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건희 경제진화연구회 청년위원 |
최근에 종료된 아시안컵에서 한국의 축구 국가대표팀은 ‘준우승’이라는 값진 결과를 얻었다. 경기내용은 상당히 좋았다. 1-0으로 지고 있는 상황에서 손흥민의 극적인 후반 45분 동점골로 연장전까지 갔지만 아쉽게도 패배했다. 신임감독이 임명된 뒤 4개월만에 이런 놀라운 성적을 거뒀다는 것도 기적과 같다. 이런 쾌거와 기적을 만들어 낸 인물이 바로 ‘슈틸리케’다.
축구 국가대표팀은 지난 브라질 월드컵에서 단 1승도 거두지 못하는 실망스러운 성적과 경기내용으로 비난을 받았다. 게다가 ‘엔트으리’라는 비아냥까지 나왔던 홍명보 감독의 파벌논란과 대한축구협회의 ‘인맥논란’은 축구팬들의 분노를 샀다.
슈틸리케 감독의 성공 열쇠 : 제로베이스, 무한경쟁
지난해 10월, 논란과 비난에 휩싸인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에 독일에서 온 슈틸리케가 임명되었다. 슈틸리케는 선수들을 뽑는 기준을 ‘제로베이스’에서 시작하겠다고 했다. 그리고 그 누구도 아시안컵 엔트리에 확정하지 않는다고 했다. 파벌, 리그에 상관없이 실력과 의지만 보고 판단하겠다는 것이다. 슈틸리케가 천명한 것은 ‘무한경쟁’이었다.
지난 월드컵에서 염증을 느꼈던 축구팬들은 환호했다. 더 이상 파벌이나 인맥으로 이루어지는 엔트리가 아닌 실력과 의지로 뽑겠다는 것에 기대를 했다. 하지만, 정작 뽑은 인물들에 대해서는 우려도 없지 않아 있었다. 그리고 가장 무게감이 떨어지는 엔트리라는 평도 있었다. 11월 박주영을 발탁했다가 그가 부진하자 상주상무라는 군대팀에서도 백업으로 뛰었던 이정협의 원톱 발탁, 골키퍼 김진현의 선발 출전, 호펜하임에서 뛰던 김진수를 발탁하는 등 파격적인 행보에 사람들은 놀라움을 표하면서 동시에 우려감도 표했다.
▲ 2014년 12월 22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울리 슈틸리케 한국 축구 대표팀 감독이 '2015 아시아축구연맹(AFC) 호주 아시안컵' 최종 선수 명단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
슈틸리케 감독은 어떠한 선입견도 없이 선수들을 평가하고 선발에 대한 ‘무한경쟁’을 시행하여 엔트리를 발탁했다. 기존의 홍명보 감독이 작년 1월 80%의 엔트리가 정해졌다고 했던 것에 비해, 슈틸리케 감독의 무한경쟁체제 아래에서 선수들은 국가대표에 합류하기 위해서 엄청난 동기부여를 할 수 있었다.
슈틸리케 감독은 ‘무한경쟁’을 통해 발탁된 선수들로 엔트리를 꾸려 아시안컵에 나섰다. 축구팬들의 많은 기대와 우려 속에 아시안 컵이 진행되었다. 다행히도 우려보다 기대감에 부응했다. 5경기 연속 무실점행진, 5경기 연속 승리, 주전 멤버들의 잦은 부상에도 끄떡없는 용병술로 위기를 극복하고 승리를 거머쥐었다. 그 결과, 비록 준우승이었지만 한국은 27년 만에 대회 결승에 오르는 쾌거를 만들어 냈다.
경쟁에 대한 왜곡된 시선들이 경쟁을 막는다
슈틸리케 감독이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을 성공으로 이끌 수 있던 것은 바로 ‘경쟁’이었다. 경쟁을 통해서 절망의 늪에 빠져있는 한국축구를 구해낸 것이다. 경쟁으로 인한 혁신을 이루어 낸 것이나 다름없다. 만약 슈틸리케 감독이 무한경쟁이 아닌 기존에 감독이 발탁했던 선수들을 그대로 기용했다면, 이번과 같은 기적을 이루어지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경쟁은 혁신을 만든다. 경쟁은 안 좋은 상황을 좋게 만들어 주는 역할을 한다. 즉 경쟁은 더 나은 것에 대한 진보를 위한 수단이다.
