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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허 구로공단 기적 창출 홍성열 마리오회장

2015-02-05 16:19 |

   
▲ 이의춘 미디어펜 발행인
가산디지털 단지에 들어선 마리오아울렛은 위대한 기업가정신이 발휘된 대표적 공간이다. 60년대이후 90년대 외환위기 전까지 구로공단은 한국수출산업의 요람이었다. 박정희 대통령의 수출입국을 견인하는 소중한 전초기지였다. 수많은 제조업체들이 구로공단에서 제품을 만들어 수출했다. 시골에서 올라온 수많은 여공들이 이곳에서 수출역군으로 일했다. 그들의 땀과 애환이 서린 곳이다.   

구로공단은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완전히 폐허로 변했다. 고임금과 인력난으로 수출업체들이 하나둘씩 동남아로 썰물처럼 빠져나갔다. 하루 유동인구가 고작 10여명으로 급감했다. 사실상 죽은 도시였다.  

구로공단에 생명력을 부여한 기적같은 일이 벌어졌다. 홍성열 마리오아울렛회장이 그 신화의 주인공이다. 홍회장은 환란이라는 최악의 경영환경속에서 발상의 전환과 통찰력을 바탕으로 아무도 찾지 않는 구로공단을 첨단 패션 유통복합단지로 탈바꿈시키는 대역사에 착수했다.

정부관료들이 전혀 생각하지 못한 창의적 발상이었다. 불모지 산업공단을 패션타운으로 만들면 지역경제가 살아날 것이라고 판단했다. 교통이 편리한 도심지에 대형 아울렛을 조성하면 손님들은 반드시 몰려올 것이라고 예상했다. 교통이 편리한 구로공단에 대규모 아울렛을 조성하면 심각한 위기를 겪고있는 의류업체들이 재고부담을 해소할 것으로 판단했다. 고객들도  값싸고 질좋은 제품을 사려고 몰려올 것이라고 봤다.

   
▲ 지난 4일 서강대에서 명예 경제학박사학위를 받은 홍성열 마리오아울렛회장. 폐허로 변해버린 구로공단을 10여년만에 첨단 패션유통 IT단지로 상전벽해시켰다. 위험을 무릅쓴 기업가정신이 결실을 맺은 사례로 평가받는다.

마리오 아울렛은 1, 2, 3관이 차례로 완공되면서 아시아 최대의 도심 아울렛으로 각광받고 있다. 하루에 찾는 고객들이 12만명이 넘는다. 요우커 등 중국및 동남아 관광객들도 대거 몰려오고 있다. 첨단 IT빌딩들도 숲을 이루고 있다. 과거 수출공단 시절 퇴색한 이미지는 찾아볼 수 없다. 패션과 유통 IT가 집적돼 시너지를 내는 서울의 대표적인 상권으로 부상했다.

구로공단을 환골탈태시킨 홍성열회장은 기업가정신의 본보기다. 창업을 꿈꾸는 청년들에게 희망의 사표가 된다. 한국경제는 저성장이 고착화하면서 청년실업률이 급증하고 있다. 3포세대(결혼 직장 아이낳기를 포기한 세대)가 늘어나고 있다. 불굴의 의지로 성공신화를 창출한 그는 희망을 잃은 젊은이들에게 꿈과 용기를 준다.   아직도 개천에서 용이 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모델이다.

그가 견지해온 정직 신용 윤리경영 협력업체와의 동반성장 등도 기업경영자들에게 소중한 가치를 전해주고 있다.

박근혜정부는 창조경제의 핵심프로그램으로 젊은이들의 창업열기를 고취하는 각종 지원책을 쏟아놓고 있다. 다양한 자금지원을 통해 대학생들의 창업열기를 만개시키려고 노력하고 있다. 아무리 정책이 좋아도, 실제 성공사례를 많이 만들어야 한다.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야 하는 법. 홍회장의 창의적 경영, 발상의 전환, 통찰경영은 창조경제를 꽃피우는데도 소중한 참고사례가 된다.  

