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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지엠, 하반기 난국돌파 기대…노사 '조기 결단'

2021-07-25 10:29 | 김태우 차장 | ghost0149@mediapen.com
[미디어펜=김태우 기자]한국지엠 노사가 현대자동차에 이어 국내 완성차 업계 두 번째로 2021임단협 잠정합의안을 도출했다. 

오랜기간 파열음을 냈던 노사의 모습과는 확연한 차이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더욱이 올해 상반기 국내 완성차 업계 실적 중 3위를 기록하며 무난히 마무리한 만큼 하반기 반등을 노릴 수 있는 가능성이 열리게 된 것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쉐보레 트레일블레이저가 6월 국내 완성차 수출 1위를 달성하며, 국내를 비롯한 글로벌 시장에서 트레일블레이저의 높은 인기를 다시 한번 확인했다. /사진=한국지엠 제공



2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국지엠 노사는 지난 22일 열린 제14차 교섭에서 기본급 월 3만원 인상, 격려금 450만원 등을 골자로한 잠정합의안을 도출했다. 격려금은 타결 즉시 250만원을 지급하고 나머지 200만원은 연말에 지급한다.

한국지엠은 이번 잠정합의안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와 함께 반도체 부족현상 등 어려운 환경을 감안한 것이라는 점에서 큰 의의를 갖는다고 밝혔다. 

하반기 내수 자동차시장은 코로나19 장기화와 차량용 반도체 부족현상 등으로 업계 전반에  어려움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에 한국지엠 노조역시 상황의 어려움을 인지하고 이같은 결정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특히 하반기 시장에서 영향력을 넓혀야하는 입장에서 이번 임금협상을 매듭짓는 것은 중요한 과제다. 한국지엠은 올해 하반기에 반전을 기록할 수 있는 여건을 갖출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직접적인 언급은 자제를 하고 있는 모습이지만 신차들이 투입될 가능성이 제기되며, 국내 시장에서의 분위기 반전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존재한다. 

이런 기회를 잘 살리기 위해서는 임협을 마무리 짓고 분위기와 이미지를 변화시키는 것에 만전을 기하는 것이 중요하다. 언제 불화가 불거질지 모른다는 리스크를 안고 시장반전을 노리는 것보다 노사상생의 이미지를 통해 반전을 도모하는 것이 유리하기 때문이다. 

한국지엠에서 하반기에 기대할 수 있는 신차는 볼트 EV 부분변경모델과 볼트 EUV모델의 등장을 기대할 수 있다. 전기차 시장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새로운 차종의 등장은 소비자들의 관심을 높이는 중요한 포인트가 된다. 

이에 이런 호재를 살리기위해 임금협상의 조기 타결은 중요하다. 달리기를 경기를 하는 입장에서 다리에 모래주머니를 달고 다니면 결과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당연한 결과이기 때문이다. 

노조에서 이같이 힘을 실어주면 회사도 좀 더 판매외 실적 회복을 위해 만전을 기할 수 있다. 신차 출시 및 프로모션 활동에 전념할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신차의 성패가 반드시 시장의 기대감과 비례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노사갈등으로 소비자의 기대를 받지 않는 회사제품은 아무리 잘 만든 신차라도 '신뢰성'에서 소비자들이 믿을을 갖기 힘들다. 

잘 만든 신차도 인도일을 약속할 수 없고 원활한 부품수급을 기대할 수 없다면 선택으로 이어지지 않는 것은 이미 오랜 기간 자동차 시장에서 보여왔던 추세다. 당장 잘만들어진 수입차들이 국내시장에서 인기를 못끌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하지만 이런 면에서 유리한 조건을 갖추고 있는 한국지엠인 만큼 노사관계가 좋게 유지되는 모습을 보여준다면 신뢰성을 회복 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 수 있다. 

