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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 대학평가' 공정성 후폭풍…뭐가 문제?

2021-08-27 14:45 | 김규태 차장 | suslater53@gmail.com
[미디어펜=김규태 기자] 교육부가 최근 발표한 '2021년도 대학기본역량진단'(대학평가) 가(假)결과를 놓고 재정지원 제한명단에 오른 대학들을 중심으로 속속 재진단을 요구하는 등 곳곳에서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평가 기준 등 진단 세부내용이 공개되지 않아 결과를 납득할 수 없다면서 '공정성' 논란이 도마 위에 오른 상황이다.

지난 17일 교육부는 대학평가를 통해 전국 4년제 136개교 및 전문대 97개교를 일반재정지원 가능대학으로 선정하면서, 평가결과 하위권에 그친 4년제 25개교와 전문대 27개교(총 52개 대학)를 제한명단에 넣었다.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사진=미디어펜

이에 지난 26일 일반재정지원에 미선정된 전국 52개 대학은 유은혜 교육부 장관과 홍남기 경제부총리에게 건의문을 제출했다. 우선 평가 재검토를 요구하고 나섰고, 최종 결과에 따라 단체행동도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대학평가는 교육부 대학구조개혁위원회가 주도한다. 위원회는 이달 말까지 최종 평가결과를 확정할 방침이다.

공정성 차원에서 가장 큰 문제로 지적받는 대목은 교육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대유행 사태로 인해 학교 방문을 하지 않고 보고서에 의존해 정성 평가를 했다는 것이다.

제한명단에 오른 대학들이 문제삼는 것도 이 부분이다.

대학협의체인 한국대학교육협의회(이하 대교협) 관계자는 27일 본보 취재에 "평가 공정성을 위해 결과를 세부적으로 공개해야 한다"며 "만점 기준과 평균점수 산출방식이 달라졌지만 여전히 수도권-비수도권 대학에 대해 획일적으로 평가해 기존 취지가 무색해졌다"고 지적했다.

관계자는 "평가 항목별로 교육부가 점수를 공개한 것으로는 가결과를 납득하기 어렵다"며 "정량평가는 문제의 소지가 적다. 문제는 정성평가다. 일부 정성 지표평가에서 학교별로 도저히 이해하기 힘든 점수를 받았다는게 관건"이라고 밝혔다.

그는 "사실상 보고서에 의존하고 학교방문을 직접 하지 않은 가운데 매긴 정성평가로 수도권대학 간 서열을 매기고 지방대학 간 우열을 잡은 것"이라며 "현재로선 각 학교별로 평가기관의 공식 절차에 따라 이의 신청을 하는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진단 평가를 그간 준비해왔으나 이번에 제한명단에 들어간 수도권 대학 관계자는 이날 본보 취재에 "정량지표에서 만점에 가까운 점수를 받았지만 일부 정성지표에서 말도 안되는 낮은 점수를 받았다"며 "보고서 숫자나 내용만 갖고서 평가점수를 매긴게 맞는지 의문"이라고 밝혔다.

특히 그는 "일반재정지원에 미선정된 대학들이 오히려 부실대학인 것 마냥 낙인 찍히는게 가장 큰 부담"이라며 "평가에 참여하지 않은 대학보다 미선정된 대학이 더 부실대학인 것처럼 오해받는 셈이다. 이번에 찍힌 부실이미지를 어떻게 할 것이냐"고 강조했다.

이번 평가 가결과에 강하게 반발하고 나선 대학들은 이미 이의신청을 제출한 상태다. 대학별 이의 신청에 대해 대학구조개혁위 심의를 거쳐 교육부는 이달 말 확정할텐데 어떤 결론을 내릴지 주목된다.

인하대·성신여대·수원대·용인대 등 일반재정지원 대상에서 탈락한 전국 52개 대학이 최종 결론에서도 같은 성적표를 받게 되면, 2022년부터 3년간 대학혁신지원사업비 144억원을 받을 수 없게 된다.

수도권 대학에게 상대적으로 불리하다는 평가 기준, 대학별 특성화 분야를 감안하지 않은 평가 지표 등 불공정 논란을 잠재울 뾰족한 수가 없다는 점에서 교육부가 최종 결론을 내리더라도 행정소송 등 대학의 집단행동이 뒤따를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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