홍회장은 4일 서강대에서 명예 경제학박사학위를 받았다. 홍회장이 굴뚝으로 뒤덮였던 구로공단을 10여년만에 첨단 패션유통단지로 상전벽해(桑田碧海)시킨 것을 높이 평가해서다. 시장경제원리에 맡게 가업가정신을 발휘해서 이룬 성과라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있다. 작은 정부, 큰 시장의 시장경제원리를 중시하는 서강학풍에 부합하는 성공사례다.

그가 마리오 1, 2, 3관을 조성하는 과정에서 겪어야 했던 관료들의 발목잡기는 한국의 규제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사례다. 불모지로 전락한 산업단지에 새로운 숨결을 불어넣으려는 그의 창조적 도전은 숱한 어려움에 직면했다 산업공단은 규정만 들이대며  패션유통단지가 들어서는 것을 막으려 했다. 공기업 철밥통들의 규제본븡이 민간의 창의를 압살하는 전형적 사례였다.

산업공단의 규제와 규정타령은 박근혜정부가 규제기요틴을 추진하는 것에도 중요한 반면교사가 된다. 만약 홍회장이 산업공단의 규정타령에 굴복했다면 아시아최대 도심형 아울렛 탄생은 불가능했다.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기적은 기대할 수 없었다.  마리오 사례는 정부의 인허가규제가 한국경제에 얼마나 암적인 존재가 되고 있는가를 생생하게 보여준다.

이날 명예 경제학 박사 수여식에서 신영무 변호사(신앤박 법률사무소 대표)는 축사를 했다. 신변호사는 홍회장의 고향(충남 당진) 10년 선배다. 그는 홍회장의 인생스토리를 자세하게 설명해 주목을 끌었다. 홍회장이 가난한 집에서 태어나 형제에게 200만원을 빌려 상경한 후 중견그룹 회장으로 성장하기까지 부단한 역경과 이의 극복, 성공하기까지의 길을 담담하게 소개했다. 홍회장의 정도경영, 윤리경영, 동반성장및 상생경영, 사회적 나눔경영에 대해서도 소개했다. 신영무 변호사가 이날 발표한 축사 전문을 싣는다.(편집주자)

   
▲ 명예 경제학박사 학위 수여식 후 수락연설을 하는 홍성열 회장.

“홍성열 마리오회장은 사회 첫발을 내디딜 때부터 힘든 길을 선택했다. 역경을 극복하는 과정은 감동으로 빛나는 삶 자체였다. 불굴의 의지로 자수성가했다. 그의 성공은 인격과 삶의 상호작용으로 이루어졌다.

그는 12남매의 7째로 태어났다. 맨몸으로 상경해 40년만에 패션의 파라다이스인 마리오패션타운을 일궜다. 87년 수해 때 그가 운영하는 서울 대방동 공장은 물난리를 겪었다. 수출품들이 대거 피해를 입었다. 눈앞에 캄캄했다. 일본 바이어에게 상황을 설명했다. 납기유예해달라고 사정했다. 일본 바이어는 이를 받아들였다.

97년 외환위기는 홍회장에게 최대위기였다. 마리오가 공급하는 니트의류점 60여개 매장 중 12개가 부도로 쓰러졌다. 유동성위기가 몰려왔다. 끝없는 고통이었다. 그는 이 절체절명의 어려움을 끝내 돌파했다. 아이디어와 통찰경영, 발상의 전환으로 험한 파고를 넘었다. 편물인 니트의류도 4계절 입을 수 있다는 점에 착안했다. 이는 까르뜨니트가 1등 니트브랜드로 성장하는 계기로 작용했다.

홍회장은 97년말 환란 이후 폐허화된 구로공단을 새롭게 개발하는 것에 관심을 가졌다. 수출산업의 전초기지였던 구로공단은 기업들이 잇따라 떠나면서 폐허지로 전락했다. 유동인구도 하루 10여명으로 급감했다. 죽은 도시였다.

