PIR) 등 주요 통계지표를 통해 평가할 경우 서울지역을 중심으로 고평가 됐다"고 진단했다.
코로나19 위기 극복 이후 주택 가격이 상승한 다른 국가에 비해서도 최근 국내 주택가격 상승 속도는 과도하다는 분석이다.
이와 함께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지난 3일 "서울 아파트 가격이 물가상승률을 배제한 실질가격 기준으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조정을 받기 이전 수준의 과거 고점에 근접했다"고 말한 바 있다.
1분기 서울지역 아파트 매매가격 지수(KB국민은행)는 2019년 1월을 100으로 놓고 봤을 때 114.8로 장기추세(106)보다 높다.
또 서울지역 소득대비 주택가격 비율(PIR)도 17.4로 2012년 1분기~2021년 1분기 평균(10.7)보다 높은 편이다. 서울지역 PIR은 2017년 2분기 10.2로 두 자릿수를 기록한 후 가파른 오름세다.
코로나19 위기 이전인 2019년 4분기와 지난해 4분기를 비교한 소득 대비 주택가격 비율(PIR)도 112.7%로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최고 수준을 나타냈다. 이는 스페인(106.3%), 독일(106.9%), 미국(106.6%), 영국(106.5%), 프랑스(104.8%),일본(99.5%), 호주(99.2%) 등 다른 OECD 국가들을 크게 웃돈다.
하지만 한은과 금융권의 우려와는 달리 부동산시장 지표는 여전히 집값상승의 기대감을 보이고 있다.
재건축 이슈로 한층 달아오른 서울의 지난주 아파트값은 2019년 12월16일(0.2%) 이후 가장 높은 0.12%를 기록했다.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이슈에 수도권 아파트값 상승폭도 덩달아 오르며 전주보다 0.03%포인트(p) 오른 0.34%를 기록했다. 이는 부동산원의 주간통계 후 최고치다.
이에 호응하듯 지난주 14일 기준 서울의 주간 매수우위 지수(주택가격심리지수)는 14일 기준 97.7의 기록을 세웠다. 지난달 10일 86.1 이후 5주 연속 상승세다. 내놓기보다는 더 매입하려는 심리가 클수록 100보다 비싼 값이 산출된다.
전문가들도 간접적인 금리변수보다 국내 부동산 호재가 더 직접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고 내다봤다.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지난 21일 기준 아파트 가격동향조사에 따르면 수도권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0.34%)보다 0.01%포인트 오른 0.35%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관련 통계를 작성한 2012년 5월 이후 최고치다. 경기 지역 상승률은 지난주 0.43%에서 0.44%로 상승폭이 커졌다. 부동산원 관계자는 “서울은 구축 단지와 교통 개발 기대감이 큰 역세권 위주로 올랐다”고 분석했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GTX-C노선 사업이 가시화되면서 수요자들이 실질적인 호재에 이끌리고 있는 상황"이라며 "특히 해당 노선 정차역에 포함될 가능성이 높은 지역 위주로 아파트값이 크게 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미디어펜=유진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