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지법, 외환은행 노조 가처분신청 제기…조기통합 절차 중단 명령
[미디어펜=김재현기자] 하나-외환은행간 조기합병이 멈춰섰다. 최근 신제윤 금융위원장이 하나·외환은행 통합에 대해 "더 이상 기다릴 시간이 없다"고 밝힌 후 하나·외환 통합 작업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였지만 법원이 외환은행 노조의 가처분신청을 받아들이게 되면서 연내 조기합병 꿈이 사라질 운명에 처했다.
▲ 사진은 서울 을지로에 위치한 외환은행과 하나은행의 엠블럼 모습./뉴시스 |
지난달 19일 하나금융이 하나-외환은행 합병예비인가 신청을 금융위에 제출한 바 있다. 이에 외환은행 노조는 지난달 19일 2·17 합의서 위반행위의 잠정 중지명령을 구하는 가처분신청을 제기했다.
법원의 가처분결정문에 따르면, 금융환경 변화가 2·17 합의 당시 예측할 수 없었던 상황도 아니며 국내은행의 지난해 수익성이 2013년 대비 개선되는 추세를 보이는 등 당장 합병하지 않으면 외환은행의 생존이 위태로운 상황도 아니므로 합의서의 효력이 실효됐다고 볼만한 사정변경이 있다고 볼 수 없음을 판시했다.
또한 하나금융과 외환은행이 2·17 합의서에 위반해 외환·하나간 합병절차를 계속 진행하고 있는 점, 합병이 완료될 경우 외환은행 노조로서는 더 이상 2·17합의서에 기한 권리를 행사하기 어렵게 될 우려가 있는 점 등에 비춰 가처분결정을 낼 필요성이 있다고 명시했다.
이번 가처분 결정으로 오는 6월30일까지 외환은행은 합병승인을 위한 주주총회의 개최와 합병인가신청의 제출자체가 불가능해졌다. 더욱 하나금융은 합병승인을 위한 주주총회에서의 찬성표결이 더욱 어려워졌다.
특히 이번 가처분 결정으로 2·17 합의서의 법적 효력을 사법부에 의해 인정된 만큼 하나금융과 외환은행 사측의 조기통합 명분을 잃게 됐다.
외환은행 노조는 "법과 원칙에 입각한 사법부의 용기있는 결정을 높이 평가한다"며 "이번 결정으로 노사정 합의를 존중해주길 바라며 노사정 화합을 위한 올바른 문화가 정착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반면 하나금융 측은 "법원의 가처분 결정에 따라 어떤 대응을 할지 논의를 해봐야 한다"며 답했다.
오는 6월30일까지 합병절차가 올스톱된 상태에서 하나금융에서 본안 소송을 한다하더라도 올해 안에 조기합병의 실현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