홍회장은 구로공단을 퍠션의류 생산과 유통거점으로 활용하는 투트랙의 거점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구상했다. 마리오아울렛 1관은 이같은 구상에서 탄생됐다. 좋은 옷을 싸게 팔면 손님은 반드시 온다고 확신했다. 교통이 편리하면 도심지라도 몰려올 것으로 예상했다. 패션 유통업체와 제조업체를 동시에 입점시켰다. 마리오 아울렛1, 2관이 성공하면서 의류 제조업체들도 다시 몰려왔다. 마리오3관은 휴식공간도 마련했다. 중국인 등 외국인들이 쇄도했다. 고객들이 폭발적으로 왔다.

홍회장은 마리오아울렛을 조성하면서 집중의 원칙을 철저하게 지켰다. 모든 역량을 패션의류에 쏟았다. 창업 초창기 니트의류에서 전국 패션유통망 확장을 거쳐 마리오1, 2, 3관을 조성했다. 패션과 의류 유통외길을 걸은 것.

마리오아울렛은 집중의 힘을 잘 보여주고 있다. 1,2,3관의 지하통로를 하나로 연결해서 고객들이 편리하게 쇼핑할 수 있도록 했다.

그는 마리오아울렛을 건설하면서 건설을 직접 하지 않았다. 아울렛건설은 전문 건설사에 맡겼다. 그는 “내가 잘하는 것에 집중해야 경쟁력이 있다”고 했다.

홍회장은 1등 대신 2등하는 것은 안하는 것만 못하다고 생각한다. 최고가 안되면 회사 인재가 빠져나간다고 인식한다.

그는 수십년간 원사조달에서 의류 디자인 유통까지 체득했다. 사업하는 동안 여러 난관이 있었다. 문제가 있으면 해결방안을 찾기위해 노력하고 연구했다. 합리적 해결을 추구했다. 공부하는 열정도 남다르다. 바쁜 시간을 쪼개서 각종 최고경영자 과정을 이수했다. 89년 전경련 경영자과정을 시작으로 연세대 산업최고위과정, 서강대 경영대학원 최고경영자과정, 서울대 경영대 최고경영자과정, 서강대 경제대학원 오피니언리더스프로그램(OLP) 등 9개경영자과정을 마쳤다.

그는 일부러 백화점 식당에서 식사약속을 하곤 한다. 1시간 먼저 와서 패션 매장 등을 둘러보곤 벤치마킹할 것은 없는지 체크한다. 바이어와의 상담 등 수출확대에도 강한 열정을 갖고 있다.

   
▲ 유기풍 서강대 총장으로부터 명예 경제학박사 학위를 받고 있는 홍성열회장(왼쪽)

그는 “정직이 이긴다”는 경영모토를 갖고 있다. 정직해야 값진 열매를 맺는다고 확신하고 있다. 정직이 돈버는 길이라고 생각한다. 모르는 것에 대해선 죄송하다며 솔직하게 털어놓는다.
‘기본이 충실해야 고객의 신뢰를 받고, 손님도 매장을 많이 찾는다’는 신념을 고수하고 있다. 정직은 그의 삶과 경영철학에 녹아있다. 경쟁이 치열할수록 경쟁력은 정직에서 나온다고 확신한다.

입점의류의 연차와 비인기제품을 마치 인기제품인 것처럼 속이는 것을 절대 하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이를 속이면 고객들이 금새 알아차린다고 지적한다. 마리오아울렛은 중국 관광청으로부터 2년 연속 품질인증서를 획득했다. 이는 마리오와 갤러리아백화점 두곳 뿐이다.

홍회장은 감성경영, 동반성장에 힘쓰고 있다. 협력업체와 납품업체를 배려하는 데 남다른 신경을 쓴다. 납품업체에 어려움을 전가하지 않는다. 기업이 자금난을 겪는 것은 최고경영자가 경영을 잘못해서 그런 것이라고 보고 있다. 경영난이 초래된 것은 종업원과 협력업체와는 무관하다는 것이다.