모든 언론이 슈틸리케 감독을 극찬하면서 그 중심에는 ‘경쟁’이 있다는 것을 얘기한다. 재밌는 점은 삶에 대한 경쟁에서는 비판적인 보도를 많이 한다. 언론들은 대부분 스포츠에서 경쟁은 좋게 보지만, 인간의 삶과 뗄 수 없는 시장에서의 경쟁은 안 좋게 본다는 것이다.
▲ 1월 31일(현지시각) 오후 호주 시드니 스타디움 오스트레일리아에서 열린 2015 호주 아시안컵 대한민국과 호주의 결승전 경기에서 한국 슈틸리케 감독이 고개를 숙이고 있다. /사진=뉴시스 |
예를 들어보자. 시장에서 이루어지는 기업들 간의 경쟁을 ‘갑을관계’, ‘대기업의 골목상권 침탈’, ‘승자독식의 경쟁’ 등 나쁘게 표현하는 것들이 태반이다. 이러한 인식에 젖어있는 언론들이 무수히 기사를 낸다. 언론을 접하는 사람들은 그러한 보도를 숱하게 본다. 그리고 빠져든다.
경쟁에 대한 오해들, 사람들이 믿는 경쟁에 대한 나쁜 미신들이 시장에 대한 규제를 부른다. 정부와 정치권은 그런 국민들의 여론을 반영하고 규제를 만든다. 시장은 점점 경직된다. 시장에서 경쟁은 줄어들며 혁신을 부르는 기업가 정신이 사라진다. 결국 그러한 피해는 소비자인 국민들이 입게 된다.
슈틸리케 감독이 한국경제에 주는 교훈 : 경쟁을 허(許)하라
슈틸리케 감독이 한국경제에 주는 교훈은 간결명료하다. 제로베이스 토대에서 무한경쟁을 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즉, 누구나 보편적으로 적용될 수 있는 법치를 지키고 시장경제원리를 제대로 도입하는 것이 침체하고 있는 한국경제를 다시 살릴 수 있는 길이다. 자유주의적인 정책이 해법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훌륭하고 원칙적인 교훈을 한국 경제가 받아들이는 것은 아직도 시기상조인 것 같다. 아니 갈수록 멀어지는 느낌이다.
중소기업 적합업종, 대형마트와 SSM 규제, 수도권 규제 등 여럿 대못규제들이 경쟁을 저해하고 있다. 이러한 규제들은 경제에서 강자와 약자를 구분하고 약자를 보호한다는 ‘선의’로 인해 만들어진 규제들이다. 하지만, 이러한 ‘화려한 약속’인 규제들은 오히려 ‘우울한 성과’만 내고 있다.
▲ 울리 슈틸리케(61·독일) 감독이 이끄는 축구국가대표팀은 2015 호주아시안컵에서 준우승이라는 호성적을 거두었다. /사진=뉴시스 |
규제들은 보편적으로 적용되는 법치가 아닌 특정 집단에 대한 특권을 주는 것이다. 즉, 중소기업이나 골목상권에 특혜를 주는 것으로 봐야한다. 슈틸리케 감독이 했던 것처럼 경제주체에 차별을 두는 것이 아닌 ‘제로베이스’에서 시작하는 정책을 펴야 할 것이다.
보편적으로 적용되는 법치로 ‘제로베이스’에서 시작한 규제개혁을 하게 된다면, 소비자들인 국민들에게 선택받기 위해 경쟁이 활성화 될 것이고 다양한 혁신이 일어나게 될 것이다. 이는 한국 경제를 활성화 시켜줄 것이다.
슈틸리케 감독의 ‘제로베이스’에서 시작한 ‘무한경쟁’이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을 재탄생시켰다. 그런 국가대표팀을 이끌고 기적과 같은 성적을 거두었다. 경쟁은 늘 진보를 이끌어왔다. 시장에서의 경쟁은 언제나 혁신을 불러왔고 인류의 후생을 증가시켰다. 한국의 경제정책도 경쟁을 막는 방향으로 가는 것이 아닌 경쟁을 허(許)하는 정책으로 가야할 것이다. /이건희 경제진화연구회 청년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