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NC 다이노스발 코로나19 사태의 파문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리그 중단까지 이어진 중대 사안인데다, 시발점이 된 것이 NC 선수들의 원정 숙소내 외부인 포함 술자리였으니 후폭풍이 거셀 만하다.
이번 사건의 경위는 그동안 당사자(NC 확진 선수들과 구단)들이 쉬쉬 해오다 14일 확진 선수 가운데 한 명인 박석민이 사과문을 발표하면서 어느 정도 드러났다.
지난 5일 밤 박석민과 후배 3명(권희동 이명기 박민우)이 서울 원정 숙소의 박석민 방에 모여 야식을 먹었고, 도중에 연락이 온 지인(여성 2명)이 방에 합류해 치킨과 맥주를 추가로 시켜 먹었다고 했다. 이후 지인들이 코로나19에 감염됐다는 연락이 왔고, 선수들이 검사를 받은 결과 박민우를 제외한 3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원정숙소에 부적절한 술자리를 가져 물의를 일으킨 박석민, 권희동, 이명기, 박민우(왼쪽부터). /사진=더팩트, NC 다이노스
이런 일 자체로만 해도 NC 선수들은 무거운 책임을 피할 수 없다. 6명이 한 방에 모여 술자리를 가졌다는 것은 엄연한 방역 지침 위반이다. 게다가 숙소 호텔방에 외부인까지 불러들인 것도 상식을 넘어선 일이다.
애초에 확진 사실이 알려지고, NC뿐 아니라 상대팀 선수와 관계자들이 검사를 받고, 경기 취소가 잇따르고, 결국 리그 중단까지 간 과정에서도, 먼저 나서서 책임있는 자세를 보여주지 않은 NC 선수들과 구단은 비난받아 마땅하다.
와중에 '그들'의 두 가지 거짓말이 도마 위에 올랐다.
첫번째 거짓말은 NC 구단의 공식 유튜브 영상에 올라온 '우리 선수들은 원정 숙소에서 뭐해요?'에서 그들이 한 말이다. 영상이 6일 올라왔으니, 그들이 술자리를 가진 그날쯤 촬영된 것으로 추정해볼 수 있다.
공교롭게도 4명의 그들이 모두 영상에 등장한다. 박석민과 권희동, 이명기는 모두 "자야죠"라고 답했다. 코로나 때문에 다른 할 일도 없다는 설명이 보태지기도 했다. 박민우는 "책 봐요"라고 답하며 책을 들고 보여주기도 했다.
그들의 말이 거짓이었음은 숙소 방에서 새벽까지 술자리를 벌인 데서 명확하게 밝혀졌다. 그런데 이 거짓말은 애교 수준이다. 어차피 팀 홍보를 위한 영상이었으니, 듣기 좋은 말을 했을 것이다. "모여서 맥주 한 잔 할려구요"라고 말할 선수는 없을 것이다. 그렇다 해도 그동안 응원해준 팬들에게 거짓말로 안겨준 마음의 상처는 실로 크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두번째 거짓말이 진짜 문제고 더 심각하다. 강남구청은 NC의 확진선수 3명에 대해 경찰에 수사 의뢰를 했다. 확진 판정 후 1차 역학조사에서 이들이 모임(방에서의 술자리) 자체에 대한 진술을 하지 않았다는 것. 당국이 2차 심층 역학조사를 하는 과정에서 제보와 호텔 CCTV 등을 통해 모임을 확인하고서야 사실대로 답했다는 것이 강남구청 측 입장이다.
박석민은 사과문에서 "여러 곳에서 역학조사 질문이 있어 당황했지만 묻는 내용에 사실대로 답했다"고 했다. 박민우도 사과문을 통해 "역학조사 기간 동안 모든 질문에 거짓 없이 말씀 드렸다"고 했다.
강남구청과 선수들의 주장이 엇갈린다. 만약 선수들이 거짓말(1차 역학조사 때 모임 얘기를 하지 않은 것)을 했다면 사안은 위중하다. 사실대로 말하지 않음으로써 추가 조사를 위한 인력과 시간이 낭비됐고, 확진 원인 규명과 동선 파악이 늦어져 방역 대처에도 문제가 발생했을 수 있다.
박석민과 박민우의 사과문만 놓고 볼 때 둘은 방역당국의 모든 조사에 사실대로 얘기했다고 했지만 처음부터 외부인이 포함된 6명의 술자리에 대해 진술했는지는 명확하지 않다. 오히려 둘은 외부인이 참석한 술자리를 두고 항간에 떠도는 소문을 의식한 듯 '부도덕한 상황이 없었다(박석민)', '파렴치한 문제는 실제로 없었다(박민우)'는 점을 더 강조한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그들'은 잘못을 인정하고 반성하고 사과했다. 합당한 처분을 받겠다고 했다. 만약 방역당국을 속인 거짓말이 확인된다면, 그에 상응하는 합당한 처분을 받아야 할 것이다.
[미디어펜=석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