수만은 기업들이 막대한 마케팅 비용을 지불해 가며 기업 이미지, 브랜드 이미지를 긍정적으로 쌓고 소비자들의 관심에서 벗어나지 않기 위해 노력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지난 1월 (왼쪽부터)카허 카젬(Kaher Kazem) 한국지엠 사장, 김성갑 한국지엠 노조위원장, 로베르토 렘펠 지엠테크니컬센터코리아 사장, 신영 지엠테크니컬센터코리아 노동조합 지회장이 트레일블레이저출시행사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한국지엠 제공



한국지엠 역시 최근 브랜드 이미지와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왔다. 미국 제네럴모터스(GM) 본사로부터 검증 받은 경쟁력 있는 북미산 제품들을 연이어 수입해오며 그 간 국산 이미지에만 머물러 있던 쉐보레 브랜드 이미지에 변화를 줬다.

콜로라도를 들여오며 국내에 없던 '수입 픽업트럭' 시장을 창출했고,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트래버스를 통해 국내 레저 문화의 새 지평을 열었다. 경영 정상화의 한 축을 담당할 핵심 전략 모델로 개발한 트레일블레이저를 성공적으로 시장에 안착 시키며 내수와 수출 실적을 끌어올렸다.

한국지엠은 당시 약속했던 '향후 5년 간 신차 및 부분변경 모델 15개종 출시' 계획 중 지금까지 60%를 이행했다. 현재 볼트EV 부분변경 모델과 볼트EUV 출시를 앞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창원공장에는 차세대 글로벌 신차 생산을 위해 신규 도장공장을 짓는 등 꾸준히 투자하고 있다.

한국지엠이 올 1~6월 너나없이 신차를 쏟아냈던 다른 완성차 업체들에 비해 잠잠하게 보내면서도 꼴찌로 주저앉지 않을 수 있었던 것은 이 모든 일련의 노력들이 켜켜이 쌓여온 덕분이다.

경영 정상화를 위한 미래 계획을 이행하는 모습을 보이고 국내 소비자들의 신뢰를 높이기 위한 노력이라는 게 업계 중론이다. 다만, 아직 더욱 고삐를 당겨야 하는 입장이다. 하지만, 그렇기에 이번 하반기는 한국지엠에게 굉장히 중요한 시기이고 임협의 조기 타결이 중요하다.

이런 상황에서 노사가 예상외로 신속하게 잠정합의를 일궈낸 점은 칭찬할 만하다. 비록 한차례의 부분 파업은 있었지만, 현대차보다도 늦게 잠정합의를 도출했음에도 조합원 찬반투표 일정은 더 빠르다. 

오는 26일과 27일 양일에 걸쳐 진행될 투표 결과에 따라 한국지엠의 하반기의 성패가 결정될 수 있으며, 어려운 상황 타개에 대한 노사 공동의 의지가 빛을 발할 수 있는 지가 결정된다. 

더욱이 지금은 코로나19 재확산, 반도체 공급난 등으로 업계에 이미 많은 어려움이 산적해 있는 상황이다. 영세한 부품사들은 하루하루 근근이 버티고 있다. 

이들에게 불안정하고 대립적인 노사 관계가 아닌, 대승적 합의로 하나 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만여 명의 직접 고용 인력과 수십만 명의 협력사 기반 간접 고용을 맡고 있는 국내 기간산업의 핵심 기업으로서의 책임 있는 자세다. 

이는 곧 국내산업계에서 새로운 한국지엠의 이미지를 만들어가는 것에도 큰 일조를 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 날의 피로는 그 날에 푼다"라는 한 광고 카피처럼, 그동안 오랜 협상으로 지쳐있는 모습이 아닌 빠른 회복을 통해 경영정상화와 국내 자동차산업에 새로운 자극을 줄 수 있는 힘을 만들어가는 한국지엠을 기대하는 모습도 있다. 

이를 통해 만성피로 누적으로 골골대는 한국지엠이 아닌 '아메리칸 정통'을 계승한 한국화한 모델들로 국내시장의 새로운 다크호스로 발돋움 할 수 있는 한국지엠이 되었으면 하는 팬들이 많다. 


[미디어펜=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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