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류준현 기자]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 등 인터넷은행의 마이너스통장 금리가 시중은행에 견줘 높은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불과 1년 전만 하더라도 두 인터넷은행은 가장 낮은 금리 수준을 보이면서 '영혼까지 끌어모은다'는 뜻의 '영끌' 열풍을 이끌기도 했다. 하지만 올 들어 시중은행보다 높은 금리 수준을 보이고 있다. 인터넷은행이 무점포를 기반으로 저렴한 금리를 제공할 수 있다는 공식이 사실상 사라진 모습이다.
10일 은행연합회 대출금리비교 공시에 따르면, 카뱅과 케뱅의 고신용자(신용등급 1~2등급) 대상 마통 금리는 6월 현재 각각 3.62% 3.16%로 지난해 동월 보다 각각 0.79%포인트(p), 0.29%p 상승했다.
특히 카뱅은 지난해 6월 2.83%의 낮은 금리로 주요 17개 은행 비교군 중 중간 수준에 속했지만, 올해 금리 인상폭이 가장 높았다. 다른 은행들이 0.2~0.5%p 올린 것에 견줘 단기간에 인상폭이 지나치다는 평가가 제기된다.
일각에서는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총량 규제와 중금리 대출 확대 압박 등이 마통 금리 인상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비교 대상 17개 은행 중 BNK경남은행과 Sh수협은행을 제외한 전 은행이 지난해 6월보다 마통 금리를 0.2~0.5%p 대로 올린 상황이다. 경남은행의 6월 마통 금리는 지난해보다 0.12%p 감면된 3.32%, 수협은행은 2.91%로 동결을 기록했다.
한편으로 카뱅이 대출시장 점유율을 늘리기 위한 술책을 펼친 거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낮은 대출금리로 금융소비자들의 이목을 집중시켜 가입을 유도한 뒤 점유율이 오르자 금리를 올리는 전략을 취해 순이자마진(NIM)을 대거 확보했다는 설명이다.
지난 6월 현재 17개 은행 중 가장 마통 금리가 낮은 곳은 NH농협은행으로 2.86%를 기록했다. 지난해 6월 2.44%에 견주면 0.42%p 상승해 꽤 금리 인상폭이 컸다. 하지만 지난해 6월에도 비교군 중 최저치를 기록한 터라 최저금리 지위를 이어가는 모습이다.
4대 은행을 놓고 보면, 신한·하나·우리·KB국민 순으로 마통 금리가 낮았다. 신한은행은 0.46%p 오른 2.94%, 하나은행은 0.26%p 오른 3.14%, 우리은행은 0.59%p 오른 3.27%, KB국민은행은 0.51%p 오른 3.30%를 각각 기록했다.
지방은행에서는 제주은행이 3.28%로 금리가 가장 낮았다. 뒤이어 경남은행이 3.32%, DGB대구은행이 3.39%, BNK부산은행이 3.41%, 광주은행이 3.78%, 전북은행이 4.90% 순이었다. 지난해 마통 금리가 2% 대였던 제주은행이 0.63%p 대폭 올린 반면, 3%대였던 부산·대구·광주은행은 인상폭이 크지 않았다.
[미디어펜=류준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