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백지현 기자] 은행의 대출금리가 앞으로 더 오를 일만 남았다. 주요 시중은행의 대출금리가 이미 지난 1년 사이 1%포인트 가까이 오른 데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이 초읽기에 들어가면서다.
은행들이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 후 즉시 금리를 올려온 과거 패턴을 볼 때 인상속도는 더욱 빨라질 전망이어서 '빚투(빚내서 투자)'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 대출자 및 취약계층의 빚 부담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내 4대(KB국민·신한·하나·우리) 시중은행의 지난 16일 기준 신용대출 금리는(1등급·1년) 연 2.85~3.90% 수준이다. 이는 지난해 7월 말 기준 1.99~3.51%와 비교해 하단이 0.86% 포인트 높아진 셈이다.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비슷한 상황이다. 같은 기간 코픽스 연동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는 연 2.49~4.03%로 지난해 7월 말(2.25~3.96%)와 비교했을 때 최저금리는 0.24%포인트 상승했다. '혼합형(고정금리)'의 경우에는 지난해 7월 말 2.17~4.03%에서 현재 2.89~4.48%로 상단과 하단이 각각 0.72%포인트, 0.45%포인트 올랐다.
앞으로 대출금리는 더 오를 전망이다. 한은은 이미 여러 차례에 걸쳐 "통화정책을 질서있게 정상화할 필요가 있다"며 연내 금리인상 방침을 밝혀온 바 있다. 시장에선 이르면 당장 다음달부터 내년 초까지 0.25%포인트씩 최대 두 차례의 금리가 인상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총재는 지난 16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도 "금리인상이 늦으면 늦을수록 더 많은 대가를 치를 수 있다"고 경고하며 "다음(8월 금융통화위원회) 회의부터는 통화정책의 완화 정도의 조정이 적절한지 논의하고 검토할 시점이 됐다"고 밝혔다.
다만 금리인상 이후 가장 우려되는 부분은 가계의 채무상환 부담이다. 가계 빚은 지난 1분기 1765조원을 기록하며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주택구매와 전세 수요가 지속되면서 큰 폭으로 늘어난 주택담보대출과 신용대출이 가계 빚을 견인하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상황에 더욱 취약한 취약계층과 자영업자들의 채무상환 부담이 더욱 커질 전망이다. 가계의 소득여건 개선이 지연되는 상황에서 금리가 오르면서 이자부담도 덩달아 확대되면서다. 대출금리가 1% 포인트 인상되면 이자는 약 12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추산된다.
이 총재도 "경기회복 온기를 못 느끼는 취약계층이나 대면 서비스에 종사하는 자영업자나 고용이 불안정한 계층 등 이들이 차입을 했다면 상환부담에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며 "금리를 정상화하더라도 소득분위별 금융지원 확대 등 나름대로의 조치를 검토해 소홀함이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