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조성완 기자]국민의힘의 대선 ‘경선버스’가 30일 경선 후보자 등록을 시작으로 총 68일간의 여정에 돌입한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선두를 지키는 가운데, 벌써부터 ‘역선택 방지’ 등 경선룰을 둘러싼 주자들의 신경전이 치열하다.
국민의힘 대선 후보 경선 선거관리위원회는 오늘부터 이틀동안 경선후보 등록 신청을 받는다. 이어 다음 달 15일 1차 컷오프에서는 ‘국민여론조사 100%’ 반영을 통해 8명을 뽑는다. 10월 8일 2차 컷오프에서는 ‘국민여론조사 70%, 선거인단 조사 30%’의 방식으로 4명의 후보를 선출한다.
최종 후보는 11월 5일 '국민여론조사 50%, 당원 선거인단 조사 50%'를 반영해 선출된다.
현재 상황은 윤 전 총장이 각종 여론조사에서 야권 지지율 1위를 달리며 선두를 굳건하게 지키고 있는 가운데 홍준표 의원이 최근 지지율을 끌어올리고 있다.
특히 홍 의원은 차기 대선후보 적합도 조사에서 윤석열-이재명-이낙연에 이어 4위를 기록했다. 범보수 차기 대선후보 선호도 조사에서는 20%의 지지율을 돌파하며 윤 전 총장과 양강구도를 형성하는 모습이다.
8월 26일 오후 서울 국회 회의실에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정홍원 전 국무총리를 선거관리위원장으로 임명하는 등 대통령후보자 선거관리위원회를 구성하고 첫 회의를 가졌다./사진=국민의힘 제공
여기에 ‘역선택 방지’ 조항의 필요성을 두고 주자들간의 신경전이 연일 고조되고 있다.
윤 전 총장과 최재형 전 감사원장은 고의적인 여론조사 왜곡으로 '약체 후보'가 선출되는 것을 방지하려면 경선룰에 역선택 방지조항을 포함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반면 홍 의원과 유승민 전 의원은 '중도확장성'을 이유로 역선택 방지조항 도입을 반대하고 있다. 본선 경쟁력을 갖춘 최종 후보를 뽑으려면 경선 단계에서 보수층과 진보층을 구분해서는 안 된다는 논리다.
홍 의원은 29일 페이스북을 통해 “이미 경준위에서 역선택 방지 조항을 넣지 않는 것으로 최고위 추인을 받아 확정한 바 있고 각 후보마다 지난 1년 동안 확장성을 높히기 위해 당과 함께 호남동행 운동도 열심히 했다”며 “지금 와서 호남을 소외 시킬수 있는 역선택 방지 조항은 크나큰 역풍을 불러 올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대통령 후보는 개방 경선으로 가야 대한민국 대통령을 뽑는 선거가 되지 우리끼리 모여 골목대장을 뽑는 선거는 아니다”며 “더이상 이 문제로 논란이 계속 되어서는 당과 후보들 모두 힘들어 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 전 의원도 "역선택 방지 운운하는 것은 정권 교체를 포기하는 행위"라며 "우리 지지자가 될 수 있는 유권자들을 배제하고 정권 교체를 한다는 게 말이 되는가"라고 포문을 열었다.
그는 특히 윤석열 전 검찰총장 측이 역선택 방지를 가장 강하게 주장한다고 지목하면서 "여론조사에서 확장성이 낮게 나오니까 이러는 것 아닌가"라고 따졌다.
8월 2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이준석 대표를 비롯한 대선 경선준비위원들과 12명의 대선 경선예비후보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각 경선예비후보자들의 정책과 비전을 제시하는 국민 약속 비전발표회를 하고 있다. /사진=국민의힘 제공
반면, 최 전 원장은 "강성 민주당 지지자들이 유 후보를 찍는 게 정말로 본인을 좋아해서 그렇다고 생각하나"라면서 "그렇게 믿는다면 최소한의 상식도 없는 심각한 정치적 난독증"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역선택 방지에 반대해온 홍 의원을 향해서도 "민주당 지지자들이 자신을 선택해 지지도가 올라가는 양상을 보이자 갑자기 역선택은 아무 문제가 없다고 한다"며 "어처구니가 없다"고 비판했다.
윤 전 총장 측은 역선택 방지를 고려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공개적으로 주장하고 있지는 않다. 이미 대세를 형성한 만큼 경선 룰을 둘러싼 이전투구에 끼어들 필요 없다는 판단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윤 전 총장도 기자들과 만나 "경선 룰은 합리적이고 공정하게 결정될 것으로 생각한다"며 "개인적으로 선관위 결정에 따를 생각"이라고만 밝혔다.
한편, 당 선관위는 다음 달 5일까지 대권주자 의견수렴과 전문가 자문을 종합해 역선택 방지조항 도입 여부를 최종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미디어펜=조성완 기자]