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뱅크의 시가총액은 33조1620억원으로 업계 1위인 KB금융그룹의 시가총액 21조7052억원을 단숨에 넘어섰다. 이처럼 카카오뱅크가 성장할 수 있었던 배경엔 금융당국의 디지털 금융혁신을 등에 업은 지원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금산분리 적용을 받지 않으면서 기존 은행과의 역차별 지적도 거론되는 상황에서 빅테크 기업에 맞서는 금융사들의 방어전략에 대해 짚어본다. [편집자주]
[미디어펜=백지현 기자]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은 '금융 플랫폼' 구축을 금융의 변곡점에서
그룹의 생존과 지속성장을 위한 핵심전략으로 꼽는다. 빅테크의 공세가 아무리 거세더라도 금융과 비금융에서 경쟁력을 갖춘 플랫폼을 구현해 소비자의 선택을 받는다면 살아남을 것이란 판단에서다.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사진=하나금융지주 제공.
김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도 "사용자들이 몰리면 몰릴수록 사용자가 계속 늘어나는 '네트워크 효과'로 인해 먼저 플랫폼을 선점하는 자가 모든 것을 독식하는 구조가 형성된다"며 "우리가 플랫폼 사업자의 상품 공급자로 전락하기 전에 하나금융이 주도하는 생활금융 플랫폼을 만들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하나금융은 그룹의 대표 앱인 '하나원큐'를 데일리 금융 플랫폼으로의 진화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하나의 앱을 통해 그룹의 14개 계열사가 제공 중인 은행, 증권, 자산관리 등 금융서비스뿐 아니라 모빌리티, 부동산, 건강 관리 등 고객의 일상생활을 더욱 편리하게 만들 수 있는 '생활 밀착형 금융 플랫폼' 구축을 목표로 한다.
앱의 가장 큰 장점은 편의성이다. 계열사들의 연계를 통해 주식 거래, 보험 진단, 카드 거래 모든 금융거래를 한 번의 로그인을 통해 가능하도록 했다. 또 휴대폰 종류와 관계없이 얼굴인증만으로 간편하게 로그인할 수 있고, 번거로운 공인인증서와 보안카드, OTP 사용 없이도 이체가 가능하도록 구현했다.
결제 플랫폼인 '원큐페이'와 부동산종합서비스를 원스톱으로 제공하는 '하나 부동산 리치업'을 출시해 금융과 비금융을 아우르는 데에도 주력하고 있다. 원큐페이의 경쟁력은 해외에서도 결제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국내 카드사 중에서는 처음으로 글로벌 카드사인 비자(VISA), 마스터(Master)와 제휴를 통해 실물 카드 없이도 해외에서 휴대폰 근거리무선통신(NFC)을 통해 결제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췄다. 원큐페이를 활용하면 뉴욕, 시드니, 런던, 홍콩 등 100여개 나라에서 휴대폰 터치만으로도 결제가 가능하다.
또 하나은행을 주축으로 그룹 계열사가 보유한 부동산에 대한 서비스 역량을 한데 모아 원스톱 부동산종합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부동산 투자자문은 물론이고, 부동산 취득부터 개발, 임대 관리와 처분까지 모든 과정에 대한 해결책을 제공한다.
한 발 더 나아가 협업을 통한 생활금융 플랫폼 서비스도 확대중이다. 대표적으로 하나은행은 스마트 모빌리티 플랫폼 '마카롱 택시를 운영중인 ㈜케이에스티모빌리티와 손잡고, 플랫폼 이용자들을 위한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한편 통합 모빌리티 서비스 발전을 위한 공동 연구에 적극적으로 협력하기로 했다.
마카롱 택시는 영유아 카시트 장착 서비스, 펫택시, 병원 동행 서비스 등 소비자들에게 다양한 가맹 택시와 이동 플랫폼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더 많은 고객이 더 오랫동안 머무르는 디지털 공간을 만들고 플랫폼 기반 금융에서 유리한 고지를 확보하기 위해 내부 역량을 결집시키는 동시에 외부 협업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디어펜=백지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