마리오는 창업 30년간 한번도 종업원 월급을 연체하지 않았다. 아침 일찍 출근하도록 강요하지 않는다. 직원들이 각자 사정에 맞게 시차출근를 하도록 탄력적인 근무제를 운영하고 있다.

매장수수료를 백화점의 절반수준으로 내린 것도 돋보인다. 좋은 옷을 싸게 제공하면 손님들은 온다고 확신하기 때문이다. 아울렛경영을 위협하는 위험부담을 안고 수수료 절반이란 결단을 내렸다. 마리오와 종업원, 그리고 입점업체는 동반성장해야 한다는 확고한 경영철학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홍회장은 마리오부터 상생을 솔선수범하자고 했다.

홍회장은 마리오를 조성하면서 공공기관으로부터 엄청난 시련을 겪었다. 2관, 3관을 추진하면서 심각한 장애와 애로를 겪었다. 산업공단으로 허가난 구로공단에 패션유통이 들어서는 것은 규정위반이라는 산업공단측의 발목잡기가 그를 무척 힘들게 했다. 산업공단측은 마리오와 입주업체들과 거래하는 5개은행에 공문을 보내 입주계약을 해지한다고 통보했다. 거래도 중단한다고 했다.

마리오 3관은 사업부지를 확보한 후 완공까지 무려 9년이 걸렸다. 산업공단이 발목을 잡으면서 3관 부지는 8년간 방치됐다. 아시아 최대 도심 아울렛인 마리오 패션타운은 13년만에 완공됐다. 입점업체도 600개가 넘는다. 하루 유동인구가 12만명이 넘는 거대한 복합패션 IT단지로 탈바꿈했다. 불모지로 전락한 구로공단을 패션과 유통, IT가 어우러진 첨단 상권으로 재생시킨 것이다. 위험을 감수하는 기업가정신이 결실을 맺었다. 민간 자율의 시장경제 원리를 바탕으로 죽어가는 구도심을 환골탈태시켰다.

그는 패션타운 조성하는 과정에서 편법을 쓰지 않았다. 사실이 아닌 음해로 인해 회사 명예가 손상됐을 때는 끝까지 맞서 이를 되찾았다.

그는 사업하면서 내야 할 세금은 다 냈다. 착한 기부활동도 중요하지만, 세금을 제대로 내는 게 더 중요하다는 소신을 갖고 있다. 임직원들에게도 항상 “우리는 을”이라는 점을 주지시켰다. 협력업체나 입점업체에 대해 갑질을 하지 못하게 했다.

홍회장은 정직과 원칙경영을 지키면서 사회공헌에도 앞장서고 있다. 빈곤가정 청소년장학금 지급, 노인정 지원, 다문화및 장애인 지원, 소외계층 PC교육, 저소득층 도시락 배달 등 사회적 나눔경영을 실천하고 있다.

그는 기업은 어떠한 경우에도 지속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부도를 내는 것은 종업원 고객 협력업체 모두를 ‘망하게’ 하는 것이라고 한다. 기업은 책임을 가져야 한다는 경영철학은 우리 사회에 소중한 메시지를 던져준다. 청년 학생들에게 소중한 본보기가 된다. 학벌과 스펙쌓기에만 신경쓰고, 인격과 근본가치를 상실한 미래세대에 희망의 사표가 되고 있다.

우리 사회가 ‘개천에서 용나는 것’이 점점 힘들어지고 있다는 우려가 많다. 홍회장의 역경극복과 기업가정신은 미래 세대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불어넣어준다. 노력하고, 열의를 갖고 올바른 윤리경영이야말로 시민과 대중들의 지지와 사랑을 받는다는 것을 입증했다. [미디어펜=이의춘기자jungleele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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